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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체는 왜 어디에나 있을까?

조회수 2021. 1. 19. 15: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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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체가 어디에나 있는 이유!
책, 표지판, 인터넷까지 우리가 눈을 뜬 순간 어디에서나 마주치는 글자들! 그리고 이 글자들의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옷 ‘글꼴’

영어로는 흔히 ‘폰트’라고 말합니다. 글자가 어떤 형태를 갖췄는지에 따라 때론 진지하게 또 때론 우수꽝스럽게 다양한 감정을 전해주는데요. 한글에도 정말 수많은 글꼴이 존재합니다
그만큼 적시적소에 잘 활용하면 아주 좋은 효과를 내지만 가끔은 난감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죠. 문서작업이 일상화된 요즘에는 디자이너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좋은 글꼴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많은 한글의 글꼴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것은 바로 ‘고딕체’죠! 고딕체는 여타 다른 글꼴과 다르게 아주 간결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글자의 굽은 곳이나 꾸밈이 없고 가로획과 세로획이 일정한데요

마치 손으로 쓴 필체처럼 느껴지는 명조체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특유의 간결함을 갖춘 고딕체는 워드나 PPT등 다양한 작업 프로그램의 기본 글꼴로 쓰일 만큼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딕체는 진짜 고딕체가 아닙니다. 실제로 인터넷에 당장 ‘Gothic Font’를 검색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간결한 고딕 글꼴과는 완전 다르죠

이것은 초기의 고딕체입니다. 지금 우리 머릿 속에 떠오르는 고딕체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릅니다. 간결하기보다 장식적이고 또 여기저기 삐죽삐죽하죠. 우리가 아는 고딕체와는 왜 이렇게 다른 걸까요?
중세시대에는 책을 만들 때 보통 ‘양피지’를 사용했습니다. 대략 한권의 책을 만드는 데 보통 300마리의 양가죽이 필요했죠

그 비용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때문에 독일의 장인들은 양피지를 아끼는 방법을 고안했는데요. 한 페이지에 가능한 한 많은 글씨를 써넣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단어의 간격뿐 아니라 세로획도 좁혔죠

이러한 시도 속에 탄생한 것이 바로 이 글꼴 ‘블랙레터’입니다. 획이 빽빽하고 여백이 없어 상대적으로 까맣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죠

이는 당시 구텐베르크가 초기 금속활자에 활용할 만큼 널리 쓰이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이태리의 인문학자들은 이 글꼴을 아류라며 천시했습니다
때문에 이를 낮춰 야만적인 고트족이 쓰는 글, ‘고딕’이라 불렀습니다. 바로 ‘고딕’체가 탄생한 순간이죠

하지만 온갖 멸시에도 불구하고 고딕체는 금속 활자의 유행과 함께 유럽사회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로 퍼져나갑니다. 우리가 아는 고딕체에 가까워진 건 19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였습니다

19세기에는 ‘산 세리프’라는 새로운 글자 디자인이 만들어집니다. 세리프(serif)는 원래 획의 일부 끝이 돌출된 형태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이것이 없다는 의미의 ‘San’과 합쳐져 돌출이 없는 서체 ‘산 세리프’가 등장했죠. 기존의 블랙레터처럼 돌출선이 많은 양식과 달리 산 세리프 글꼴은 간결함을 추구했습니다

효율을 중시하던 19세기 전후 산업혁명 속에서 장식을 거부하고 단순함과 명료함을 추구하는 산 세리프는 많은 디자이너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선 새롭게 만들어진 이 ‘산 세리프’체를 ‘얼터네이트 고딕’이라고 불렀는데요. 기존의 ‘고딕체를 대체하는 서체’라는 의미였죠. 얼터네이트 고딕은 정말 빠르게 전파되며 기존의 고딕체를 대체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때문에 얼터네이트 고딕 자체를 종종 그냥 ‘고딕’이라 말했죠. 당시 서양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이던 일본은 자신들의 활자디자인에도 이 용어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일본어 중에서 가로세로 줄기의 굵기가 같은 글자체를 ‘고짓구’또는 “꼬직’이라 불렀죠. 20세기 초기 일본을 통해 활자기계를 수입하던 우리나라도 이 용어가 그대로 유입됐습니다. 실제로 옛 한글 관련 서적에서 어렵지 않게 ‘고짓구체’라는 표현을 발견할 수 있죠

많은 학자들은 이 시기를 우리나라에 고딕체가 본격적으로 탄생한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밌는 사실은 본래 한글 창제 당시 글꼴이 고딕체의 모양새에 가깝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훈민정음의 쓰여진 한글 글꼴을 보면 굽은 곳이나 꾸밈이 없고 가로획과 세로획이 일정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간결하고 심플한 모양새가 지금의 고딕체와 매우 흡사하기도 하죠

때문에 실제로 한글의 출발은 ‘고딕체’였다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용제 한글 디자이너의 재밌는 인터뷰가 시작됩니다!
"훈민정음을 글자체로 볼 것인지 설계도로 볼 것인지에 따라서 조금 생각이 달라질 거 같아요

훈민정음이 처음 만들어질 때는 아무도 모르는 문자였던 거죠. 그러기 때문에 뭔가 이렇게 멋있게 쓴다 붓을 가지고 뭐 명필한테 의뢰를 한다 라기보다는 누구도 혼란스럽지 않을 간단한 형태로 제시했어야 되지 않을까

그러기 때문에 수직 수평선 정원에 해당하는 것만 표현을 하고 아무런 표현이 없었던거죠. 누가 봐도 오해 하지 않을 만한 형태

처음 만들어지고 난 다음 만들어 졌을 때는 간결하게 만들었었던 건데 그걸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글자를 쓰면서 반영되는 나타나는 어떤 모양새들인 거죠

기울기가 생기고 도구에 의해서 부리라던지 맺음이라던지 어떤 강약의 변화가 생기고

처음 만들어지고 난 다음 만들어 졌을 때는 간결하게 만들었었던 건데 그걸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글자를 쓰면서 반영되는 나타나는 어떤 모양새들인 거죠


기울기가 생기고 도구에 의해서 부리라던지 맺음이라던지 어떤 강약의 변화가 생기고"
실제로 조선 후기의 한글로 쓰여진 서적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글자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딕체의 모습을 띄기보다는 마치 한자를 쓸 때처럼 붓의 느낌이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궁서체나 명조체를 떠올리게 하는 글씨체들이 대부분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의 고딕체는 언제 만들어진 걸까요

19세기 말 조선에선 개화가 이뤄지며 근대적인 활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기존에 쓰이던 한글의 글꼴을 정리하고 개선하는 방향이었죠

이 과정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글꼴이 궁서체인데요. 조선시대 궁에서 궁녀들이 쓰던 한글의 글꼴을 따와 만들어진 활자입니다. 때문에 붓글씨처럼 엄숙하고 무거운 느낌이 남아있죠. 1930년대 들어 ‘박경서’라는 활자 조각공이 오늘날 명조체의 바탕이 되는 글자를 디자인했는데요

이는 궁서체를 개량한 것으로 보다 더 깔끔하면서도 균형 잡힌 모습을 하고 있죠.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명조체 고딕체는 195~70년 사이에 비로소 완성되었다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 ‘최정호’라는 걸출한 글꼴디자이너에 의해서 말이죠. 최정호 디자이너는 체계적인 디자인 공부를 한 한국 최초의 글꼴 디자이너로 평가받는데요. 최정호 디자이너가 글꼴을 연구하던 시기엔 ‘사진 식자’라는 새로운 조판기술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식자는 사진판에 빛을 투과해 필름이나 인화지에 글자를 새기는 방식이었죠

사진식자는 금속 활자와 달리 글자의 크기나 형태를 바꾸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95-70년대 당시 한국에선 이 장비를 만들 기술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일본에 의뢰해 사진식자기를 역수입해야 했죠

여러 출판사를 위해 한글용 사진식자기를 만들기 위해 한글 디자인을 의뢰해야 했는데요. 그때 모든 출판사들이 앞다퉈최정호 디자이너를 찾아갔습니다. 이때 최정호 디자이너는 기존에 사용되던 글꼴들을 개량하며 새 글꼴 디자인을 정립했는데요

당시 만들어진 명조체와 고딕체는 기능적으로도 우수하고조형적으로도 완벽한 비례를 갖추고 있다 평가받습니다. 이후 한국 출판물의 표준이 되었고 현재까지 사용되는 명조와 고딕체의 모태로 알려져 있죠
"명조체나 고딕체라는 라는 말이 1990년대 초에 잘못된 말이다. 이거를 이제 잘 순화해서 쓰자 라는 주제로 명조체를 바탕체로 바꾸고 고딕체를 돋움체로 바꿨던 일이 있어요

책의 바탕을 이루는데 쓰는 용도다라고 해서 바탕체 라는 이름을 얻었고 돋움체는 이제 그럼 바탕체로 함께 썼을 때 돋보이는 용도다해서 제목용이다 라고 해서 이제 돋움체 라는 이름을 얻은 거죠

근데 요즘은 고딕체 라고 말하는 거로도 책의 본문을 쓰는데 그러면 그때는 이거를 바탕체 라고 말해야 되냐라는 약간 오해의 소지가 좀 있는 거죠 ."
고딕체가 외국으로부터 잘못 전해진 용어인 만큼 고딕체를 둘러싼 용어 혼동을 줄이기 위해 여러 시도들이 있었는데요

최근 서양의 ‘세리프’-‘산 세리프’의 개념처럼 글자에 부리가 있느냐 아니냐라는 가장 큰 특징으로 구분하고자 하는 시도가 대표적입니다

글자의 형태에 돌출선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부리, 민부리로 구분하는 것이죠. 명조체와 같이 돌출선이 있는 부리계열 글자체에 비해 고딕체로 알려진 민부리계열 글자체는
눈에 ‘잘 띄는’ 특성을 갖추고 있는데요

부리 글자체의 경우 때로는 가로획 또는 세로획의 굵기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민부리 글자체의 경우 그런 획을 다 없애버립니다

때문에 사람의 시야를 볼 때 상대적으로 검은 면이 빠르고 쉽게 눈에 들어와 주목성이 높은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눈에 빠르고 선명하게 띄는 글자체인만큼 여기저기서 눈에 쉽게 들어오기도 하죠
우리에게 고딕체로 알려진 민부리 글자체는 그 특유의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수만가지 글꼴들이 탄생한 현대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며 정말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있습니다
"몇가지 이유가 있다 생각을 해요. 하나는 쓰기가 쉽다. 어떤 매체 어떤 곳에 놓아도 주변이랑 그렇게 특별하게 무리 없이 잘 어울린다라는 게 편안하게 선택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지금 우리 일상의 생활환경에서 한글만 보지 않아요. 숫자 알파벳 굉장히 다양한 문자 요소들과 함께 쓰는데 변화가 좀 심한 글자체 들은 그 모습과 유사한 모습으로
숫자나 알파벳이나 이런 것들을 다 조율하기가 그렇게 쉽지가 않아요

다국어를 우리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이런 환경에서는 민부리 글자체가 아주 유리한 거죠

요즘은 화면 해상도들이 점점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종이의 해상도를 이미 초월 하기는 했지만 그거는 고가의 어떤 장비들이나 어떤 매체들 전자기기나 그렇고 여전히 보편적으로 저렴한 어떤 화면들은 종이보다 어떤 해상도가 좀 떨어진단 말이에요

그럴 때에는 소위 부리 글자체 소위 명조체 같은 좀 섬세한 변화가 있는 글자의 모양들을 구현해내기가 좀 어려워요

그래서 조금 더 깔끔하게 좀 가독성이나 판독성이나 그것을 좀 더 이렇게 유리한 조건을 갖추려면 유리하게 하려면 선택을 하는 거죠

좋은 서체는 적재적소에 잘 쓰인 서체가 좋은 서체 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나쁜 서체가 있냐 좋은 상태는 어떤 거냐 이런 얘기 하는데 어떤 외국의 어떤 사람이 그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나쁜 서체는 없다 나쁜 디자이너만 있을 뿐이다

활자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누구나 좀 편하게 읽을 수 있어야 되고 볼 수 있어야 되고 다른 글자로 오독 해서는 안 되고 더 요즘 많이 하는 얘기를 가독성 좋아야 한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x4IyzOaM0gA
근데 가독성 만 좋으면 다 해결이 되느냐 그렇지는 않은 거 같다. 우리가 문화라는 차원을 보면 다양한 시나 소설 어떤 문학이 존재하는데 그 다양성이 왜 필요할까 라고 생각하면결국 인간의 어떤 경제적인 면 뿐만이 아니라 어떤 정신적인 면을 치유하거나 좀 풍요롭게 하거나 할 때 필요한 거죠

활자도 똑같다고 생각을 해요. 활자체 하나를 개발한다라고 하면 그 활자체가 우리 삶에 인간에게 어떤 유용함을 주는지 알아야죠 .

그 유용함은 가독성도 포함 될 수도 있고 또 달리 보면은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또 편안함이 될 수도 있고

이런 다양한 가치들을 우리가 좀 생각하면서 활자를 말해야 될 필요가 좀 있다. 그것이 진정으로 우리 시각 문화가 좀 건강하게 풍요롭게 좋아지는 길 아닌가 싶어요:)"




널 위한 문화예술 영상은 아래 채널에서 더 많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4IyzOaM0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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