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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무대에 앉힌 가족 안식처 양평 주택 케렌시아

조회수 2021. 3. 15.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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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철근콘크리트조 주택

양평 주택을 구상할 때 자연을 품은 공간이라는 명제에서 시작했을 뿐 다른 그림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건축물의 구성은 단층으로 펼쳐놓았다. 거대한 콘크리트 지붕 아래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유리로 구성된 커튼월 프레임이 자리하고 있으며, 활짝 열려진 창호 사이로 마루에서 데크로 나갈 수 있다. 케렌시아는 제25회 경기도 건축문화상 주거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김호현(더이레츠 대표) | 사진 제임스정(현대건축사) 

대문에서 보이는 앞동과 뒷동의 전경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양평군 회현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2,070㎡(626.18평)

건축면적 194.73㎡(58.91평)

건폐율 9.4%

연면적 173.50㎡(52.48평)

용적률 8.38%

설계기간 2017년~2018년

공사기간 2018년~2019년

설계·시공 더이레츠  

 02-3144-2587 http://theerets.com

인테리어 샐러드보울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징크패널

 벽 - 노출콘크리트 위 칼라스테인, 스타코플랙스

 데크 - 합성목재

내부마감 천장 - 페인트, 도배

 벽 - 페인트, 노출콘크리트, 도배

 바닥 - 원목마루

단열재 지붕 - 비드법단열재

 외단열 - 비드법단열재

 내단열 - 비드법단열재

창호 알루미늄창호, PVC창호

양평군 회현리 논밭이 펼쳐진 길을 가다가 언덕을 올라가면 한 단위의 마을이 있다. 대지는 그 마을 초입에 자리한다. 언덕 형상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마치 뱃머리의 모습을 띠고 있다. 대지에서 바라다 보이는 주변 근경에는 건축물이 없다. 원경으로는 소의 허리처럼 구부러진 산세가 아주 길게 펼쳐져 있다. 전원의 풍경과 여유를 즐기고 싶은 건축주 부부는 아이와 함께 써내려갈 추억의 장소로 이 곳을 선택, 우리에게 건축물에 대한 설계와 시공을 의뢰했다.

현관에 들어서면 전창을 통해 건너편 마당을 볼 수 있다.
거실에서 뒷동으로 이어지는 복도위로 보이는 천장과 벽면 사이 창호가 특징이다.

이 곳에서 우리는 건축주 가족이 무엇을 써내려가게 될까를 고민하다 보니, 건축물의 형상과 구성보다는 자연을 배경 삼은 작은 무대에서 가족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도심에서의 주인공은 많은 조연들이 함께 하는 구성이지만, 이곳에서는 자연이라는 무대에서 가족 모노드라마가 연출될 것이다

송판노출콘크리트가 외부에서 내부로 이어져있다.
주방 전경.
간결하고 유니크한 건축물

건축물은 복잡하지 않다. 주변의 어떤 건축물과도 유사하지 않다. 우리가 구상한 것은 자연을 품은 공간이라는 명제에서 시작했을 뿐 다른 그림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오랜 시간 습득된

훈련으로 대지를 처음 만났을 때 받은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고 스케치하곤 하는데, 양평 주택의 첫 스케치는 수평선을 긋는 것에서 시작됐다. 언덕을 그리고 시야가 열려진 곳에 자리한 공간에 비, 바람,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을 만드는 장치가 첫 시작이었다. 그렇게 건축의 시작점을 정하고, 과거 건축가들의 생각을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졌다.

거실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양개형 슬라이딩문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프레임을 없애고 풍경을 담았다.

미스 반 데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필립 존슨Philip Johnson, 캄포바에자Alberto Campo Baeza 등 건축물을 자연에 담아내고자 했던 과거의 건축가들의 작품 속에서 비슷한 생각들을 발견했다. “Less is more(적은 것이 더 많다)”라는 미스 반 데 로에의 말처럼, 우리는 구조의 형태에서 그것을 적용해 최대한 간결하게 그리고 구조의 치수가 보이도록 노력했다. 단열, 방수 등 현실적으로 구조물 위에 덧붙여지는 형식들을 감춰내어 구조가 드러나도록 표현한 방식들이 그러한 것이다.

다운욕조가 있는 화장실은 마이크로토핑으로 마감하였다.
하나로 연결된 두 개의 건축물

건축물의 구성은 단층으로 펼쳐놓았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두 개의 건축물은, 출입구로 들어가면서 연결돼 하나를 이룬다. 거실과 주방이 자리하고 있는 앞쪽 건축물은 8개의 기둥이 얇고 긴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형상이다. 기둥 사이에 연결된 보girder를 역보로 형식을 바꾸어, 지붕의 바닥면을 플랫하게 연결되도록 했다. 이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기 위함으로 콘크리트를 노출시켜 표현했다.

거대한 콘크리트 지붕 아래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유리로 구성된 커튼월 프레임이 자리하고 있으며, 활짝 열려진 창호 사이로 마루에서 데크로 나갈 수 있다. 길게 드리워진 처마 아래 데크 공간을 두었는데, 대지 레벨을 따라 두 단으로 만들어진 데크는 길게 뻗은 처마와 함께 뱃머리 같은 대지 안에서 조타실 같은 건물의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앞동과 뒷동을 이어주는 현관
4개의 기둥 중 1개를 밖으로 두어 내부공간의 활용성을 높였다.
재미있는 몇 가지 시도

거실 공간의 활용과 콘셉트를 표현하기 위해 몇 가지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았다. 내부에 있는 기둥 3개 중 1개를 외부로 밀어낸 것, 뒷동을 가리고 공간의 쓰임새를 위해 커튼월 중 일부를 낮은 벽으로 만든 것, 내부의 개방감을 위해 창호의 경우 바닥에서 천장까지 전체를 열 수 있도록 한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지붕이 온전히 기둥에만 의지하며 부유하고 있는 형상을 그대로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열주와 처마는 한국의 전통 건축물인 누각을 떠올릴 수 있는데, 세 가지 시도들은 내외부 공간을 흐려지게 하고자 한 장치들이다.

노출콘크리트 기둥이 있는 처마와 데크

침실과 화장실 등 사적인 공간은 뒷동에 자리한다. 경제성을 위해 경량철골과 ALC 블럭으로 이뤄진 뒷동은 다소 소박하고 단순한 형태로 이뤄져있다. 그 중 전체 규모에 비해 욕실이 큰 것이 특징인데, 욕조를 바닥에서 다운시켜 시야적으로 넓어 보이고, 벽과 바닥이 일체형 제품으로 마감돼 단순하게 정리됐다. 더불어 욕조에서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데크가 있어 더 나은 쉼과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 두개의 공간을 연결하는 현관과 복도가 있다. 연결되는 공간은 앞동과 뒷동보다 층고를 낮게 하여 두 매스가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임을 내외부에서 보여주도록 했다.

대지 레벨을 따라 두단으로 이어진 데크와 길게 뻗은 처마
마당에서 보이는 서로 다른 형태의 앞동과 뒷동
멋진 공연을 만들며 나누기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Hanna House’를 다녀온 적이 있다. 건축주와 건축가가 주고받은 편지들을 읽어 보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나의 가족들이 성장하게 되고, 집이 변화되어가는 과정에서 건축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변화된 모습을 알려주는 편지글을 보며, 주택과 건축가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양평 주택을 설계하고 시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인생이라는 무대에 배경을 그려 냈다면, 그 주인공들이 시간이라는 콘티 안에서 쌓여가는 추억의 장면들을 만들어가고, 삶과 자연의 주인공으로서 멋진 공연을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모습을 그려본다.

김호현(더이레츠 대표)

1975년 서울 출생으로, 2001년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졸업전시회에서 ‘동문회장상’을 수상하였다. 졸업 후 10년간 예천건축의 천근우 소장으로부터 수학하며 경험을 쌓았고, 2012년 더이레츠 건축가 그룹을 개소했다. 2008년 인천시 서구 「아름다운 서구 건축물」 최우수상, 2009년 충청남도 건축상 우수상, 2019년 한국건축가협회와 국제건축가연맹(UIA)주관 ‘올해의 건축가100인 국제전’ 선정, 2020년 제25회 경기도 건축문화상 주거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02-3144-2587 http://theere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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