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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군으로 통(通)하다! 올림픽의 숨은 조력자, 통역병

조회수 2018. 2. 9. 15: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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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구촌 최대 규모의 겨울 스포츠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선수와 임원, 관람객들이 몰릴 때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 한 가지, 바로 ‘의사소통’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원활한 경기 진행도, 멋진 기자 회견도, 한국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통역 자원봉사자를 선발했고 우리 군도 어학우수자 300여 명을 선발해 성공적인 올림픽을 지원하고 있다. 흔히 ‘통역병’으로 불리는 어학 우수자지만, 이들의 일은 통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역 업무 외에 외국어 능력에다 현역 군인이 갖춘 책임감·인내심을 바탕으로 기획 업무부터 단순한 사무 보조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통역병이 흔히 생각하는 ‘꿀보직’은 아니란 얘기다.  


한국어와 영어뿐만 아니라 각각 스페인어와 프랑스어까지 3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어학 능력자 이헌재(26·해군) 병장과 백승윤(28·공군) 병장을 만나 올림픽 지원 소감과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들어봤다. 

"제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큰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굉장한 행운이자 영광입니다."


이 병장과 백 병장은 현역 군인으로서 올림픽 지원 업무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소감을 묻자 약속이나 한 듯 ‘영광’과 ‘행운’이라는 두 단어를 언급했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지원하는 자원봉사가 쉽게 갖기 힘든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리라.  

출처: 고문정PD
한국어와 영어 뿐만 아니라 스페인어도 능통한 이헌재(왼쪽) 해군병장이 통역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같은 어학우수자지만, 두 사람의 업무는 조금 다르다. 해군사관학교에서 어학 조교로 근무했던 이 병장은 관동 하키센터에서 의전과 언어서비스팀 베뉴(경기장) 매니저 업무를 맡고 있다.


반면 공군3훈련비행단에서 복무했던 백 병장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고위인사 의전팀에서 근무 중이다. 순수한 통역 업무를 하기보다 외국어에 능통한 군인으로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산뜻한 색상의 올림픽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입고 수많은 민간인과 함께 어울려 일하는 이곳은 그야말로 ‘꿀보직’ 아닐까? 부대에서 TV로 올림픽 경기를 시청해야 하는 많은 병사가 품기 마련인 이런 의문에 두 병사는 손사래를 쳤다. 자신의 실수가 국제적인 행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중압감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고문정 PD
초등학교 때부터 입대 직전까지 미국에서 생활해 3개 국어에 능통한 이헌재 해군병장.

"올림픽 현장에서 통역이나 문서 번역, 연락 등은 순식간에 이뤄지는데 그때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국제적인 망신이 될 수 있어서 스트레스가 큽니다."(이 병장)


참가국 정상과 스포츠 관련 부처 장관 등 국내외 고위인사 200~300명의 등록·교통·숙박·리셉션 등 의전 업무를 맡은 백 병장의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국내외 고위 인사들과 관련된 의전은 한 치의 실수도 없어야 하는 데다 함께 일하는 분들도 고위 공무원이 많아 늘 조심스럽습니다. 게다가 각국 대사관과 연락하는 업무가 일상적인데 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우리나라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늘 책임감을 느낍니다."(백 병장)

출처: 고문정 PD
백승윤 공군병장이 주한 외국대사관 관계자와 통화하며 올림픽 기간 중 의전 업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군에서는 어떤 일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끊임 없이 교육훈련을 하곤 한다. 그런 습관이 몸에 배서일까? 두 사람은 빈틈없는 올림픽 지원을 위해 업무시간 후나 주말에도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국제적인 스포츠 축제이다 보니 관계자들이 쓰는 생소한 전문 용어나 약어가 매우 많습니다. 모든 대화의 90% 정도에 약어가 들어가다 보니 이걸 모르면 통역은 물론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힘들죠. 전문 용어와 약어, 100쪽이 넘는 업무 관련 매뉴얼을 익히기 위해 일과 후나 주말에도 숙소에서 계속 자료를 공부합니다."(이 병장)


"솔직히 부대에 있을 때보다 훨씬 바쁩니다. 문서 처리를 요청하는 메일이 계속 오고 회의가 이어지는 데다 작성할 보고서도 많거든요. 숙지해야 할 내용도 많고 계속 변동사항이 생겨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백 병장) 

출처: 고문정 PD
한국어와 영어,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백승윤 공군병장.

힘들지만, 국가적 행사에 힘을 보탠다는 보람으로 일하는 두 사람은 올림픽 지원을 통해 군의 명예를 드높이겠다고 입을 모아 다짐했다.


"우리 군을 대표해 올림픽 지원하는 만큼 책임감이 더 큽니다. 올림픽이 폐막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안전하고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는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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