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파거나 먹어도 괜찮을까?

조회수 2020. 9. 18. 14: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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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 파는 행동, 괜찮을까?

코에 코딱지가 생기면 크게 문제 될 건 없지만, 뭔가 답답하고 걸리적거린다. 그래서일까? 아직 부끄러운 감정을 잘 모르는 어린아이들은 수시로 코를 파기도 한다. 점차 코 파는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하게 되는 나이가 되면 대외적으로 코 파는 행위를 자제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여전히 코를 파는 사람들이 많다. 코딱지는 왜 생기는 것이며 우리는 하루에 코를 몇 번이나 팔까? 코딱지에 대한 여러 궁금증에 대해 알아봤다.  


코딱지가 생기는 이유

코는 외부의 공기로부터 들어온 이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코에서 이물질이 걸러지지 않으면 폐에 들어갈 수 있는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코털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먼지를 1차적으로 걸러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코 안의 점막은 항바이러스 성분과 살균 효소가 든 점액을 분비하는데, 이때 코딱지는 우리가 숨을 쉴 때 외부에서 들어온 먼지와 코 안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과의 결합으로 생긴 덩어리다. 따라서 코딱지가 안 생기는 방법은 없다. 만약 코딱지가 안 생기면 기관지로 이물질이 직접 들어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우리는 코를 얼마나 팔까?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은 코를 파왔지만, 어린아이들을 제외하고 공개적으로 코를 파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주로 사람들이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1995년 미국 건강연구교육재단 연구팀이 위스콘신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우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총 254건의 답장을 받았으며 이 중 91%가 코 파는 습관이 있다고 고백했고, 1.2%는 약 한 시간에 한 번은 코를 판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연구는 이전까지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코딱지 파기'에 대해 조사한 체계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후 2001년 인도 국립정신건강 및 신경과학연구소 안드라데 박사와 스리하리 박사는 4곳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각기 다른 학교 20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코 파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거의 모든 청소년이 하루에 약 4번 코를 파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부는 코딱지를 먹기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루에 20번 이상 코를 판 사람은 7.6%에 달했으며, 코를 판 사람 네 명 중 한 명은 코피가 난 경험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런 행동이 지저분한 환경에 일부러 몸을 노출시켜 면역력을 강화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일 거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연구는 엉뚱하지만,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를 한 연구자에게 주는 이그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코딱지, 파도 될까?

코딱지를 코 밖으로 빼내면 시원한 느낌이 들어 자주 코를 파게 되는데, 습관적으로 코를 파는 행위는 우리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코딱지를 억지로 떼어내면 코 점막에 상처를 입고, 과도하게 코를 판 경우 혈관이 노출되면서 다시 딱지가 앉는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코피를 자주 흘릴 수 있다. 특히 씻지 않은 더러운 손으로 코를 파면 콧구멍에 염증 조직이 생길 수 있다. 2006년 네덜란드의 한 연구는 코 파기가 세균이 인체 내로 침입하도록 돕는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코를 판 사람은 안 판 사람에 비해 황색포도상구균을 지닐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코딱지는 내버려 둬도 괜찮지만, 계속 신경 쓰인다면 코를 파는 대신 코를 촉촉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물을 자주 마시고 가습기를 틀어 실내 습도를 조절하고 가볍게 코를 풀어보도록 한다. 또는 나트륨 농도가 우리 몸 체액과 같은 생리식염수를 통해 코 세척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고개를 45도 정도 앞으로 숙이고 측면으로 돌려 위쪽 콧구멍에서 아래쪽 콧구멍으로 생리식염수를 흐르도록 한다. 이때 생리식염수가 다른 기관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침을 삼키지 말고, 잠시 숨을 참아야 한다. 특히 건조한 계절에는 코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스팀 타월이나 가습기를 쐬어 코 점막이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


코딱지 먹으면 면역력 올라간다?

한편 지저분한 이물질로 여겨지는 코딱지를 먹는 아이들을 나무란 보호자가 들으면 놀랄만한 소식이 있다. 코딱지를 먹으면 오히려 면역력이 올라간다는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캐나다 서스캐처원대 연구팀의 실험에 따르면 코딱지가 자연 백신으로서 작용하여 코딱지를 먹은 사람의 신체 면역력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았다고 밝혔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2016년 독일 튀빙겐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코딱지에 살균 효과가 있는 '루그더닌(lugdunin)'이라는 물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아미노산 여러 개가 원형으로 연결된 '루그더닌'은 콧속에 사는 특정 세균과 결합해 항생 물질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2017년에는 오스트리아의 폐 전문의 프리드리히 비스친거 박사가 "코에서 빼낸 마른 코딱지를 먹는 것은 인체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코 후비기는 충분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코는 박테리아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데 박테리아가 걸러지지 않고 장에 들어오면 면역강화제와 같은 작용을 하게 되어 몸의 면역 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버드대학 치의학과 프랭클(Frenkel) 교수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생물공학과 리벡(Ribbeck)교수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코딱지에 들어 있는 소량의 세균과 박테리아가 충치를 유발하는 박테리아가 이에 붙는 것을 막아 충치 예방에 도움 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호흡기 감염, 위궤양, 에이즈 바이러스까지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면역력 향상을 위해 코딱지를 일부러 먹을 것까지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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