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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군산에 '수지'가 떴다!

조회수 2018. 1. 29. 21: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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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대상 한국어 교육 영상 제작하는 AFN군산 수잔 리 상병

"Hi, It’s the little Miss Susie!"


전북 군산의 미 공군 기지에 ‘수지’가 떴다. 인기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는 아니지만, 그녀 못잖게 통통 튀는 매력을 자랑하는 주인공은 AFN(American Forces Network)군산의 수잔 리 상병(E-4). 


'리틀 미스 수지'라는 애칭으로 AFN군산의 아침(6~10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녀는 목소리뿐만 아니라 얼굴까지 잘 알려진 군산기지 내 스타다. 심지어 다른 기지 미군들이나 한국인 중에도 팬이 있을 정도. 

출처: 고문정 PD
페이스북을 통해 ‘리틀 미스 수지’라는 애칭으로 ‘Korean of the week’을 선보이고 있는 AFN군산의 수잔 리 상병.

그녀가 이런 인기를 누리게 된 비밀은 페이스북에 있다. AFN군산이 운영하는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afnkunsan)의 한 코너로 수지가 직접 제작해 업로딩하고 있는 30여 개의 동영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얼굴이 알려진 것이다. 


수지가 1년여 전부터 1~2주마다 한 번씩 선보이고 있는 동영상의 제목은 ‘Korean of the week’. "Hi, It’s the little Miss Susie!"라는 경쾌한 인사말로 시작하는 이 동영상에서 수지는 ‘힘내세요!’, ‘어디 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한국어를 한 문장씩 알려주고 있다. 

출처: 고문정 PD
AFN군산의 수잔 리 상병이 페이스북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Korean of the week’의 한 장면.

눈 밝은 독자라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수지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이 한국인. 미군으로서 가장 자신 있게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인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제작된 이 동영상은 우연히 만들어졌다.  


"매일 비슷비슷한 라디오 방송만 하니까 심심해서 여유 시간이 생길 때 만들게 됐어요. 많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면서도 일만 하다 떠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곳에 있는 동안에 유용한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뜻밖에 반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미군뿐 아니라 한국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도 놀랍죠. 한국 문화를 잘 아는 미국인으로서 한미 간의 가교 역할을 한다며 자랑스럽다는 분들이 꽤 계세요"  

출처: 고문정 PD
AFN군산의 수잔 리 상병이 본연의 임무인 라디오 방송 진행에 열중하고 있다.

사실, 수지가 처음부터 한국어를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과는 한국어로 대화했지만, 그 외 시간은 영어를 쓰다 보니 ‘화장실’, ‘배고파’ 같은 기초적인 말 외에는 대부분 잊게 된 것. 그런 그녀에게 ‘K팝’이라는 계기가 찾아왔다. 


"학창시절 한국서 이민 온 친구를 통해 한국가요를 듣고 그 매력에 쏙 빠져들었어요. 박효신을 비롯해 한국 R&B 가수들의 노래를 좋아해 자주 듣다 보니 한국어를 많이 배우게 됐죠."  

출처: 고문정 Pd
AFN군산의 수잔 리(왼쪽 첫째) 상병이 동료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아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서 더욱 유창해진 한국어는 군인인 그녀에게 새로운 기회를 선사했다. 


"한국 근무를 지원했어요. 군인이 된 후 1년 남짓 된 병사에게 해외 발령은 쉽지 않은 일인데 한국어 시험을 잘 봐서 한국에 오게 됐답니다."


동영상을 통해 어떤 한국어를 알려주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지 늘 고민하고 수시로 주변 미군들에게 자문도 구한다는 그녀는 우연히 시작한 동영상 제작이 자신의 꿈을 이루게 해줬다고 털어놨다. 

출처: 고문정 PD
AFN군산의 수잔 리 상병이 한국어 교육 동영상에서 사용할 내용을 들어보이고 있다.

"외교관이 꿈이었어요. 그래서 대학에서 국제 관계를 전공했죠. 그런데 그 길이 쉽지 않더라고요. 좌절하고 있을 때 육군 장교인 오빠가 입대를 권유했어요. 미군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면 외교관처럼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해줬죠. 동영상을 만든 후 사람들이 제게 메시지를 보내 한국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가 꽤 있어요. 여러 나라가 교류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돕는 것이 외교관의 역할이라고 본다면 전 벌써 군사외교관인 셈이죠." 

출처: 고문정 PD
AFN군산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수잔 리 상병.

페이스북 동영상을 통해 꿈을 이룬 그녀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올가을이면 다른 부대로 옮겨야 해요. 훨씬 규모도 크고 좋은 방송 설비를 갖춘 평택 미군기지로 옮겨서 더 멋진 방송을 해보는 것이 1차 적인 목표라면 최종적인 꿈은 곧 지원할 장교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랍니다. 한국계 미국인 장교가 돼서 한미동맹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글=김가영 기자/사진=고문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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