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만남의 장소, 의성 숍 하우스SHOP HOUSE

조회수 2020. 2. 7. 07: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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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목조주택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의뢰를 받았다. 홀로 된 장모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장모는 70년 이상 된 전통가옥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데, 노후 건물에서 생활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목표는 장모가 거주하는데 편리한 생활공간과 작은 가게, 게스트룸, 자연재해에 강한 구조, 주변 환경을 밝게 만들어 줄 숍 하우스를 만드는 것이다.   

전태우(SMA Korea 건축설계사무소 대표) | 사진 윤동규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상북도 의성군 의성읍 도동리

지역/지구 도시지역, 준주거지역

건축구조 중목구조

대지면적 86.94㎡(26.30평)

건축면적 60.84㎡(18.4평)

건폐율 69.93%

연면적 89.03㎡(26.93평)

 1층 60.28㎡(18.23평)

 2층 28.75㎡(8.69평)

용적률 88.06%

설계기간 2018년 7월~2018년 12월

공사기간 2019년 1월~2019년 5월

건축비용 1억 5857만 원(3.3㎡ 당 587만원)

설계 SMA Korea & 건축사 사무소 CT건축

 054-974-0725

설계 스텝 서상진(건축사), 박성만

시공 세움종합건설 053-592-0223

구조설계 및 디자인 협력 일본 SMA(www.smao.jp)

 SHINSAKU MUNEMOTO

프리컷 The NICE Korea

인테리어 (주)URENS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골강판 T0.8

  벽 - 골강판 T0.8, 스타코

내부마감

  천장 - 도장

  벽 - 도장

  바닥 - 원목마루판 THK1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계단재

단열재

  지붕 - 인슐레이션 R-37 T220

  내단열 - 중연질폼

창호 ACE윈도우(㈜시안)

현관 예림도어

조명 보성조명

주방가구(싱크대) 자체제작

위생기구 대림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대성셀틱)

거주자는 70대 장모지만 의뢰인은 사위이므로 두 사람의 요구 사항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장모는 가게를 운영할 수 있고 동네 사람들이 언제든지 모일 수 있으면서 가족들이 방문했을 때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별장 같은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위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강력해진 태풍과 지진이 걱정되므로 자연재해에 강한 구조와 온화하면서도 지방 소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독특한 모양을 원했다.


위치는 경상북도 의성군 전통시장에서 북쪽으로 200m 정도 떨어진 사거리의 모서리이며, 동쪽과 북쪽의 6m 도로에 접하고 있다. 북쪽 건너편에는 큰 교회가 있으며, 서쪽에는 교회 주차장, 남쪽에는 상점들이 즐비해 있다. 사거리에 접해 있어 비교적 눈에 잘 띄는 대지이며 유동인구도 많은 곳이다. 장모의 선조들이 생활해오던 곳으로 장모가 일생을 보낸 소중한 장소이기도 하다. 가게는 전통시장 장이 열리는 날에는 장사를 위해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며, 평상시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거나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이 동네에서는 만남의 장소 같은 휴게소 역할을 해오던 곳이다. 

개축 전 모습
개축 후의 모습. 사거리에 접해 있어 비교적 눈에 잘 띄는 대지이며 유동인구도 많은 곳이다.
상점 내부 모습. 주택의 중심인 거실과 가게를 연계해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면서도 손님이 방문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외부 주차장. 장이 열리는 날에는 주차장에 설치되는 가판대도 거실에서 볼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했다.
자연재해에 강한 구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태풍의 대형화, 발생 빈도수 증가, 태풍의 강도도 점점 강력해 지고 있어 큰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을 경험하면서 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포항 지진의 경우, 주택 피해자가 대부분으로 일반 주택의 안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지진대책의 경험이 풍부한 일본의 중목구조(프리컷)로 건축하고 싶다는 의뢰인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그래서 일본에 본사를 두고 목조주택으로 ‘굿 디자인GOOD DESIGN상’(2013년, 2014년)을 수상한 경험과 기타 구조로도 다수 수상 경력이 있는 우리 사무실에 설계를 의뢰한 것이다.


한국도 지진에 대한 경계심이 점점 높아져 정부에서도 기존 2층, 500㎡이상의 건축물에 대해서만 내진 설계를 적용하던 것을 모든 주택 건축물에 내진 설계를 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에 지진에 강한 주택 및 빌딩의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설계 단계부터 구조 내력을 계산해 목재를 가공해서 건설하는 일본식 중목구조가 목조 주택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독주택에서 중목구조는 그렇게 생소한 것도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일본 중목구조가 한국에 들어와 널리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뢰인의 강한 의지에 따라 지진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일본의 목구조로 건축했다.
구조체 조립 단계.

이번 설계에서 자연재해에 강한 구조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구조 설계로 구조체 비용을 약 25% 절감했다. 먼저 본사 SMA와 함께 기본설계를 하고 구조체 설계를 담당하는 더 나이스 코리아 주식회사와 수차례 미팅을 하고 본사의 대표 건축가 신사쿠 무네모토의 검토를 거쳐 구조 강도가 강하면서도 심플한 구조체를 설계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시공에서 기초와 구조체가 접합하는 부분의 오차를 없애기 위해 일본의 신공법을 도입했다. 

2층의 다락방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 2층과 1층 거실이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서 상점을 바라본 모습.
두 얼굴 건물 & 거리감 공간계획

2개의 도로에 접해 있는 대지의 북쪽 가로변은 주택가이고, 동쪽은 전통시장으로 가는 길목으로 상점들이 즐비해 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북쪽 입면은 온화하면서도 따뜻한 주택의 이미지를, 동쪽 면은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하면서도 특색 있는 가게 이미지를 부여했다. 전체적으로는 미니멀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마감재는 건축비를 고려하면서도 개성 있고 심플한 이미지를 고려했다. 외부는 펄이 들어간 은색 골강판과 백색 스타코로 마감했다. 펄이 들어간 은색 골강판은 시간과 조명에 따라 표정이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


의성은 겨울철 최저 평균 기온이 비교적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부는 지역이므로 북쪽과 서쪽에는 채광과 환기를 위한 최소한의 창만 설치하고, 남쪽과 동쪽은 최대한 많은 양의 채광을 받아들이기 위해 창호와 개구부를 크게 만들었다. 

상점에서 거실을 바라 본 모습.
거실에서 부엌과 현관을 바라 본 모습. 편리성을 위해 1층 바닥에 턱을 만들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를 할 수 있는 한계를 3m로 본다. 3m의 범위에 모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생겨나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주택들이 건축되고 있지만 거리감을 설계에 적용한 사례가 있을까. 우리는 2014년 굿 디자인 상을 받은 목조 주택 계획에서 이러한 이론을 적용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3m에서 조금 더 확장한 4.5m의 공간을 내포한 주택이었지만 이번에는 3m의 공간을 제안했다. 실과 실은 벽이 아닌 거리감과 창문으로 구분했다. 가족 간의 인기척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 독립성이 확보된 실이 되기도 한다. 필요시에 같이 모이거나 혼자가 되는 등 지내는 방법은 자유자재로 변화된다. 3m의 공간을 보이드Void로 2개의 공간을 쌓아 올려, 1층은 3m의 공간 속에 사람들이 모이고, 2층은 3m의 공간을 경계로 독립성이 확보된 공간이 된다.

장모님의 주 침실.
1층 화장실.
생활공간의 융통성 있는 변화

1층은 장모님이 홀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바닥에는 턱이 없도록 설계했다. 또한 장모님의 생활방식을 고려해 김장 및 판매용 채소 손질 등을 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을 주방과 가까운 곳에 마련했다. 작업 공간은 세탁실, 창고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장모님의 침실은 정남쪽에 배치해 최대한 많은 채광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전용 욕실을 두어 언제든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하여 불필요한 물건들이 밖으로 나와 생활에 불편함을 없도록 고려했다.  


가게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주택의 중심인 거실과 가게를 연계해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면서도 손님이 방문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전통시장 장이 열리는 날에는 주차장에 설치되는 가판대도 거실에서 볼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했다.  

계단실.
2층 게스트 룸(방1). 2층은 각 실을 독립적으로 사용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층 게스트 룸(방1)위의 다락.
베란다에서 게스트 룸(방1)과 다락방(방2)을 바라 본 모습
2층 화장실.

평상시 장모님은 1층에서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도록 계획돼 있다. 2층은 각 실을 독립적으로 사용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층과 1층 거실이 소통할 수 있도록 칸막이가 없거나 창문을 설치해 서로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외부는 펄이 들어간 은색 골강판과 백색 스타코로 마감했다.
북쪽과 서쪽에는 채광과 환기를 위한 최소한의 창만 설치하고, 남쪽과 동쪽은 최대한 많은 양의 채광을 받아들이기 위해 창호와 개구부를 크게 만들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식 중목구조를 한국에 적용한 사례로 설계부터 구조, 시공까지 여러 업체들의 도움을 받았다. 작고 아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지만 우리 사무소만의 디자인 및 구조설계의 노하우로 시공비를 절감하면서도 의뢰인과 장모님이 만족하는 삶의 보금자리가 만들어진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

시공에서 기초와 구조체가 접합하는 부분의 오차를 없애기 위해 일본의 신공법을 도입했다.
북쪽 입면은 온화하면서도 따뜻한 주택의 이미지를, 동쪽 면은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하면서도 특색 있는 가게 이미지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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