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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넘어선 포의 위력 K6 중기관총

국군무기도감 - K6 중기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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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넘어선, 포의 위력

“쾅쾅쾅쾅쾅쾅!!”

K6 중기관총의 방아쇠를 누르자 귀마개를 착용해도 귀가 아픈 폭음과 함께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기로 얻어맞는 듯한 충격파가 전해졌다. 일반적인 소총 사격보다는 포사격 현장에 있을 때의 느낌과 좀 더 가까웠다. 서방세계에서는 구경이 20㎜를 넘어서면 ‘’로 분류된다. 구경 12.7㎜의 K6 중기관총은 ‘’과 ‘’의 경계선상에 있는 우리 군 최대 구경의 총기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이 개발, 시대를 초월한 명품 총기 반열에 오른 M2 중기관총을 개량·국산화한 K6 중기관총을 소개한다.

천안함 46용사인 고 민평기 상사의 충혼이 깃든'3.26기관총' 장착식을 2함대 소속의 영주함에서 가졌다.3.26기관총은 민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의 성금으로 도입되어 영주함에 장착되었다.

출처국방일보DB

해군에는 특별한 K6가 있다

대한민국 해군2함대 소속 1200톤급 초계함(PCC) 9척에는 ‘3.26 기관총’으로 명명된 K6 중기관총이 2정씩 총 18정 장착돼 있다. 이 특별한 K6 중기관총들은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가 기탁한 성금으로 제작됐다. 윤씨는 “우리 영해와 영토를 침범하는 적을 응징하는 데 써달라”는 편지와 함께 1억898만8000원을 내놓았으며, 해군은 그 뜻을 살리기 위해 어떠한 무기를 도입할지 의견을 수렴한 끝에 국산 중기관총인 K6를 선택했다.


애초 해군은 이들 총기를 ‘민평기 기관총’으로 명명하고자 했으나, 윤씨와 유가족들이 천안함 용사 모두를 기릴 수 있는 이름을 붙여달라는 뜻을 전함에 따라 ‘3.26 기관총’이 됐다. 총몸에 ‘3.26 기관총’이라고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군은 K6 중기관총을 실전에도 활용한 일이 있다. 바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에서다. 당시 해군은 링스(Lynx) 헬기에 거치된 K6 기관총으로 좌현 갑판과 선교의 해적들을 제압한 바 있다. 

K6중기관총 제원 및 성능

단 5초면 원터치 총열교체

'해적소탕' 청해부대도 쓴다

육군8군단 102기갑여단 소속K1E1 전차 승무원이 차량 상부에 거치된 M2HB 중기관총 운용 시범을 보이고 있다. K6중기관총과 그 원형인 M2HB는 크기와 무게가 상당해 주로 기계화장비, 차량, 고정진지에 배치된다. 7가지 부품만 교체하면 M2HB를 K6로 만들 수 있지만 그 부품 가격이 새 총기 가격의 50%를 넘어가므로, 우리 군에서는 오래된 M2HB의 도태와 새 K6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출처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K6와 M2HB의 외관상 식별포인트는 총열지지대 중앙의 조립턱 나사와 총열 손잡이다. 국내 독자 개발한 K6의 신속총열교환 방식(QCB)은 조립턱 나사와 총열의 홈을 활용해 두격 조정의 번거로움이 없이 원터치로 총열을 교체할 수 있게 했다.

출처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역사 - M2HB 부속 생산부터 총기 국산화 K6까지

대한민국 국군은 K6 중기관총의 원형이 되는 M2HB (Heavy Barrel) 600여 정을 1949년 미군으로부터 인수했으며, 6·25전쟁을 거치며 5000여 정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M2HB의 대량운용이 이뤄지면서 당연히 수리 부속도 필요하게 됐다. 그래서 현재 K6 중기관총을 제작하는 방산기업 ‘S&T 중공업’의 전신 ‘통일중공업’이 부속 생산을 맡았다. 통일중공업은 선수용·수렵용 공기총을 제작해본 경험이 있는 기업이었기에 총기 부속 제작에 참여하게 된 것. 수리 부속 국산화 사업의 명칭은 상부의 지시가 시달된 날짜를 따서 공교롭게도 ‘3·26 개조사업’으로 명명됐다. 이후 1983년 미국으로부터 M2HB의 기술 자료를 확보한 통일중공업은 1987년까지 총기 자체를 직접 생산해 우리 군에 납품했다.

K6 중기관총

“1987년 하달된 ‘상부(특) 지시’에 의거해 M2HB를 개량한 국산 중기관총의 개발이 시작됐죠.” K6 중기관총의 개발을 담당했던 김종도 S&T 중공업 이사는 신속총열교환(QCB: Quick Change Barrel) 방식을 추가하는 것이 K6 개발의 중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총기업체 카탈로그 등 해외 자료를 통해 QCB라는 개념은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구조는 알 수 없었습니다. 또 총기에 총열을 체결하는 방식도 개발업체별로 상이했죠. 이에 우리도 독자 개발의 길을 걸었으며, K6만의 ‘조립턱 방식’ QCB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통일중공업이 진행한 신형 중기관총 개발은 1987년에 시작해 1988년에 완료됐으며 1989년 K6라는 이름으로 우리 군에 전력화됐다.


#날짜_3.26과의_인연 #상부특별지시_2년 만에_뚝딱

K6 중기관총의 개발을 담당했던 김종도 S&T 중공업 이사

개발 에피소드 - M시뮬레이션 그런 거 없다


김종도 이사는 M2HB를 국산화하고 K6를 개발하면서 가혹하리만큼 철저했던 육군의 시험평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미국 자료에 M2HB의 유효사거리가 1830m로 나와 있었습니다. 그 거리에서 3.2㎜ 두께의 강판을 뚫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 육군이 정말 약 2㎞ 밖에서 뚫리는지 쏴보자는 겁니다. 그 먼 곳에 있는 걸 어떻게 맞히나 고민하다가 가로·세로 6m의 거대한 철판을 제작해 세워놓고 쐈죠. 쏘니까 잘 맞고, 잘 뚫리더군요. 이게 사실은 탄약의 질량과 속도, 에너지 등을 측정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되는 건데, 당시엔 군이 실제 시험만 신뢰했죠. 유효사거리 시험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K-6 중기관총 실사격 장면

출처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K6 개발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600발의 분당 발사속도를 실제로 측정한 것.


“분당 600발은 초당 10발이죠. 따라서 10~30발 정도의 사격 속도를 측정한 뒤 평균값을 환산하면 발사속도를 계산할 수 있고, 당시 해외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육군에서는 실제 600발이 나가는 시간을 재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총열의 발열을 감안해 원래는 200발 사격 후 총열을 교환해주는 것이 정상인데, 600발을 끊임없이 쏘게 된 것이죠. 초시계를 든 관계관 앞에서 600발을 연속으로 쐈는데, 역시 1분 안에 다 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마친 뒤 달아오른 총열에 담배를 갖다 댔는데, 정말 불이 붙더군요.”


김 이사도 엔지니어로서 완벽한 설계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역시 시험제품을 극한까지 다룰 때는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질 정도로 긴장됐다고 한다. 그는 이와 같이 우리나라 총기 개발 초창기의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오늘의 방위산업을 이루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2km_밖에_6m_철판 세우고_맞히기 #달아오른_총열로_담뱃불_붙이기

본지 김철환기자가 K6 중기관총 제작사인 S&T 중공업 총포사격시험장에서 K6를 사격해보고 있다

출처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특징 - 총열 교환 시간 1분에서 5초로 단축


K6 중기관총은 세계적으로 ‘대체 불가’의 평가를 받는 명품 총기 M2를 그 원본으로 한 만큼 명중률과 작동의 신뢰성, 내구성 등 모든 방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K6만의 독창적인 특징이라면 S&T 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QCB 시스템이다. 12.5㎜ 중기관총은 200발 연속 사격 후에는 총열의 발열로 인한 명중률 저하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총열 교환을 해야 한다.

기존 M2HB의 경우 총열에 별도의 손잡이가 없어서 총열 교환 시 화상을 막을 석면장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매번 총열을 교환할 때마다 운용자가 두격과 격발시기를 조정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M2HB의 나사식 총열을 끝까지 돌려 끼워버리면 두격이 너무 좁아져 오발의 위험이 생기며, 반대로 두격을 너무 넓히면 총열에 탄약이 완전히 들어가지 못해 총기가 폭발을 일으키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총열을 완전히 잠근 뒤 두 클릭 정도 다시 풀어주고 4가지의 게이지를 꽂아 두격이 너무 넓거나 좁지 않은지, 발사 타이밍은 잘 맞는지를 측정해줘야 한다. 머리 위로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숙련된 사수의 경우 1분에 이를 조치할 수 있지만, 비숙련자는 5분 이상이 걸릴 정도다.

K6의 QCB는 조립턱 방식으로 총열에 파인 홈이 총열지지대의 조립턱 나사를 따라 들어가면서 최적의 두격이 자동으로 맞춰지도록 했다. 또 운영자가 발사 타이밍 조절을 할 필요가 없도록 개선하고, 총열에 손잡이를 달아 비숙련자도 혼자서 5초 내에 총열을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총열과 총열몸, 노리쇠, 총열지지대, 총미잠금쇠, 타이밍 조정장치, 총열손잡이 등 7개 부품만 교체하면 기존의 M2HB도 K6로 개조할 수 있으나, 이들은 모두 총기를 이루는 핵심 부품들로 총기 가격의 50%를 넘어버리므로 새 K6를 사는 것이 경제성이 있다고 한다.

#번거로운_두격_조절을_한방에 #7개_부품만_바꾸면_구형_M2HB도_K6로

K6 중기관총 제작사인 S&T 중공업 총포사격시험장에서 K6를 사격중인 모습

출처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사용 - K6 중기관총은 누가 쓰는가?


K6 중기관총은 본체만 27㎏, M3 거치대까지 장착하면 57㎏이 넘는 엄청난 무게 때문에 주로 거치 화기로 활용되고 있다.

육군은 전방의 고정 진지, 기계화장비·차량 탑재용으로 K6를 운용하고 있다. K 계열 전차와 자주포, 장갑차에는 모두 K6 중기관총이 장착된다. 용도는 적 밀집부대 제압용이며, 운용은 대부분 차장이 담당한다. 차량 파손 시 총기를 분리해 따로 활용할 수 있도록 M3 거치대도 함께 제공된다.

해군은 구축함과 초계함 등 대부분의 중대형 함정과 고속정 등에 K6 중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다. 기본 용도는 ‘정박 시 침해자 격퇴용’이나, 해적의 소형 선박을 주로 상대하는 청해부대에는 요긴한 실전적 화력이기도 하다. 해군 함정에 장착되는 K6는 소총탄을 방어할 수 있는 방탄판과 반동을 줄여주는 완충장치대(Soft Mount)까지 패키지로 구성된다.

완충장치대는 본래 해군의 링스 대잠헬기에 K6를 장착하기 위해 제작됐다. K6 사격 시 반동의 충격은 무려 1톤에 달하는데, 완충장치대로 그 5분의 1인 200㎏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염분으로 인한 오염을 막고 비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링스 헬기는 내부에 레일(Rail)을 장착하는 개조를 통해 K6 중기관총을 수납·전개할 수 있도록 했다.

공군은 기지방호를 위한 헌병의 K200 장갑차에 K6를 거치·활용하며, 방공진지 등의 방호를 위해 보관해 두기도 한다.

#무거워서_주로_거치_참_다행 #링스헬기에도_지금까진_K6

태어나지 못한 K6의 후계자 


방위사업청은 지난 2009년 K6중기관총과 K4고속유탄발사기를 동시에 대체할 차기 중기관총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 실용화를 예정했던 차기 중기관총은 25mm 구경으로 공중폭발탄과 철갑탄 등 다양한 탄종으로 적을 제압하고, 첨단 사격통제장치를 장착해 표적 식별·거리 측정·조준사격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탐색개발 우선협상 대상업체는 체계통합 S&T중공업, 사격통제장치 ㈜이오시스템, 탄약 ㈜한화가 선정돼 실제 작동하는 시제까지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차기 중기관총 시제는 연식 주퇴 기능을 넣어 사격 중에도 초 위에 올려놓은 컵의 물이 넘치지 않을 정도의 안정성을 갖추게 하는 등 첨단기술을 집약했다.

또 K11 개발 경험이 바탕이 돼 공중폭발탄의 문제없는 운용능력도 확보했다. 하지만 차기중기관총은 군의 요구성능(ROC)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해 사업이 중단되고 말았다. 당시 개발을 주도했던 S&T중공업 김종도 이사는 그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구경이 커지고 K4의 지역제압 기능 쪽에 비중을 주다보니 발사속도가 분당 250발로 느려졌어요. 육군은 차기 중기관총에도 K6와 같은 대공방어 능력을 요구했는데, 이 발사속도로는 대공방어를 할 수 없다는 것이죠. 또 미국에서도 우리보다 앞서 유사한 개념의 XM307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기존의 M2 기관총과 Mk19 고속유탄발사기를 그냥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사업이 엎어졌습니다. K6를 개발했던 제가 그 후속기종을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사업이 이어지지 못해 늘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기사 : 국방일보 김철환 기자

사진 : 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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