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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는 이유

조회수 2020. 9. 28.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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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는 이유는?

시원하게 달리다가 어느 순간 도로가 막힐 거라는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아침 출근길, 저녁 퇴근길 등 차가 몰리는 시간과 더불어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 또한 교통체증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때이다. 신호등이 많거나 앞에서 도로 공사를 하고 있다면 차가 막히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지만, 도로도 넓고 신호등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는 이유는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속도로가 막히는 이유는

도로가 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교통 체증이 생기는 이유로 세가지를 꼽는데, 도로 공사로 통행에 제한이 있거나 앞에 교통사고가 났을 때, 또 차량의 수는 그대로인데 도로가 갑자기 좁아져 길이 막히는 병목현상이 나타났을 때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러한 이유가 아닌, 심지어 신호등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뚜렷한 이유 없이 길이 막히는 걸까?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기는 이러한 교통체증을 '유령체증(phantom traffic jam)'이라고 한다. 2007년 영국 최고 권위의 왕립학술원(Royal Society) 학회보에 영국 엑서터·브리스톨대, 헝가리 부다페스트대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라, 이를 '반응시간지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속도로에서 맨 앞을 달리던 차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면 그 차 뒤에 있던 차는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게 되고, 그러면 그 차 뒤에 있던 차 역시 영향을 받아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이 누적되다 보면 뒤에 있는 차들은 앞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 채 연속으로 교통체증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일본에서 이와 관련한 실험이 230m의 원형도로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진행된 적이 있다. 도로 위에는 장애물이나 신호등도 없었으며, 운전자에게는 앞차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시속 30km로 운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단순 계산상으로 미루어봤을 때 차간 거리와 속도를 유지한다면 차량은 원형 안에서 수월하게 운행되어야 했지만 실험 결과, 그렇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자 대열의 한 지점에서 정체가 나타났고, 차량 수를 늘리자 정체가 출현하는 속도는 더 빨라지는 모습이 발견됐다.

결국 유령체증은 외부 요인이 아닌 운전자들의 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교통체증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최근 '무빙보틀넥(moving bottleneck)' 현상도 고속도로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도로 위에 한 차량이 다른 차량에 비해서 저속 주행하여 차량 흐름을 방해하여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운전 중에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하거나 길 안내 서비스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많이 하면서 도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체증 완화 방법, 있을까?

유령체증을 완전히 해결하는 방법은 아직 발표된 바 없지만, 완화책은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불필요한 차선 변경이나 급정거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두 차량이 불필요하게 차선을 바꾸면 그 주변 차량은 어쩔 수 없이 멈추게 되고, 그 뒤에 있는 차들도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일본 도쿄대학교의 니시나리 가쓰리로 교수는 평소에는 추월차선을 달리는 것이 빠르지만 차량이 많으면 주행차선을 고수하는 것이 약간 더 빠르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충분한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유령체증을 완화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미국 엔지니어 '윌리엄 비티'는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넓히면 다른 차가 끼어들어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되고 이에 따라 반응시간 지체도 사라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이나 음식 섭취 같은 주행 방해 행동을 줄이고, 기본적인 교통 상식만 잘 지켜도 교통체증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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