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임산부, 강아지와 같이 지내도 될까?

조회수 2020. 9. 18. 14: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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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아기, 같이 키워도 되는 걸까?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점차 늘어나더니 현재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 귀여운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해, 가벼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반려동물을 키워보라는 조언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집에 아기가 생기면 반려동물이 아기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죄 없는 그들을 끝내 유기하는 가정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이들은 신체적으로도 면역체계 면에서도 모두 약한 어린 아기가 털이나 세균, 혹은 폭력성이 있을 수 있는 동물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변명하곤 한다. 많이들 키우지만 그만큼 매년 버려지는 동물이 12만 마리에 육박하는 시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건 아기에게 정말 해로운 건지 알아봤다.


반려동물 털이 아기 기관지 건강을 해친다?

아기와 반려동물을 같이 키울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아마 반려동물의 '털' 문제일 것이다. 특히 털이 많이 날리는 강아지와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많은 만큼 그에 대한 우려가 높다. 반려동물의 털이 '아이의 호흡기와 피부 상태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혹은 '맹장염의 원인이 반려동물 털 때문이다'라는 속설은 정말 사실일까? 전문가들은 동물의 털에 대한 잘못된 오해라고 지적한다. 우리 몸은 미세한 티끌과 같은 이물질은 재채기와 같은 반사 작용을 통해 대부분 코에서 걸러진다. 따라서 눈에 보일 정도로 큰 동물의 털도 코에서 걸러지고, 신체 구조상 폐로 침투할 수 없다. 입으로 들어갔다 할지라도 대부분 변으로 배출되기 마련이다. 반려동물의 털 자체가 아이의 기관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간혹 임산부가 반려동물을 키우면 그의 털이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이다. 태아는 산모의 뱃속에서 자궁경부와 양막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털이 태아와 직접적으로 접촉하고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물론 임신 중이나 출산 직후 새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과거 병력이나 예방 접종 여부를 모르는 만큼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정 기간동안 생활해 온 반려동물이라면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반려동물 털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기관지 건강과 더불어 가장 많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알레르기 문제일 것이다. 주변에서도 동물 알레르기를 겪고 있는 반려인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 실제로 가천대 길병원과 서울대 보라매병원의 공동 연구진이 반려인 53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 보호자 25%, 반려묘 보호자 35%가 반려동물과 접촉 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반려동물 알레르기 증상으로는 주로 콧물과 코막힘, 코 가려움 등인 비염 증상이 많으며 눈 가려움, 결막염, 또는 피부 가려움과 두드러기 같은 피부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 특히 반려동물 접촉에 의한 알레르기 증상은 알레르기 비염이나 알레르기 결막염,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식품알레르기와 같은 알레르기질환을 앓았던 사람들이 주로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반려견 중 알레르기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는 품종은 '치와와', 그 다음이 '요크셔테리어'이며 고양이는 '페르시안' 품종이라고 밝혔다. 반려동물을 선택할 때 알레르기가 걱정된다면 이 품종들은 유의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 알레르기는 고양이 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털에 묻은 침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털이 많거나 긴 묘종보다는 털이 없는 고양이를 키울 때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다른 동물들도 피부에서 떨어지는 각질, 소변, 침 등에 있는 특정 단백질 성분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과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는 것보다는 분리해서 자는 훈련을 거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동물의 비듬이나 타액에 노출된 침구류는 매주 빨아야 한다.


임산부와 고양이, 같이 생활해도 될까?

임신부가 고양이를 키우면 유산이나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충 때문이다. 고양이는 톡소플라스마의 종숙주로, 변을 통해 알을 배출할 수 있다. 만약 이 알이 임산부의 몸에 들어가 부화한 후 톡소플라스마가 태반을 통과하면 유산이나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쥐, 날고기 등을 먹은 고양이가 톡소플라스마 알이 포함된 변을 보았는데, 이를 임산부가 맨손으로 치우다 알이 손이 묻었고, 이 손을 씻지 않은 상태로 입에 댄다면 감염될 수 있다.

애초에 실내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반려묘는 톡소플라즈마 기생충에 감염될 일이 드물고, 이러한 감염 과정을 모두 거쳤다고 해도 감염 확률은 약 1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고기나 잘 씻지 않은 야채는 먹거나 맨손으로 만지는 것을 주의하는 것이 좋고, 반려묘의 배변은 되도록 다른 가족이 처리하거나 만약 직접 하더라도 장갑을 끼고 처리한 후 손을 깨끗이 씻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 고양이가 감염된 상태일까 우려된다면 동물 병원에서 혈액·분변 검사를 통해 톡소플라스마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만약 고양이가 감염됐다 해도 병원에서 어렵지 않게 치료받을 수 있다.


아기의 면역력과 정서발달에 도움도

반려동물과 아이가 함께하면 오히려 아이의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제인 헤이워스 박사팀은 개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어린이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위장염에 덜 걸린다며 반려동물과 입맞춤을 하거나 만지는 행동이 병원체에 대한 어린이의 면역력을 키워준다고 주장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은 집에 반려동물이 있으면 비교적 더 다양한 균이 생기게 되는데 이 균이 아기에게 다양한 항원을 만들어 줘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 등 연구팀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 아기가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천식에 걸릴 위험이 15%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더불어 아기와 반려동물이 서로의 행동을 따라 하고 감정을 공유하면서 아기가 정서적 안정을 얻는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2017년 농촌진흥청이 어린이 93명을 대상으로 강아지, 토끼와 동물 집 꾸미기, 동물 돌보고 산책하기, 감정 나누기 등을 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더니 어린이의 사회성, 자아존중감, 주도성이 각각 15.8%, 15%, 24.7% 높아진 반면, 공격성, 긴장 수준은 각각 21.5%, 17.3%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함께 두는 건 위험하다. 2016년 미국에서 부모가 잠든 사이 태어난 지 3일밖에 안 된 아기가 평소에 온순한 편이었던 반려견에게 물려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는 등 반려동물이 아기를 해칠 수 있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기를 데려오더라도 반려동물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아기의 높은 울음소리에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사전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는 등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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