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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담는 19평형 오각형 주택

조회수 2020. 11. 1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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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Plan

이 세상에 사각형 건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각형도, 오각형도, 또 원형의 건물도 있다. 이 가운데 외관이 삼각형인 주택은 종종 보지만, 오각형 주택은 드물다(오래된 통나무주택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형태다).


이제 5인 가족도 흔한 가족 구성이 아니다. 5인 가족이 살 만한 집을 어떻게 디자인할 수 있을까?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다섯 명을 위한 오각형 집 … 어림짐작으로 생각을 시작해봤다. 짐작한 대로 한정된 규모에서 집을 더 이상 키울 수 없다. 과정들을 짚어 보면 가족 구성원 수와 주머니 사정은 반비례한다. 그래서 청빈하게 생각을 다잡는다.


김동희(건축사사무소 KDDH 소장) 02-2051-1677

kddh@kddh.kr www.kddh.co.kr

HOUSE PLAN 

정사각형 바닥면적 5.5m × 5.5m

원형지름 10.8m

연면적 63.77㎡(19.30평)

침실 19.00㎡(5.75평)

욕실과 간이 책상 10.79㎡(3.26평)

주방과 현관 14.18㎡(4.29평)

식탁 7.50㎡(2.26평)

거실 12.30㎡(3.72평)

가족 구성원에게 맞춘 기능과 형태

가능한 1층이 크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직사각형보다 정사각형에서 동쪽으로 툭 튀어나오는 형태는 확장된 공간을 느끼게 한다. 거실과 주방, 식당이 한 공간에 있으면서 각기 영역을 구분해야 한다. 오각형이 만들어지도록 삼각형으로 뾰족하게 내민 부분이 중심을 잡고 거실 구실을 할 것이다. 

거실에 세 딸을 위한 피아노 연습 공간과 컴퓨터 책상 공간이 별도로 존재한다. 계단 하부에 보일러실도 있다. 주방과 가까운 곳에 보조주방을 겸한 다용도실도 있다. 현관에 앉아서 신발 끈을 묶을 공간뿐만 아니라 겨울철에 외투를 걸어 둘 공간도 있다. 심지어 그 외벽에 마당에서 사용하던 도구들을 둘 만한 외부 창고도 붙어 있다. 주방 창을 통해 외부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방으로 시야가 열린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주방에서 주부는 큰 배의 조종실에서 주변 상황을 다 파악하듯 가족의 움직임을 감지하기 쉬워야 한다. 

삶을 담는 오각형 주택을 단 한 순간이라도 편하게 서로를 맞이하게 만들고 싶었다.2층으로 가는 길은 외벽면의 한 부분을 평행하게 따라 올라간다. 계단은 망망대해를 운행하는 큰 배의 갑판에서 각자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길인 셈이다. 배에서는 밑으로 내려가지만, 오각형 주택에서는 위로 올라간다. 다섯 명의 가족은 4개의 방을 사용한다. 같은 평면에 4개의 방은 꼭 기숙사처럼 보일 것이다.


1층을 다시 상상해 보면 천장이 평평하면 평범하면서 재미없을 것 같다. 바닥면적이 평면적으로 넓게만 펼쳐질수록 어색한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2층에 1층을 위해 각 방에 단 차이가 생겨났다. 첫째 방과 둘째, 셋째 방은 3단, 셋째 방과 넷째 방도 3단의 계단이 생긴다. 빙글빙글 공간을 돌아 꼭대기로 올라가는 느낌이다. 넷째 방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다락방이 나온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모든 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화장실은 아래쪽에 하나, 위쪽에 하나가 있고 위쪽 화장실에 드레스룸도 함께 계획했다.오각형은 태생적으로 삼각형과 잘 어울린다. 그래서 계단실이 삼각형이라는 것이 특별히 모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러움마저 느껴진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방의 출입구는 삼각형의 모서리를 가지고 있다. 삼각형과 오각형의 조합으로 이뤄진 주택이다.


더구나 계단을 조금씩 올라가는 공간 구성이기 때문에 1층 천장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이다. 주방 쪽 천장이 조끔씩 올라가다가 1층 거실 쪽 뾰족한 부분에서 최고로 높은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꼭짓점으로 시야도 열리고 공간도 높아지는 형상이다.

오각형 주택은 기능과 형태를 가족 구성원과 일치시키고 단점보다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만들어진다.


건축사는 거주자의 삶을 배려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명감을 가지지 않고서야 어떻게 함부로 자기식대로 디자인하며 거주자의 삶을 구속시킬 수 있겠는가. 오히려 평범한 형태에 길들여지며 디자인이 공사비만 올린다는 오해만 갖게 된 것은 아닐지 자문해본다. 최근에 공개된 ‘깨소금 하우스’만 하더라도 형태가 주는 삶의 질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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