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풍광이 실내에 그대로, 칠곡 순순재

조회수 2020. 9. 17. 10: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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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전원주택

경북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에 자리한 주택. 건축주 부부의 이름에서 ‘순’자를 가져와 당호를 순순재淳舜齋로 지었다. 원형으로 된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면 넓은 공간이 나오는 개념으로, 태극 모양과 한의학에서 뻗어나가는 기운을 상징하는 생발지기生發之氣를 구현했다. 

글 사진 박창배 기자 | 취재협조 SMA코리아

HOUSE NOTE 

DATA

위치 경북 칠곡군 동명면

지역/지구 생산관리지역, 가축사육제한구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벽식)

대지면적 826.00㎡(249.87평)

건축면적 148.15㎡(44.82평)

건폐율 17.94%

연면적 174.88㎡(52.90평)

 1층 148.15㎡(44.82평)

 2층 26.73㎡ (8.09평)

 다락 13.08㎡(3.96평)

용적률 21.17%

설계기간 2016년 11월~2018년 1월

공사기간 2018년 2월~2019년 3월

설계 SMA 신사쿠 무네모토Shinsaku MUNEMOTO,

 SMA Korea 053-427-1979 www.smao.jp,

 CTA

구조설계 ㈜프라임구조

시공 세움종합건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스타코

  벽 - 스타코, 알루미늄 루버

  데크 - 친환경 합성목 데크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위 친환경페인트, 벽지

  벽 - 석고보드 위 친환경페인트, 벽지

  바닥 - 온돌마루

계단실

  디딤판 - T24 미송집성목

  난간 - T9 스틸바 + Φ9 스틸환봉(도장)

단열재

  지붕 - T180 단열재

  벽 - T100 단열재 가등급,

        열 반사 단열재(슈퍼온도리)

창호 외부: 필로브 AL단열창, 내부: 합성수지문

현관 출입문 필로단열 도어 주문제작

조명 거실, 화장실, 부엌: 다운라이트 매입등

 복도: 다운라이트 갤러리등, 간접등

 외부: 직부등, 지중등

주방기구 자체제작

 무늬목가구: 오크 천연 무늬목위 무광라커

                  2회 스프레이 도포

 백색도장 가구: 국산도료로 도장

위생기구 대림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대성쎌틱에너시스)

5도2촌이 각광을 받고 있다. 5일은 도심에서 2일은 시골에서 보내는 것으로, 주중엔 도심에서 일하고 주말엔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전원에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전원으로 가자니 일과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또 막상 환상을 갖고 전원으로 갔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도심과 전원생활을 병행하는 것이다.

현관에서 바라 본 북측 외부 주차장.
현관 입구에서 식당을 바라 본 전경.
식당과 중정.
식당과 외부 데크.

5도2촌으로 전원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건축주 부부. 시작은 남편으로부터 비롯됐다.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남편은 주말만이라도 한적하고 풍광 좋은 곳에서 보내기를 바랐다. 소싯적 외가가 있는 팔공산 기슭아래에서 놀던 시절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로 시골에 대한 향수가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그리움이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아내는 줄곧 도시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전원주택을 짓자’고 하면 당연히 반대할 줄 알았다는 것. 자신의 생각이 기우였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남편이 말을 꺼내자, 아내는 인적이 드문 외진 곳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흔쾌히 동의했다. 이후 부부는 주말마다 집을 보러 다녔다고.


“처음엔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괜히 나오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 지어진 집을 살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매물로 나온 많은 집 중에는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집을 짓기로 마음을 바꿨어요.”

현관 입구에서 거실로 바라보는 복도(건축주 취미사진 작품 갤러리).
거실에서 서측을 바라본 모습.
거실에서 남측으로 바라본 전경.
거실에서 화장실 및 욕실.
태극 모양과 뻗어나가는 기운 상징

부부는 2년 동안 팔공산 주변부터 청도, 경산 등의 일대를 다니며 다양한 집과 부지를 보다보니 나름대로 기준이 생겼다고 한다. 현재 살고 있는 대구 집에서 너무 멀지 않고, 차로 수월하게 다닐 수 있고, 인적이 드물지 않은 곳에 집을 짓기로 했다.


부지는 공인중개사의 소개로 만났다. 팔공산 등산로 길가 남북으로 길쭉한 모양의 전田이었는데, 북쪽으로는 팔공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도 산 조망이 좋고 동서로는 전원 풍경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망설이다가 놓칠세라 바로 구입하고 집 지을 준비에 나섰다. 집을 지을 거라고 하자 친척들과 지인들이 한 마디씩 거들었단다. 그 중 ‘집짓다가 괜한 고생을 할 수 있으니 좋은 업체를 만나는 게 관건이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서두르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충분히 생각하면서 천천히 짓기로 했어요. 틈나는 대로 타 지방과 수도권을 오가며 업체를 방문해 상담받았어요. 하지만 느낌이 와 닿는 곳이 없었어요. 그러던 중 아내의 언니를 통해 SMA코리아 전태우 대표디자이너(이하 전 대표)를 만났는데, 첫 만남에서 느낌이 왔어요. 전 대표가 제시한 샘플 주택을 보자 ‘바로 이거다!’ 싶었거든요.”

안방.
안방전용 욕실.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노천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욕실.

처음부터 전 대표와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부부는 어떤 집을 원하고, 집에서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대화로 이어갔다고 한다. 아내는 두 가지를 원했다. 중정이 있고, 주방과 거실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었다. 남편은 집에 동양학적 의미를 담고 싶었다. 태극 모양과 뻗어나가는 기운의 생발지기生發之氣를 주택에 구현하는 것이었다.

2층 게스트 룸으로 향하는 계단.
게스트 룸 전용 욕실.
2층 테라스에서 남측으로 바라본 외경.
주말용에서 상주용으로 변경

SMA 본사 신사쿠 무네모토 대표디자이너와 SMA Korea 전태우 대표디자이너는 부부의 생각을 최대한 집에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디자인하기 너무 좋은 부지였어요. 대지가 길쭉하고 경사지고 길가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 원형 디자인 샘플로 출발했는데, 건축주 부부는 매우 흡족해하셨어요. 한 달에 한번 이상 미팅을 하면서 설계 방향을 잡아나갔는데, 설계를 완성하기까지 1년이 걸렸어요.”

식당 데크에서 바라본 중정.
남측 텃 밭으로 차량 진입이 가능한 서측 도로.
거실 동측 데크에서 바라본 본채.
거실 서측 데크에서 바라본 남측.

부부는 30평 미만으로 작게 지으려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규모가 점점 커졌다고 한다. 주말 주택에서 은퇴 후 거주할 곳으로 바뀌었고, 구조도 처음엔 목조주택으로 생각했지만, 원하는 모양을 구현하려다 보니 철근콘크리트조로 바뀌었고, 창호도 단열이 잘 되는 고급제품으로 변경했다. 


부부는 전원주택을 짓기로 마음을 먹고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한다.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눈이 즐겁고 마음이 편해요. 집안에서도 바깥 풍광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거든요.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전원주택을 짓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곳에서 휴가를 보낸 것처럼 잘 보냈으니까요. 은퇴 후엔 아예 이곳에서 지낼 생각이에요.”

북측에서 바라본 현관과 주차장.
남측에서 바라본 거실과 2층 게스트 룸.
남서측에서 바라본 전경.
북서측에서 바라본 전경.
ARCHITECT CONCEPT
공간 체험 증폭시키는 망원경적 공간체
SMA 본사 신사쿠 무네모토Shinsaku MUNEMOTO 대표디자이너 & SMA Korea 전태우 대표디자이너

눈앞에 있는 자연의 파노라마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건축이란 어떤 것일까?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져 있어도 주거에는 내외를 구분하는 물리적인 환경이 필요하다. 한국의 겨울은 혹독한 추위를 제어하기 위한 경계를 확보하고 있지만, 그 경계를 단절하지 않고 오히려 바깥으로 확장되는, 자연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경계를 창출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했다.


목표는 ‘망원경적 공간체望遠鏡的空間体’이다. 한국도 일본도 일반적인 방은 직선으로 구분한다. 직선을 대신해 두 개의 곡선을 대칭해 점으로 만나는 공간이 잘록하게 만나서 이어지게 했다. 이 공간의 잘록함은 단순하게 공간들을 잇는 것뿐만 아니라, 곡면과 곡면의 사이를 나아가며 다음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하게한다. 이러한 공간을 빠져나가면서 서서히 보여지는 자연에 보다 가까워진다. ‘망원경적 공간체’라는 이런 공간 체험을 증폭하고 반복시키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전체 구성으로서는, 대지의 입구에서부터 두개의 곡면이 마중을 나오는 듯이 했다. 다른 높이의 곡면에 의해 긴장감을 갖게 하고, 주택 내부로 자연스럽게 인도한다. 내부에서는 보이드 공간과 계단을 통해 벽의 높이가 서서히 변화하는 것을 느끼게 하고, 외부에서도 이 시원한 느낌이 잘 전개되는 곡면들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에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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