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채 값, 울산 협소주택 사이 집

조회수 2020. 3. 31.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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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철근콘크리트 협소주택

수직 구조로 이루어진 협소주택은 건강하고 도전적인 사람들이 사는 주택이라는 울산 주택 건축주. 서른 살까지 협소주택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건물과 건물 사이 건축이 쉽지 않은 부지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목표에 달성한 그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글 사진 박창배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울산광역시 동구 방어동

지역/지구 일반상업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60.82㎡(18.40평)

건축면적 35.14㎡(10.60평)

건폐율 57.61%

연면적 175.20㎡(53.00평)

 1~5층 각각 35.14㎡(10.60평)

용적률 288.03%

설계기간 2017년 2월~2018년 2월

공사기간 2018년 4월~2019년 6월

건축비용 2억8000만 원(3.3㎡ 당 530만 원)

설계 토우건축사사무소 052-269-0086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스타코플렉스

  벽 - 스타코플렉스

내부마감

  천장 - 합지

  벽 - 합지

  바닥 - 시트(LG하우시스)

계단실

  디딤판 - 자작나무 합판

  난간 - 자작나무 합판

단열재

  지붕 - 미장, 우레탄 방수 마감

  외단열 - 스티로폼(100㎜ 비드법 단열재)

창호 알파칸 시스템 창호 로이 삼중유리

현관 기성도어

조명 LED 매입등, T5 간접조명

주방기구 제작

위생기구 한샘, 대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린나이)

꿈을 꾸고 목표를 세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행력. 울산 주택 건축주는 협소주택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5년 만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건축주는 두 살배기와 아직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가 있어 지금은 쉬고 있지만, 건축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해왔다. 직업 특성상 다양한 건축물과 공간을 접해 왔는데, 유독 협소주택에 눈길이 끌렀단다. 


“그냥 협소주택에 관심이 갔어요. 반드시 30세가 되기 전에 협소주택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시간이 날 때마다 관련 잡지를 보면서 자료를 모았고, 부동산 매물 정보를 눈여겨보면서 틈나는 대로 부지를 알아봤어요.”

3층 부부 공간 입구.
3층 부부 침실.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천장과 벽을 화이트 벽지로 마감했다.

건축주는 25세가 되던 해에 협소주택 자리로 적합한 부지를 발견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구옥이 앉혀져 있는 16평 정도의 부지였다. 망설이다가 놓칠세라 바로 매입했다. 그리고 건축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업체가 나서지 않았다고. 부지를 보고 나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는 것. 


“하루빨리 협소주택을 짓고 싶은 욕심에 너무 성급하게 부지를 마련했어요. 땅에 대한 안목이 부족했던 거죠. 건축 업체를 불려서 부지를 보여주면서 이곳에 건물을 지을 거라고 하자 고개를 흔들며 그냥 돌아가더군요. 집짓기에 너무 좋지 않은 부지였던 거죠.”

3층 부부침실에서 본 현관과 화장실. 따스한 느낌이 드는 자작나무 인테리어로 포인트를 줬다.
화이트 톤으로 산뜻한 느낌이 드는 3층 화장실과 화장대.
4층으로 가는 계단.
시행착오 반복하며 건축 진행

업체가 나서지 않다보니 직접 현장소장 역할을 하면서 건축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구옥을 허물고 3m 높이로 석축을 쌓았다. 부지가 이웃집과 맞닿아있어서 특히 토목공사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이웃집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공사를 진행했다.


토목공사를 하면서 설계를 같이 진행했다. 설계 과정에서도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수차례나 설계 변경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건축사사무소가 바뀌기도 했다. 애초엔 2층으로 계획을 했으나, 4인 가족이 생활하기에 좁을 것 같아서 3층으로 변경하고, 다시 4층으로 변경했다. 아이들이 자랐을 때를 생각하니 4층도 좁다는 생각에 5층으로 다시 변경했다. 2층은 건축주가 사무실로 쓰고, 3층은 부부 공간, 4층은 공용 공간, 5층은 아이들 공간으로 계획했다. 설계가 완성되기까지 1년이 걸렸다.


“협소주택은 동선계획을 잘 짜야 하더라고요. 자고나면 생각이 바뀔 정도로 고민하고 고민했어요. 집에 들어오면서 손발 씻고 옷 갈아입고 거실과 주방으로 가는 동선을 계획했죠. 아이들 공간과 부부 공간을 분리해 서로 독립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토목공사와 설계를 완성하기까지 1년이 걸렸어요.”

4층 입구에서 본 거실. 바닥재는 타일 느낌의 장판으로 공간감 있게 연출했다.
4층 거실에서 본 주방과 5층으로 가는 계단. 계단실도 자작나무로 시공했다.
주방 역시 화이트로 색상을 통일시켰다.

자금 조달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시공도 1년 가까이 진행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건 민원이 없었다는 것.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집 한 채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을 제대로 실감했어요. 다행스러웠던 건 민원 발생이 한 건도 없었다는 거예요. 공사를 진행하면서 이웃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서 진행하기도 했지만 좋은 이웃을 만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 공간으로 계획한 5층. 지금은 건축주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5층 세탁실. 작업실 한쪽을 세탁실과 수납공간으로 꾸미고 가림막 겸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다락은 아이 놀이방으로 꾸몄다.
아이들에게 준 선물로 만족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건축이 진행되다보니 기간도 비용도 적잖게 소요됐다. 토목공사부터 설계, 시공, 완공 후 준공까지 2년이 소요됐고, 건축비용은 울산에서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단독주택에서만 누릴 수 있는 여유와 남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사는 것만으로도 건축주는 만족한단다. 


“건축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제가 원하는 집을 짓겠다는 확신은 변하지 않았어요. 고생 끝에 보람이라고 해야 할까요. 완공 후 집에서 누리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은 너무나 큰 혜택이에요. 아이들에게도 큰 선물을 줬다고 생각하고요. 한창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에게 ‘뛰면 안 돼, 밤에는 조용히 해야 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바닷바람이 시원한 옥상. 야외 파티를 할 수 있도록 테이블과 바비큐 장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옥상에서 본 풍경. 주택이 수직으로 높다 보니 조망이 시원스럽다.
입구 주차장.
도로에서 본 모습. 주택이 구옥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눈에 확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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