육군 최고의 부사관 근육맨은 누구?

조회수 2018. 11. 5. 09:0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사회도 그렇지만 특히 신체 활동이 많은 군에서 ‘몸짱’은 대부분 장병의 꿈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것 같다. 새해만 되면 대부분 생활관 사물함 문짝에 ‘몸짱’이나 ‘몸 키우기’가 새해 목표로 붙는 게 그 증거. 그렇다면 우리 육군 부사관 중 최고의 ‘근육맨’은 누굴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줄 대회가 열렸다. 최근 육군부사관학교 본청 대강당에서 열린 ‘휘선 워리어 머슬 메모리’ 대회가 그것. 

출처: 이상신 PD
'휘선 워리어 머슬 메모리' 대회 보디빌딩 부문에 참가한 육군 부사관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군에서 하는 대회니 간부 몇 명이 대충 심사하는 대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명 보디빌딩&피트니스대회인 머슬마니아코리아의 전문 심사위원이 대거 참여해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보디빌딩’ 부문 12명, ‘모델’ 부문 10명의 출전자 역시 전 육군 부사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올라 민간 대회에 출전해도 손색없는 실력을 자랑했다. 

출처: 이상신 PD
'휘선 워리어 머슬 메모리' 대회 모델 부문에 참가한 육군 부사관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사실 이런 대회 관람은 처음이라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뭐 있겠어?’란 생각이 컸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자 생각이 달라졌다.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몸을 극한의 상태까지 끌어올리는 출전자들의 치열함에 말문이 막혔다. 대회 개막 시간은 오후 2시였지만, 치열함은 이미 정오 무렵부터 시작됐다. 

출처: 이상신 PD
'프로탄'을 발라 더욱 도드라진 육군37사단 허건수 상사의 복근.

대기실이 마련된 대강당 주차장에서 ‘프로탄’이라고 불리는 크림을 바르는 것이 첫 단계. 6사단 전차대대 2중대 전차장 장성진 중사는 "강렬한 무대 조명 아래에서 근육 선이 두드러지게 보일 수 있도록 광택과 함께 햇볕에 탄 듯한 느낌을 주는 이 크림을 바른다"고 설명했다.

출처: 이상신 PD
무대에 오르기 직전 막바지 펌핑에 한창인 출전자.

같은 부대 출전자나 부인, 동기, 후배의 도움을 받아 온몸에 크림을 꼼꼼하게 바른 후 다음 단계는 ‘펌핑(근력 운동을 하면 일시적으로 근육이 커지는 현상을 겨냥해 집중적이고 다양하게 실시하는 근력 운동)’. 최상의 근육을 보여주기 위해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거의 두 시간 동안 펌핑과 휴식을 반복했다. 

출처: 이상신 PD
한 출전자가 주차장에서 마지막까지 포즈를 가다듬고 있다.

저러다 무대에 올라가기도 전에 쓰러지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격렬한 펌핑이 이어졌다. 온몸이 황금빛인 20여 명의 근육맨이 동시에 체육관도 아닌 주차장에서 운동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출처: 이상신 PD
'휘선 워리어 머슬 메모리' 대회에 참가한 육군 부사관들이 함께 모여 포즈를 취했다.

출전자들의 몸은 윤기 있게 반짝였지만, 입은 바짝 말라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물을 마시지 않아서다. 물을 마셔도 입만 헹굴 뿐이다. 이틀째 물을 끊고 있다는 부사관학교 전문대항군중대장 최용석 상사는 "근육과 피부 사이에 있는 수분까지 다 빼내야 피부와 근육이 딱 붙으면서 근육이 제대로 표현된다"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보디 빌딩과 머슬 마니아 선수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출처: 이상신 PD
보디빌딩 부문에 출전한 육군6사단 장성진 중사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놀라운 것은 출전자 중 상당수는 대회 공고가 난 두 달여 전부터 운동해 지금의 몸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어떻게 일상 업무를 하면서 두 달 만에 이런 근육을?’이란 의문이 들었지만, 체력 단련이 일상적인 군 생활을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출처: 이상신 PD
마흔살이 넘는 나이에도 20대 못잖은 근육을 선보인 육군37사단 허건수 상사.

출전자 보직이 수색대대 부소대장(5사단 서규원 중사), 주특기 폭파교관(특수전학교 정민우 상사), 전문대항군중대장(부사관학교 최용섭 상사), 정찰대원(8사단 권정민 상사·구동욱 중사), 저격조장(37사단 허건수 상사) 등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기초체력과 기본 근육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대회에 대비해 근육을 키우고 포즈를 연마한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이상신 PD
모델 부문에 출전해 멋진 포즈로 박수를 받은 육군종합행정학교 조교 전심범 하사.

길고도 힘든 펌핑이 끝나고 마침내 무대의 막이 올랐다. 보디빌딩 부문과 모델 부문으로 나뉜 대회는 1라운드 규정포즈, 2라운드 자유포즈로 진행됐다. 보디빌딩 부문이 전체 근육의 근육미와 질량, 포즈와 표정을 중심으로 심사해 전통적인 보디빌딩에 충실했다면 모델 부문은 좀 더 볼거리가 많았다. 

출처: 육군부사관학교
모델 부문에 출전한 육군20사단 천대한 하사. 모델 부문은 보디 빌딩에 비해 복장이 자유로운 편이다.

복장부터 자유롭다. 헌병의 특색을 살려 하의를 흑복으로 입거나 탄띠를 착용한 출전자도 있었다. 경례를 시작으로 각종 자유 포즈와 함께 소총을 활용해 서서쏴, 무릎쏴, 좌우 비껴 들어총 같은 자세를 연출해 근육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군인다운 외모와 절도·패기를 표현했다. 

출처: 육군부사관학교
보디 빌딩 부문에 참가해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단련한 근육을 선보인 육군특수전학교 주특기폭파교관 정민우 상사.

무대 분위기는 TV나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출전자들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손끝은 부들부들 떨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근육을 최대한 도드라지게 하려고 온몸의 힘을 쥐어짜기 때문이었다. 땀이 흐르고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무대에서 내려온 출전자들의 호흡은 마치 100m 달리기를 마친 선수처럼 거칠었다. 

출처: 이상신 PD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육군17사단 김정현 상사. 보디 빌딩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부사관학교에서 교육받는 초급 부사관들이 대부분인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움’ 그 자체였다. 출전자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압도적인 근육의 출전자가 멋진 포즈를 선보이면 단순한 박수가 아니라 ‘우와’ ‘아!’ 같은 탄식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금은 관객이지만, 한때 멋진 몸을 꿈꾸며 덤벨을 들어봤을 그들로서는 출전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런 근육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리라. 대회를 본 백영권 하사는 "흑복을 입고 모델 부문에 출전한 전심범 하사가 멋있었다"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몸에 고스란히 드러나 감탄했다"고 말했다. 

출처: 이상신 PD
모델 부문 1위를 차지한 육군17사단 김민중 하사의 멋진 포즈.

마침내 대회가 끝나고 입상자 발표가 이어졌다. 보디빌딩 부문에서는 자유무대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인 17사단 토우중대 김정현 상사가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2위와 3위의 영광은 각각 6사단 전차대대 2중대 장성진 중사, 37사단 저격조장 허건수 상사에게 돌아갔다. 


모델 부문 1위에는 키 180cm, 몸무게 63kg의 허약체질 병사로 입대한 후 ‘건강’을 목표로 열심히 운동한 끝에 몸짱이 된 17사단 김민중 하사가 올랐다. 2위는 8사단 정찰대 구동욱 중사, 3위는 종합행정학교 조교 전심범 하사가 됐다.

출처: 육군부사관학교
대회 후 입상자들이 기념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38살이라는 적잖은 나이에 출전해 보디빌딩 부문 1등 트로피를 거머쥔 김정현 상사는 "소름 돋을 정도로 기분이 좋고 군인은 언제든 싸울 수 있는 체력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늘 운동하고 있다"면서 "오늘 전투가 벌어져도 바로 출동해 싸울 수 있는 군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