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료에서 건강을 찾다

조회수 2020. 6. 26.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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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한옥 전원주택

한옥은 매개체다.

오랜 세월을 지난 나무와 흙으로 지은 한옥은 자연과 인간의 삶을 잇는다. 세월이 녹아든 한옥의 묵직한 멋은 안정감을 주고 겉치레가 없어 소박한 외형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것이 한옥의 멋이다.

글과 사진. 백홍기

HOUSE NOTE

DATA  

위치 전남 광양시 옥곡면

건축구조 한옥

용도 제1종 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434.20㎡(131.57평)

건축면적 90.18㎡(27.32평)

연면적 164.58㎡(49.87평)

  1층 90.18㎡(27.32평)

  2층 54.60㎡(16.54평)

  기타 19.80㎡(6.00평)

건폐율 20.76%

용적률 37.90%

설계기간 2015년 3월 ~ 2015년 3월

공사기간 2015년 4월 ~ 2015년 9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세라믹 기와

  외벽 - 황토미장

내부마감 

  외벽 - 황토미장, 한지벽지, 편백루바

  천장 - 서까래 노출

  바닥 - 한지장판

  창호 - LG 시스템 창호

단열재 

  지붕 - 왕겨 숯 단열

  내단열 왕겨 숯 단열

주방기구 원목 맞춤 싱크대

난방기구 기름+화목보일러

시공 황토와나무소리 055-748-9581 www.황토와나무소리.com

남해 청정해역에서 밀려오는 바람을 마주하는 가야산은 남해를 품고 있어 요산요수(樂山樂水)의 산이라 불리며 산(山)사람에겐 더 없이 보석 같은 존재다. 건축주는 이러한 산을 평화로이 감상할 수 있게 누마루를 지어 담아냈다.

서까래와 쉽게 조립할 수 있는 모듈형식의 한지 바닥재가 어울린다. 창이 넓어도 만족스러운 단열성능을 제공하는 숯 단열층으로 적절한 온도와 쾌적한 공간을 유지한다.
주문 제작하는 싱크대의 장점은 기존 브랜드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다. 한옥 창살 무늬를 적용한 싱크대 상부장이 한옥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다.
띠살창으로 들어온 은은한 햇빛이 서까래를 드러낸 천정에 반사돼 방 안을 따뜻한 색감으로 채운다.
누마루로 나갈 수 있게 파티오도어를 설치한 온돌방. 여름엔 누마루에서 시원하게 겨울엔 온돌방에서 따뜻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름철 조망과 휴식을 위한 공간 누마루

살갗이 따갑기 시작한 6월 한낮. 옥곡 장터에 온갖 물건을 가득 짊어지고 온 사람들로 가득 찼다. 시장 옆 한적한 기찻길은 활기찬 시장 기운에 밀려 적막함이 느껴진다. 집은 시장과 직선으로 약 200m 거리에 새로 조성한 문화마을 단지 뒷산 바로 앞에 자리 잡았다. 지붕은 높이가 다른 창고, 방, 거실, 2층을 ㅡ자로 배치해 계단처럼 네 개의 단을 이뤄 경쾌한 모습이다.


대문에 들어서자 집의 완전한 형태를 마주한다. 묵직한 기둥으로 떠받들고 있는 2층이 당당하게 반긴다. 그 아래 누마루를 품고 있는 모습이 시선을 잡는다. 누마루는 지면에서 띄워 바닥이 습하지 않고 세 면이 틔어있어 바람이 잘 통한다. 한여름 휴식처로 유용한 공간이다. 보통 누마루는 다른 공간에서 빼내 지붕을 얹지만, 이 집은 2층 아래 공간을 활용했다. 시원하고 아늑한 누마루에 앉으면 멀리 가야산이 보인다. 

여러 명이 방문했을 때 이용하는 2층 가족실. 밝은 톤의 나무 마감재를 벽돌 패턴으로 붙여 리듬감을 주면서 공간이 한결 밝아졌다.
2층 자녀방이다. 창은 통풍이 원활하고 답답하지 않게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적절한 크기다. 사각형의 등박스는 평상시와 수면, 휴식에 알맞게 조도와 색감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설계도를 보면 다락으로 통하는 계단이 북쪽에 있던 걸 알 수 있다. 다락은 자주 사용하지 않을 걸 예상하고 버려지는 공간이 없도록 건축주 의견에 따라 접이식 사다리로 설치했다.
1층엔 화장실이 하나다. 세면대를 밖으로 빼내 편의성을 가미하고, 문을 추가해 뒷마당과 창고로 쉽게 이동하는 동선으로 완성했다.

넓고 많은 창, 뛰어난 단열

누마루에서 여유를 한껏 누리고 내부로 들어섰다. 거실이다. 1층 평면은 거실을 가운데 두고 양옆에 공간을 배치한 구조다. 남향으로 앉힌 집은 거실 동쪽에 누마루와 연결된 구들방과 주방이 있고, 북쪽에 계단, 서쪽에 안방과 위생공간을 배치해 거실을 감싼 구조다. 마당과 연결한 데크가 남쪽에 있으니 모든 동선은 거실에서 시작해 끝을 맺는다.


거실은 모든 공간과 연결되면서 분리된 공간이기도 하다. 주방도 문을 닫으면 다른 공간처럼 완전하게 독립된 별개의 공간이 된다. 1층에 하나만 마련한 화장실은 세면대를 밖으로 빼내고 집 뒤창고로 통하는 별개의 문을 만들어 편의성을 강조했다. 거실에서 한 바퀴 둘러보면 넓고 많은 창이 눈에 띈다. 창이 많으면 집 안을 환하게 밝히고 넓은 창은 시원한 조망을 제공하지만, 집의 단열 성능이 약해지는 단점이 있다.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니 창이 많은 게 좋다고 무턱대고 여기저기 뚫을 수 없다. 이처럼 넓고 많은 창이 있다는 건 단열을 무시하거나 단열에 자신 있다는 거다. 이 집은 후자에 속한다. 흙벽에 대나무 보강재로 틀을 만들고 내부에 단열재(왕겨, 숯, 기타)를 채운 후 양쪽에 외를 부착해 완성한 ‘전통단열외’의 단열성능이 우수해서다. 숯 단열층은 단열 성능을 높일 뿐만 아니라 탈취와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갖춰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2층을 앞으로 빼내 아름드리 나무기둥으로 떠받쳐 1층 현관에 포치 기능이 추가됐다. 또한, 넉넉한 공간을 활용해 누마루를 만들고 동선을 온돌방까지 연결해 공간의 변화와 다양성을 보여준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지은 집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이다. 나무와 흙, 대나무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만으로 쌓은 한옥은 새집증후군과는 거리가 멀다. 습도가 높은 여름엔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한 계절엔 머금은 습기를 내보내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뛰어나다. 생활도 편하다. 예전 생활방식 구조를 거둬내고 현대인 생활에 맞게 그리고 거주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평면을 구성해서다.


몸이 안 좋았던 건축주는 한옥의 장점에 반해 집을 지으리라 다짐할 때부터 이미 한옥으로 결정했다. 건축주는 부산 벡스코에서 황토와나무소리 견본주택을 보고 그 자리에서 구두계약 했다. 설계를 앞두고 대지를 둘러본 양재홍 대표는 가야산을 품은 주택을 상상했다. 설계는 단숨에 끝났다. 집은 양 대표의 노련함과 건축주의 치밀하고 꼼꼼함이 더해져 더욱 완전한 모습을 갖췄다. 완성한 집에 가구가 제 위치를 찾고 마당에는 수목이 단단하게 뿌리내렸다. 텃밭에는 싱싱한 생명이 경쟁하듯 나오기 시작했다. 모든 게 자리 잡았다. 그곳에서 건축주 가족은 산과 바람, 초목의 기운을 받아 활기찬 삶을 채우기 시작했다. 

계단처럼 단을 이룬 지붕의 모습이 여러 개 겹친 산 능선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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