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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예술하면 벌어지는 일? 🔨

조회수 2020. 11. 16. 12: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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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주물씨 왜 목형씨
필름카메라를 사용한 듯한 느낌의 필터, 2015년부터 급증한 LP판 판매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오히려 옛것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최근 유행했던 레트로, 뉴트로 움직임도
그중 하나죠. 이들은 흔히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단어로 통칭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또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던 이들에겐 새로움을 전달하며 여기저기서 ‘아날로그 감성’을 담는 시도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아날로그 감성 열풍 속에서 역사 속으로 쉽게 사라질 뻔한 다양한 가치들이 되살아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움직임에 앞장서 과거의 가치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배달의 민족’이죠
배민은 8년 전부터 다양한 도시의 글자들을 탐험하며 과거의 것들을 ‘도시’에서 찾고자 했어요. 도시는 때로 빠르게 성장하기도 하고 동시에 빠르게 쇠퇴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가장 최신의 것과 가장 아날로그한 것들이 공존하기도 하죠. 배민이 집중한 도시는 바로 을지로였습니다. 을지로는 서울 많은 도시 중 구도심을 동서로 가르는 다섯개의 길중 하나인데요
사실 을지로는 상업지구로 서울 도심의 발전에 성장하다가 점차 그 성장이 느려진 곳이에요.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며 발전해 온 을지로엔 그 곳만의 감성이 가득 묻어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을지로의 아날로그한 풍경에 매료된 젊은이들이 몰려들며 을지로는 다시 떠오르고 있죠. 배민은 오래 전부터 그 곳을 지켜온 을지로 장인들을 조명했어요

그들의 용모와 자태, 그리고 일터 공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며 오늘 우리 도시의 얼굴을 바라본 것이죠
그리고 이를 사진전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전시를 통해 공개된 모든 사진은 아날로그 방식의 필름 카메라로 작업했다고 해요

이번 전시의 모든 사진은 사진작가 MJ KIM의 작품인데요.을지로 장인들의 진짜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수 개월간 을지로에 머문 MJ KIM 작가는 철공소 장인이 매일같이 직접 손으로 쇠를 깎고, 흙을 모아 주물을 만드는 작업 과정을 보고 촬영 기법 역시 아날로그로 접근했다고 합니다

아날로그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들을 삭제하기 어렵죠. 필름의 불편함과 투박함은 때로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 인생은 마치 필름카메라처럼 잘 나온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 모든 순간이 겹겹이 쌓여있는 모습을 합니다

MJ KIM 작가는 이것이 을지로의 지나온 시간들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고 해요

그렇게 필름 카메라로 이번 전시의 모든 사진들을 촬영했죠. 저도 전시에 방문해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담긴 사진들을 보고 왔는데요

전시에는 사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했어요. 제가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전시는 크게 3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었어요. MJ KIM 작가가 필름카메라로 찍은 을지로 장인들의 사진이 전시된 공간과 100년 가까이 된 대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 공간, 그리고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죠

우선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번 전시의 모티브가 되는 문장을 볼 수 있어요. ‘누가 뭐래도 여기 을지로는 아날로그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세월도 품는다’는 말이 인상적인데요
이 말은 이번 사진전에서도 만나뵐 수 있는 창신조각의 임창수 사장님이 남긴 말이라고 해요. 여기 이 ‘기계’는 실제 을지로의 간판을 따온 것인데요. 세월이 묻어나는 간판을 실제로 보니 전시 초입부터 기대감이 막 생기더라고요

이 글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됩니다. 을지로 장인분들과 그들이 일하는 공간을 함께 담아낸 사진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사진들은 10가지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어요

간판, 기계, 밥심, 밀링, 만물상, 장인, 인간미, 짝꿍, 자부심, 핏줄

각각의 키워드는 모두 MJ KIM 작가와 배민팀이 을지로에서 수 개월간 지내며 을지로를 이루는 것들을 10가지를 선정한 것이라고 해요. 각각 키워드에 맞는 스토리텔링도 전시 캡션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캡션들은 일반적인 전시 캡션과 달리 굉장히 위트 있었어요. 을지로 장인 분들과의 대화에서 발췌한 말들을 인용한 것인데요

짧은 한두마디의 문장 만으로도 이 분들이 하는 일과 지내온 시간들이 느껴지면서 사진에 대한 이해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여기서 인상깊었던 작품은 바로 이 두 사진이었어요

바로, 이번 전시의 모티브가 된 목형을 다루는 장인분과 주물을 다루는 장인분의 사진인데요. 이 두분은 30년 가까이를 함께 일해 오면서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 뭘 원하는 지 안다고 해요
이름이 아닌, 각자 하는 일로 서로를 불러 “어이 주물씨"하면 “왜 목형씨"하고 대답한다고 하는데요 재밌게도 이 대화는 이번 전시의 제목이 되었답니다

전시장에는 이 두분이 함께 만든 의자도 놓여있었어요. 그 의자에 앉아 두분의 사진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져들게 되었답니다. 을지로의 장인 분들 사진을 만나고 나면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펼쳐져요

백년 가까이 된 대형 카메라에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촬영한 장인의 인물사진들인데요. 시간이 지날 수록 빛이 바래지고, 인물의 상도 조금씩 사라지는 효과는 을지로 장인들의 외면과 내면을 강인하면서도 부드럽게 드러내는 모습입니다

검은 공간에 세월이 느껴지는 사진들을 보니 경외감과 압도감도 느껴지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장인 분의 이야기에 웃음을 짓게 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커튼을 지나 마지막 구역으로 들어가면 마치 작은 극장같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 공간에서는 을지로 장인 분들의 보다 자세한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어요. 5분 내외의 길지 않은 영상을 통해 사진으로 본 장인분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접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전시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그 분위기는 어땠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마치 그 현장에 제가 들어가 있는 듯한 생생함도 느껴졌답니다. 여담으로는 영상 편집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 파트에서는 도록도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요. 저도 한권 가져와서 읽어보았는데요. 어떻게 전시가 만들어졌는 지 을지로 장인분들과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등 보다 자세한 스토리를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번 전시의 특히 좋았던 점은 바로 ‘굿즈샵'이었어요. 전시를 보고 나오면서 꼭 들르게 되는 굿즈샵 대부분 전시 작품을 활용한 굿즈들을 팔곤 하는데요

이 곳의 굿즈샵은 조금 달랐습니다. 전시 속 모든 요소가 장인분들의 손길로 이루어졌듯 굿즈 역시 장인분들의 손길이 맞닿아 있어요

사진전에 등장한 장인분들이 직접 제작한 굿즈들이었죠. 작은 배지들부터 한정판 은수저와 쟁반까지! 굿즈샵에 있는 스크린을 통해 제작 과정까지 접할 수 있었답니다

전시에서 접한 을지로 공업소의 장인이 직접 만든 굿즈라고 하니 더 구매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이 외에도 장인 분들이 주로 사용하는 도구를 굿즈화 한것도 재밌었어요

줄자를 모티브로 한 마스킹 테이프
사각 연필
목장갑 등

곳곳에서 이번 전시 속 요소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전시는 종료되었지만, 배민에서 을지로 사진전을 못보신 분들을 위해 따로 설명 영상을 만들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확인해보세요!
자- 이렇게 오늘은 배민과 엠제이킴 작가가 함께한 사진전,
<어이 주물씨, 왜 목형씨>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아날로그한 감성이 숨쉬는 을지로 그리고 그곳의 오랜 역사를 지켜온 장인들의 사진전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앞으로도 저희 널 위한 문화예술은 여러분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새로운 전시 리뷰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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