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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본 전쟁사] '라이언 일병 구하기'

국가는 국민을 어떻게 섬겨야 하나
국방홍보원 작성일자2018.08.01. | 7,411  view

2차 대전, 미·영 연합군은 1944년 6월 6일 개시한 노르망디 상륙작전(Normandy Invasion)의 성공으로 독일 본토를 공격할 수 있었다. 당시 연합국은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을 유타, 오마하, 골드, 주노, 소드 등 5곳으로 나누어 공격했다. 


그중 4곳은 비교적 쉽게 상륙했지만, 오마하 해변으로 상륙하던 미군은 독일군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피해가 컸다. 이 해변에서만 약 30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래서 ‘피의 오마하’로 부른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장면.

source : IMPACT SCENES · Saving Private Ryan - Omaha Beach HD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피의 오마하’에서 살아남은 밀러 대위를 포함, 8명의 병사가 라이언 일병을 구해 집으로 보낸다는 이야기다. 다소 순진하지만 진지한 스필버그식의 휴머니즘이 잘 녹아 있는 영화다. 국가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라이언 일병을 구하라는 명령을 내린 미국 조지 C. 마샬 장군.

source : 플래닛미디어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후 미국 조지 C. 마샬 장군은 하나의 보고를 받는다. “아들 4형제 모두를 군에 보낸 아이오와 주에 사는 한 노모가 오늘 세 아들의 전사통보서를 한꺼번에 받게 됩니다.” 마샬 장군 등 군 수뇌부는 막내 제임스 라이언 일병이 프랑스 전선에 투입된 것을 확인한다. 하지만 공수작전이 실패해 생사는 알 수 없다. 


마샬은 “라이언 일병을 찾아 어머니 품으로 보내라”고 명령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무를 다하려는 것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나선 밀러 대위 선발대원들.

source : 스티븐 스필버그 필름

마침내 밀러 대위(톰 행크스)가 이끄는 선발대는 우여곡절 끝에 전쟁터에서 어렵사리 라이언 일병을 찾아낸다. 하지만 라이언은 전우를 사지에 남겨두고 혼자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버틴다. 국민 된 도리와 군인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밀러 대위 선발대는 라이언 일병과 함께 싸우기로 한다. 마침내 밀러 선발대는 라이언을 구해 집으로 보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8명 중 밀러 대위 등 6명이 희생된다. 

선발대를 이끈 밀러 대위.

source : 스티븐 스필버그 필름

한 명의 목숨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이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영화는 두 가지를 묻는다. 국가는 국민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와, 국민은 그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의무를 다하고 봉사해야 하는지가 그것이다. 


영화는 ‘한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대원들은 과연 라이언 일병 한 명의 생명이 우리 여덟 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이에 밀러 대위는 말한다. “라이언이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야지. 고향에서 사람들 병을 고쳐주거나 수명이 긴 전구를 만든다거나 말이야.” 이처럼 밀러는 자신의 임무를 합리화한다. 이것은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수의 희생도 불사한다는 공리주의(功利主義) 딜레마 이전에 국가가 해야 할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포스터.

source : 스티븐 스필버그 필름

영화 속 편지, 국가와 국민 소통의 메타포 


화는 편지를 중요한 영화적인 장치로 활용하고 있는데, 8명의 병사 중 첫 번째 희생자인 카파조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는 위생병 웨이드를 거쳐 밀러 대위에게, 다시 최후의 생존자인 레이번에게 전달된다. 


이 같은 편지의 릴레이는 조지 C. 마샬 장군이 라이언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와 같은 맥락 속에 있다. 이 편지는 겉으론 전방과 후방의 교신이지만, 내용은 국가와 국민의 유대요, 소통의 메타포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국가의 가장 정의로운 방식인 것이다. 


이 같은 국가의 정의는 영화의 엔딩, 밀러가 전장에서 숨을 거두는 모습 위로, 라이언 일병을 찾아 고향으로 귀환시키라고 명령한 마샬 장군이 라이언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대로 표현된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라이언 일병으로 분한 맷 데이먼.

source : 스티븐 스필버그 필름

“친애하는 라이언 부인. 제임스 라이언 일병이 건강하며, 지금 유럽 전선에서 집으로 가고 있다는 소식을 즐거운 마음으로 전합니다. 제임스는 가족을 잃었다는 슬픈 소식을 듣고도 용감하고도 헌신적으로 전방에서의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중략) 이렇게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드린다고 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귀하의 가정과 수많은 가정들에 결코 슬픔을 보상할 수 없겠지요.” 


마샬 장군은 이어 링컨 대통령의 말을 인용한다. “저는 사랑하는 아드님의 기억들을 고이 간직하시며, 자유를 위한 제단(祭壇)에서의 대가인 희생에 대해 엄숙한 긍지를 갖고 계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나선 밀러 대위 선발대원들. 스티븐 스필버그 필름

라이언 일병은 살아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결혼해 아들과 손자를 뒀다. 세월이 흘러 라이언의 3대(代)는 밀러 대위가 묻힌 묘지를 찾았다. 밀러가 숨을 거두며 했던 “라이언 꼭 살아서 돌아가. 그리고 잘 살아야 돼. 우리 몫까지…”란 말처럼 무사히 살아서 돌아갔고, 잘 살았다. 


영화 에필로그, 노인이 된 라이언은 밀러의 말을 늘 생각하며 가족과 함께 잘 살아왔다며 울먹인다. 어느 죽음인들 애통하고 슬프지 않을까. 나라를 위해 죽은 병사들의 죽음은 그 어느 죽음 못지않게 슬프고 가슴 아프다.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못 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를 위해 죽음을 맞은 병사들도 한 아버지, 어머니의 아들이요, 한 어린 자식의 아빠요, 한 아내의 남편이다. 국가의 정의는 망자의 명예를 지켜주고, 남은 가족의 아픔을 안아주는 데서 출발한다.


글=김병재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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