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가 공개한 "저위력 핵탄두 미사일 개발 계획"

조회수 2018. 8. 29. 08: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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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핵태세 검토 보고서서 공개

폭발력 히로시마 원자폭탄 이하

주둔 국가 동의나 지원 필요 없어

핵 보유국 핵 사용 환경 확대 우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두 종류의 저위력 핵탄두 미사일을 개발한다고 공개한 상태다. 하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고, 다른 하나는 함정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이다. 이들 저위력 핵탄두 미사일들은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논란도 되고 있다.

미국이 저위력 핵미사일 개발을 올해 2월에 발표된 핵태세 검토 보고서에서 공개했다. 미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핵무기는 핵 보유 사실만으로는 핵 공격을 사전에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핵무기는 대형의 경우 메가톤급에 이르는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있어서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무기로 인식돼 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정된 지역과 목표를 대상으로 하고 실전 사용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위력 핵무기에 주목하고 있다. 저위력 핵무기는 폭발력이 작은 ‘소형’ 핵무기이다. 저위력 핵무기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폭발력 이하의 핵무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위력은 15킬로톤이다.

두 가지 신형 핵미사일 가운데 하나인 저위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현재 배치 중인 트라이던트 미사일의 핵탄두를 저위력 탄두로 교체하는 형태다. 오하이오급 전략 핵잠수함에 탑재된 트라이던트 미사일에는 핵탄두 W76 혹은 W88이 3~8발 장착돼 있다. 이들 핵탄두는 서로 다른 목표물을 향해 유도된다. 이들 핵탄두는 소형의 기폭용 원자폭탄(프라이머리)과 폭발력을 증폭시키는 핵 융합장치(세컨더리)로 돼 있으며, 각 탄두의 폭발력은 100킬로톤(W76), 475킬로톤(W88)에 이른다. 저위력 핵탄두는 여기에서 세컨더리를 제거하고 프라이머리만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핵 실험을 하지 않고 이르면 2년 안에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개발을 마칠 수 있다. W76-2로 명명된 저위력 핵탄두의 폭발력은 10킬로톤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트라이던트 미사일의 일부를 저위력 탄두로 교체하려고 계획하는 한 이유는 러시아가 나토 동쪽 국가와의 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한 고려 때문이다. 러시아가 재래식 전쟁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능력을 보충하고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등을 가정해 미국은 핵 선택을 융통성 있게 확대해야 하며, 저위력 핵무기 사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위력 핵무기 사용은 상대방의 핵 사용 문턱을 높이고, 핵 긴장으로 상대방이 얻는 혜택을 없애게 하므로 핵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를 미국은 펴고 있다. 또 트라이던트 미사일의 빠른 속도와 긴 사거리, 높은 명중도를 활용하며, 넓은 해양의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가 가능해 지역적 억지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상대방의 핵 선제 사용은 미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대량 핵 사용을 주저하거나 묵인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미국이 천명해온 핵 사용 원칙과 전혀 상반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미국은 이미 저위력 핵무기로 B61 중력 폭탄과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불필요하다고 존 울프스탈 전 미 관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다. 존 울프스탈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군축과 비확산 분야의 대통령 특별보좌관이다. 그는 또 “신형 컬럼비아급 전략 잠수함에 저위력의 전술무기를 탑재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다”며 “미사일 발사 시 잠수함의 위치를 노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처: Dvidshub.net

두 번째 신형 미사일인 저위력 해상발사 순항미사일(SLCM)은 필요한 지역에서 미국의 대응력을 보장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정밀 타격이 가능하므로 저위력 탄두를 장착할 경우 대부분의 군사적 목표물을 향한 대응이 가능하다. 미국은 새로운 핵 순항미사일을 잠수함뿐만 아니라 최신형 줌월트 구축함 등 수상함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도록 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해상발사 순항미사일은 2010~2013년에 퇴역된 핵탑재 토마호크 순항미사일(TLAM-N)의 후계자로 보인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2010년 핵태세 검토 보고서에서도 공중 발사형 핵 순항미사일(LRSO)의 개발을 핵전력 현대화 프로그램으로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이 핵탄두와 미사일을 어떤 형태로 결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렇지만 미국은 현재 상태에서도 이미 다양한 형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핵군축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미국이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추가한다고 해서 핵 억지능력의 강화로 이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핵 보유 국가들의 핵 사용 환경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미국이 새로 개발하는 두 종류의 저위력 핵탄두 미사일은 주둔 국가의 동의 또는 지원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전략적 이득이 있다. 또 보다 소형의 핵무기를 개발해 강경한 핵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출처: Dvidshub.net

오바마 “축소” vs 트럼프 “확대”

8년 만에 공개 美 핵태세 검토 보고서 핵전략 변화 보여 줘

핵태세 검토 보고서는 미국 행정부의 핵전략이나 핵전력 태세를 규정한 문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2018년 2월 발간된 문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발간된 2010년 이래 8년 만에 공개된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번 핵태세 검토 보고서를 모두 72쪽 분량으로 대외에 공개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공개한 내용 가운데 11쪽 분량을 영어 이외에 한글,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로 번역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 보고서는 널리 알려진 대로 강경한 핵정책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미 핵보유 능력은 핵 및 비핵 공격을 제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서도 “미 핵보유 능력이 모든 갈등을 막을 수는 없으며 또 그렇게 기대해서도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발간된 2010년판은 핵 군축, 군축과 비확산에 대해서 많은 기술이 있었던 것과 상당한 대비가 된다. 특히, 잠재적 적대국으로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을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번 핵태세 검토 보고서에는 강경한 내용 이외에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내용도 있다. 미국이 개발하려는 신형 핵 순항미사일은 러시아가 배치한 지상 배치형 순항미사일(GLCM)의 맞대응용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러시아의 가장 큰 위반 사항으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의 내용을 지적하면서 “미래 무기 통제 협상에 계속 호의적인 자세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러시아와의 협상 진행에 따라서 신형 핵 순항미사일 개발에 대해 신축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 김성걸 정치학 박사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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