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임산부가 직접 조각한 자화상?

조회수 2019. 1. 23. 10: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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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을 둘러싼 논쟁들
선사시대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알려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
구석기 시대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평가받으며 ‘비너스 상’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이에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이 있습니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이 사실, 임신한 여성이 '스스로'를 조각한 것이라는 가설이죠!
미국의 미술사학자 ‘르로이 맥더모트’는 실제 임신한 여성이 위에서 스스로 몸을 바라본 모습과 작품을 위에서 바라볼 때의 모습을 비교했는데요.

이 모습이 꽤나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가설을 세웠죠.
더불어 눈에서 가장 먼 ‘발’이 실제보다 매우 작게 묘사됐다는 점,
타인을 관찰할 때 강한 단서를 주는 ‘얼굴’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가설 제시 이후, 다양한 갑론을박이 이어졌죠.

사진이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근거를 세우긴 어렵다는 비판과 같은 가설로 동시대 작품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는데요.
출처: 정흥섭 인터뷰 '<혼자를 위한 미술사> 저자'
이러한 논쟁에 대해, 정흥섭 작가는 "예술사 속 예술가들은 이미 생을 달리했고 그들에게 직접적인 팩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출처: 정흥섭 인터뷰 '<혼자를 위한 미술사> 저자'
"예술 작품은 어떤 종지부를 찍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생각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이 열리는 그 출발점이 예술작품이 아닐까?" 라고 이야기했죠.
이런 사례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말고도 많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밀레의 <만종>이라는 작품역시, 다양한 해석이 오갔는데요.
수확물을 걷고 감사 기도를 드리는 두 농부의 모습이 석양 가운데 펼쳐지며, 평화로운 전원 풍경으로 밀레가 묘사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달리는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놓습니다.

"바구니가 사실은 질병으로 인해 죽은 그 두 부부의 자식이며,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 장면이다"
출처: 정흥섭 인터뷰 '<혼자를 위한 미술사> 저자'
정흥섭 작가는 이와 관련해

"어떤 예술가의 삶과 그의 예술작품을 두고 신랄한 논쟁이 벌어졌단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의가 있고, 그게 예술의 보다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라고 말했습니다.
예술작품은 당대의 상황과 시대정신의 교차점입니다. 그 시대가 중시하고 또는 충돌하는 가치 속에서 작품은 탄생하죠.

따라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감추고 하나의 맥락만을 전달하는 것은 그 시대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독일의 작가 니콜레 체프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 미술은 우리 시대의 희생양이 됐다. 미술관련 기관은 우리와 우리의 감각을 깨우는 대신 우리가 미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지 규정해버린다.”
예술의 본질은 새로운 감각을 깨우는 데 있습니다.

만약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이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한가지 답에만 머무른다면, 결국 예술은 죽어버린 것과 다름 없습니다.

다양한 관점의 교차점으로서
 예술을 고민하고,

이를 교류하며 같이 즐기는 데서
예술은 가장 강한 생명력을 
가질지 모릅니다.

밀레니얼을 위한 문화예술 놀이터,
널 위한 문화예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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