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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이 데이트하던 방식ㄷㄷ

조회수 2020. 3. 11.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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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 왕실의 결혼부터 로맨스의 탄생 그리고 길거리 데이트의 탄생까지!
그리고 비혼과 폴리아모리, 데이트 어플
여러분, 최근에 데이트 언제 해보셨어요?
데이트:
서로에게 애정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무언가를 하는 것
함께 길을 거닐거나, 밥을 먹거나, 공연을 보기도 하죠!

우리는 이걸 통틀어 ‘데이트’라고 불러요.
그런데 사실 데이트는, 최근에 생겨난 발명품이에요.
그림을 통해 보는 그 시대의 진짜 모습.
'붓스타그램'
오늘의 주제는 <데이트>입니다.
이 그림은 1483년에 있었던 결혼식 장면을 그린 겁니다.
신랑은 열세 살의 프랑스 왕자 샤를.
신부는?
어디있죠?

아, 여기 있네요.
세 살 된 오스트리아 공주, 마르가레테입니다.
거추장스러운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랑의 뒤를 졸졸 따라가고 있어요.

오늘날로 치면 남자 중학생과 유치원생 여자아이가 결혼한 셈인데요.
이들은 왜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걸까요?
당연히 이들의 의지가 아니었어요.
이들 부모의 결정이었죠.

이걸 이해하려면 시대적 배경을 살펴봐야 해요.
당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부르고뉴 공국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경쟁이 심해져 전쟁까지 일어나면 어쩌지?’
양국 왕실은 그렇게까지 되고 싶진 않았고, 그들의 자녀를 결혼시켜 화해하려 했죠.
이는 중세 유럽의 결혼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예요.

결혼은 무엇보다도 가문의 이익이 우선시되었고,
그렇기만 하다면 당사자들의 감정은 문제되지 않았죠.
설령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해도요.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이런 시대에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는 상대와 데이트를 한다?
이건 보통 사람들에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로맨틱한 감정 없이 치러진 결혼이 행복할 리 없었어요.
또 사랑의 불꽃은 억누른다고 눌러지는 게 아니다 보니, 고통받는 연인들은 늘 있었죠.
프라고나르의 ‘추억’
여인의 얼굴은 걱정이 가득한데요.
나무에 기대어 무언갈 새기고 있어요.

알파벳 S,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이 여인의 이름은 쥘리입니다.

1761년 출간된 연애소설
《누벨 엘로이즈》의 주인공이죠.
《누벨 엘로이즈》는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가 썼어요.
이 소설은 출간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어 19세기 이전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됩니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열광했을까요?
소설의 내용은 이래요.
귀족 가문의 여성이었던 쥘리(Julie)
그녀는 평민 남성이었던 생 프뤼(Saint-Preux)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쥘리의 부모는 생 프뤼와의 결혼을 반대했고,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죽기 직전에 쥘리는 생 프뤼에게 이렇게 고백해요.
언제까지나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었다고.

그림 속 쥘리가 나무에 새기고 있는 글자는 생 프뤼의 이니셜이었습니다.

잊으려 했지만 잊을 수 없던 그 이름을 나무에 새기고 있는 거예요.
루소는 이 소설을 통해 이렇게 주장하려 했어요.

“우리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다”
“우리의 파트너가 될 대상은 우리 스스로 고를 수 있다”

소설의 엄청난 흥행은 루소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걸 보여주죠.
개인이 자유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결혼 상대를 고르는 것.

데이트의 시작이었습니다.
19세기에 데이트 문화는 본격적으로 꽃을 피웁니다.

이들은 어떻게 데이트를 했을까요?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좀 심심했어요.
남자가 여자의 집을 방문했고,
그들은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거나,
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죠.
외출이래봐야 함께 정원을 거니는 것 정도가 전부였어요.
그런데 사실 이런 방식의 데이트는요
중산층 이상만 할 수 있는 거였어요.

도시 빈민가에 살던 노동자들 입장에선
누군가를 집으로 초대한다?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때문에 이들은 집 대신 밖에서 만났습니다.
1920년대 이후부터는 중산층 젊은이들도 부모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길거리 데이트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길거리 데이트는 오늘날까지도
가장 보편적인 데이트 방식이 되었죠.

그러면서 데이트의 의미도 조금 변하죠.
집안과 달리 길거리에서 만난다는 건요,
머물 장소나 먹을 음식을 끊임없이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어요.
영화관 같은 소비 공간이 새로운 데이트 장소가 되어주었고,
데이트는 두 사람의 자유로운 만남인 동시에
무언가를 소비하는 행위와 강력하게 연결됩니다.
부모가 결혼 상대를 정해주던 것에서, 개인이 자유연애를 하며 결혼 상대를 찾는 것으로 결혼의 정의가 바뀌고
‘데이트’라는 개념이 새로 생겨났어요.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방식은
계속해서 변해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죠.
최근에는 데이트는 하되 결혼은 하지 않는 '비혼주의자'도 늘고 있어요.
결혼 대신 동거를 하는 커플도 많구요.

또 여러 사람과 동시에 사귀는 ‘폴리아모리’라는 개념도
조금씩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좀 의미심장한 변화도 있어요.
2020년대는 인공지능 시대로 예상되는데요.
인공지능이 나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내게 최적인 파트너를 추천해준다면?

여러분은 그 파트너와 사귀실 건가요?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일 거예요.
최근 몇 년 사이 유행하는 데이트 어플은 이런 조짐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앞으로 우리는요
부모의 선택도, 나의 의지도 아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파트너를 선택하게 될지도 몰라요.
흥미로운 상상이긴 하지만,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사랑을 하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그림을 통해 보는 과거의 SNS
붓스타그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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