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2018 남북정상회담'
‘2018 남북정상회담’에는 유난히 ‘첫(1)’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기록이 많았다. 두 차례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 것과 달리 이번 정상회담은 판문점, 그것도 남측 지역에서 열린 첫 회담이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초로 남측 땅을 밟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됐다. 김 위원장의 외국 순방과 입장문 발표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또 2박 3일이었던 이전 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하루(1)만 열렸다.
북한 최고 지도자들이 외국 순방에 대부분 혼자였던 것과 달리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가 동행, 부부(2)가 함께 했다. 덕분에 남북한의 퍼스트레이디가 첫 만남을 가졌고 양국 정상이 배우자와 함께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2000년, 2007년에 이어 세(3) 번째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그중 백미는 첫 만남에서 연출된 ‘10초 월경’. 첫 악수를 나누며 문 대통령이 "남측으로 오셨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김 위원장이 "그러면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깜짝 제안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회담은 2007 정상회담 후 11년 만에 열렸다. 두 정상이 지난 11년을 "잃어버린 11년"이라고 표현한 만큼 남북이 합의한 사항을 지키지 못했던 기존 회담의 전례를 극복하고 판문점 선언의 합의 사항을 ‘실천’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과제가 됐다.
정상회담에서 뜻밖의 재미를 선사한 이들은 북측 밀착 경호팀 12명이었다. 오전 회담을 마친 김 위원장이 벤츠 리무진을 타고 북측으로 돌아갈 때 경호팀 12명이 차량을 에워싸고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1m9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에 말쑥하게 검은색 양복을 빼입은 경호원들이 달리는 모습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호사가들은 "그들이 어디까지 뛰어갔을까"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 총 3개 분야 13개 항에 합의했다. 1차 회담 5개항, 2차 회담 8개항보다 숫적으로 진일보한 것으로 향후 실천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는 예정에 없던 40여 분간의 ‘도보다리 밀담’이었다. 공동기념식수를 끝낸 후 남북 정상이 도보다리 쪽으로 산책하면서 시작된 대화는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으로 이어졌다. 이는 외교 관례상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내용에 주변국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은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테이블 폭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2018년을 상징하는 2018㎜. 남북 정상은 여기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도출해 냈다.
이번 정상회담의 취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회담 준비위원회가 미디어 등록을 받은 결과 외신을 포함해 348개 언론사(해외 180개사), 2833명(해외 858명)의 취재 인력이 취재를 신청했다.
앞선 두 정상회담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정부 개최 국가행사 중 최대 규모"라는 것이 준비위 측 설명. 이들은 축구장 크기의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회담의 감동과 성과를 국내외에 타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