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예비장교, 나야 나!

조회수 2017. 11. 29. 16: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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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술의 모든 것 겨루는 '화랑전투기술경연대회'

적과 직접 맞붙어 싸우는 소부대 전투에서 지휘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분·소대를 지휘하는 간부(장교·부사관)의 역량이 승패 뿐만 아니라 부대원 생명까지 좌우해서다. 요즘 우리 군이 간부 정예화를 소리 높여 외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출처: 고문정PD
화랑전투기술경연대회 참가팀에는 여 생도가 한 명 이상 참여해야 한다.

간부가 갖춰야 할 역량에는 ‘두뇌’만 있는 게 아니다. ‘체력’과 ‘사격’ 등 온갖 전투기술까지 갖춰야 한다. "나를 따르라"고 외쳐놓고 정작 부하보다 뒤처지는 간부가 부대를 잘 지휘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육군 정예장교의 요람’인 육군사관학교가 매년 ‘화랑전투기술경연대회’를 실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출처: 고문정 PD
진지한 표정으로 대회에 임하는 생도들.

육사는 201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32.8 대 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예비 장교들의 두뇌는 이미 검증된 셈. 육사는 여기에 생도들이 장교로서 갖춰야 할 최고의 전투기술까지 익히도록 이 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10월 24일부터 1박 2일간 제4회 대회가 열렸다. 총 8개 팀이 참여했는데 각 팀의 인원은 10명. 한 개 분대 단위인 9명에 예비 인원 한 명이 포함된 것이다. 또 팀마다 여생도가 최소 한 명은 참여해야 한다.

출처: 고문정 PD
방독면을 착용한 상태에서 실시하는 K-2소총 결합.

‘전장 리더십과 팀워크 배양, 소부대 복합상황조치 능력 향상’이라는 꽤 긴 대회 목적만큼 종목도 다양하다. 22kg의 군장을 메고 실시하는 완전군장 3km 급속행군을 시작으로 4m 수직벽 극복, 방독면 착용상태에서 K-2소총 결합, 화생방 상황에서 응급처치, 전투체력 평가 등 11개 종목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출처: 고문정 PD
화생방 오염 지역에서 상황조치 능력을 선보이는 생도들.

전투사격 종목도 흔히 병사들이 하는 사격과는 ‘클라스’가 다르다. 사격 전에 탄약운반이나 포복을 시켜 정상적인 사격이 힘들게 굴린(?) 다음, 탄약 10발을 개인별로 삽탄 하고 팀장의 사격 지휘에 따라 3분 30초 이내에 사격을 완료해야 한다. 

출처: 육군사관학교
탄약운반과 포복 후 실시하는 전투사격.

밤에도 대회는 계속된다. 한 시간 이내에 A형 텐트를 설치하고 위장하는 숙영지 편성을 해야 한다. 이어 감시 장비를 활용해 야간 정찰까지 하며 효율적인 전투지휘 방안을 간접 경험해야 겨우 텐트에 몸을 뉠 수 있다. 참가자들은 4~5시간 짧게 눈을 붙인 후 다음날 분대전투와 전술적 독도법까지 평가받아야 대회는 마무리된다. 

출처: 고문정 PD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분대 전투.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생도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진행된 이번 대회는 미국 육사의 샌드허스트대회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경연대회 중 국제적으로 가장 유명한 대회 중 하나인 샌드허스트는 미 육사의 체력검정·전투기술 경연대회. 1967년 시작돼 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출처: 미 공사 홈페이지
샌드허스트대회에 참가한 미 공군사관학교 생도들.

재미있는 것은 대회 명칭이 미 육사의 별칭인 ‘웨스트포인트’ 대신 영국 육사의 별칭인 ‘샌드허스트’라는 점. 미 육사에 파견됐던 영국군 장교의 제안으로 대회가 시작된 때문이라고 한다. 1994년부터 국제대회로 확대돼 ‘예비 장교들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데 2005년에는 영국의 해리 왕자가 참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 육사도 2013년부터 매년 참가하고 있다. 육사는 올해 대회 출전자 중 우수자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내년 샌드허스트대회에 출전시킬 예정이다. 

출처: 고문정 PD
선후배들의 환영을 받으며 복귀하는 대회 참가 생도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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