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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내음이 풍기는 집

조회수 2020. 1. 9.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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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전원주택

울타리 너머로 음식을 주고받던 옛 시절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소소한 일상도 담소로 나누던 시절이었다. 어느 집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면 온 마을 주민이 함께 걱정해주었다. 현대 아파트 문화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이웃은 경계의 대상이 되었고 이웃사촌이란 말은 낡고 헤진 단어로 전락해버렸다. 고립된 아파트 생활을 벗어난 건축주 부부가 시원한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여수 웅천동에 모던 스타일의 단독주택을 지은 이유다.

글·사진 백홍기 기자

건축 정보

위치 전남 여수시 웅천동

건축형태 복층 경량 목조주택

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197.50㎡(59.74평)

건축면적 84.60㎡(25.59평)

연면적 125.96㎡(38.10평)

  1층 55.67㎡(16.84평)

  중층 22.79㎡(6.79평)

  2층 47.85㎡(14.47평)

건폐율 42%

용적률 64%

지붕재 아스팔트 슁글(이중 그림자)

외장재 컬러 강판, 스타코, 천연목(이페)

내장재 실크벽지, 디자인 월

바닥재 강마루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상수도

창호재 미국식 시스템 창호, 독일식 시스템 창호

설계 및 시공 (주)CM건축

건축주 부부가 잡은 터는 정방형에 삼면이 이웃과 근접에 있는 대지다. 부지가 좁아 앞마당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건물 뒷면의 처마를 안으로 들여 마당을 약 50㎝ 넓혔다. 모던 스타일의 집은 경사진 지붕과 창호, 다양한 입면도로 시선을 즐겁게 한다. 여기에 포치와 테라스, 중층으로 계획한 구조는 공간 효율을 높이고 편의성을 높였다. 실내 구조는 1층·중층·2층을 크게 공용 공간과 사적 공간으로 계획했다. 1층은 공용·단란 공간이고, 중층은 부부 공간, 2층을 자녀 공간으로 꾸몄다. 부부와 자녀의 침실을 위층으로 올려 도로와 이웃의 시선을 차단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중층이다. 부부 침실인 중층은 세 개의 메스에서 가장 안으로 들인 우측에 계획하고 자녀 공간과 거리를 두어 독립성을 높였다. 2층은 자녀를 위한 공간으로 거실 위에 위치한 자녀 방은 창을 네 개로 만들어 디자인은 물론 채광 및 조망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꾸민 거실. 디자인 월로 마감한 거실은 집과 어울리는 모던 스타일의 장식장과 간결한 원형 테이블로 세련되게 꾸몄다. 곡선이 가미된 소파가 부드러움을 더한다.
중층에 마련한 부부 침실은 독립성을 강조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계단실을 현관 옆에 두어 계단 밑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한다. 중층과 2층을 이어주는 계단실은 수제 철제 난간을 이용해 미적 요소를 끌어올렸다.
브랜드 아파트에 없는 여유와 안락함

아파트 비율이 늘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게 층간 소음이다. 최근 정부가 나서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음껏 뛰고 노는 것이 아이들의 특성인데, 아이가 있는 집에선 이마저도 노심초사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형제를 둔 건축주 부부는 아래층에서 층간 소음으로 민원이 자주 들어와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한다. 

다용도실은 타일로 깔끔하게 꾸몄다. 다용도실을 지나면 아이들 놀이방이 있다.

“남자 아이 둘을 키우면서 아랫집을 신경 쓰지 않는 집을 없을 거예요. 그 때문에 단독주택을 짓기로 결정했어요. 위치는 큰애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학교가 가까운 곳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이곳을 결정했어요.” 


어촌이었던 이곳은 여수복합신도시개발 정책으로 2004년에 개발이 시작됐다. 택지 조성 공사를 시작한지 10년차인 올해 주거·교육·문화·휴양·관광·레저 시설이 갖춰진 복합도시로서 화려한 모습을 갖추었다. 건축주 부부가 입주한 곳은 조용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춘 432세대 규모의 단독주택단지이다. 주변 시내와 접근성이 좋아 주요 편의 시설은 차로 10분 거리 내에 있고, 초등학교는 직선으로 200m 거리 안에 있다.  

주방은 ㄱ자형 아일랜드 식탁과 조명으로 간결하면서 아늑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연령층이 40~50대인 것을 감안하면 이제 30대 초반인 부부는 상당히 젊은 층에 속한다. 전원생활에 대한 열망 보다는 아이 때문에 단독주택에서 살기로 결정했지만, 부부는 단독주택 생활에서 의외의 기쁨과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입주한지 한 달 정도 됐어요. 아직 단독주택이 어떻다고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그동안 다녀갔던 손님과 가족의 평을 들어보면 아파트와 비교해 좋은 점이 더 많은 거 같아요. 아파트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소소한 즐거움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넓은 덱을 보면 펜션에 놀러온 기분이 들어요. 날씨가 따뜻해지면 지인들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도 열어볼 계획 중입니다.” 

한 가족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집은 주로 경제적 가치로만 인식되어왔다. 정지웅·황이진 부부는 다른 가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가족이 사랑하는 집, 가족의 손길과 숨결이 곳곳에 밴 추억 가득한 집,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게 해주는 집이 이들이 선택한 가치이다. 이들이 선택한 가치는 불안하고 유동적인 경제적 가치보다 훨씬 견고하고 오래 지속되는 가치일 것이다.

중층있는 안방과 욕실 입구
아이들 방은 단순한 구조에 재미난 형태의 창을 내 즐거움을 준다. 공부 방은 넓은 창으로 실내를 밝게 했다.
집 뒷모습. 처마와 빗물 받이를 안으로 들여 집 앞 공간을 확보 했다.
거실 앞 포치는 처마와 기둥 역할을 한다. 빗물을 흘려보내고 거실에 강한 햇빛이 들지 않게 조절한다.
빛과 환기를 조절하는 창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증층 아래는 외부 창고를 개조해 아이들 놀이 방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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