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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성장과 생활주기를 반영한 집

조회수 2019. 12. 20.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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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소형 전원주택

준비된 아주 좋은 건축주를 만났다. 건축주들은 대개 아무런 준비 없이 방문해(때로는 집 지을 땅까지) 모든 것을 맡기는데 대전 주택(해원이네) 건축주는 달랐다. 땅을 사기 전부터 창호, 가구, 바닥, 조경 등 요소 하나하나, 그리고 아이들의 성장을 고려한 생활 주기 분석, 가족 구성원의 생활 패턴과 취미 등 모든 것을 고민한 페이퍼를 들고 찾아왔다.

글·설계 아놀드Arnold, 에일린Aileen<AAPA건축사사무소>

사진 윤홍로 기자

HOUSE STORY

DATA 

위 치 대전광역시 유성구 덕명동

건축구조 경량목구조

용 도 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169.8㎡(51.36평)

건축면적 45.76㎡(13.84평)

연 면 적 67.58㎡(20.44평)

  1층 39.11㎡(11.85평)

  2층 29.47㎡(8.93평)

  ※다락 11.43㎡(3.46평) 제외

건 폐 율 26.95%

용 적 률 39.79%


MATERIAL

외 벽 재 본채-스타코, 별채-컨테이너

내 벽 재 벽지, 자작나무 합판

바 닥 재 강마루


설 계

AAPA건축사사무소 02-557-2011 www.aapa.co.kr

시 공

드림하우징(대표 염진도)

일반적으로 건축가는 건축주에게 이와 같은 내용을 숙제로 내고, 그것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대전 주택 건축주는 그 모든 것을 잘 준비해 온 덕분에 무엇을 원하는지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지금의 상황과 꼭 맞지 않더라도 이러한 준비는 ‘나의 집’을 짓는 데에 굉장히 중요하다. 건축가에게 맡기더라도 그들의 집이 아닌 나의 집을 짓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대전 주택 건축주가 건네준 페이퍼를 바탕으로 계획안의 기초를 잡고 본격적으로 설계를 진행했다.

다세대주택 부지에서 바라본 별채, 다세대 주택에서의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땅보다 작은 집

대전 주택 건축주는 현명했다. 보통은 땅에 맞게 전체 면적을 꽉 채우면서 집을 계획하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았다. 예산에 맞춰 꼭 필요한 면적만 짓기를 원했다. 그래서 집은 큰 짐이 아닌 안락한 곳이 됐고 넓어진 마당으로 더욱 풍족해졌다. 모서리에 자리한 대지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쪽은 주차장에 남쪽은 다세대주택이 들어설 필지에 접했다.


대지가 동쪽과 남쪽으로 다른 집이 아닌 도로에 면한 것은 다행이지만, 앞에 들어설 다세대주택과 입구 쪽 모서리라는 조건상 시선 차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실과 침실이 있는 본채 앞에 아이들의 놀이방과 덱Deck이 있는 별채를 두어 시선 차단에 대한 고민을 해결했다. 또한, 주변에 들어설 집들에 비해 작은 규모임을 염두에 두고 입면을 ‘집’과 ‘사각’ 형태로 최대한 단순화하고 색상을 흰색으로 통일해 힘을 실었다.

메인 공간은 주방 레벨과 거실 레벨, 주방 위 다락 레벨의 3단으로 구성했다.
주방 싱크대와 계단 등은 평면 형태에 맞춰 장방형으로 방향성을 주고 거실의 탁자까지 연계되도록 했다.
생활 주기를 고려한 집

대전 주택 건축주는 세 명의 아이들(아들 6살, 딸 3살과 1살)이 자라날 것을 고려해 2013년부터 2040년까지 공간 분할 등을 통해 각 실의 사용 계획을 세웠다. 그것을 바탕으로 계획에 맞춰 나온 실들이 향후 어떠한 방식으로 바뀌어 사용될지 생활 주기 분석에 들어갔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리기에 안방에서 모두 함께 잠을 자고 작은 방은 드레스룸으로, 다락은 아이들의 별세계 공간으로, 별채의 방은 완벽한 놀이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나는 시기에 맞춰 본채 1층 작은 방과 다락방, 그리고 별채의 방을 하나씩 각자의 방으로 마련해줄 것이다. 별채의 놀이방에서 편리한 사용과 마당에서 놀이 후 들어오는 동선을 고려해 본채 1층 욕실은 덱에서도 별도 출입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이처럼 대전 주택은 협소한 공간을 아이들의 성장과 생활 주기를 반영해 최대한 활용하도록 계획했다.

본채 1층 계단은 하부에 창고를 만들어 협소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본채 1층 욕실은 본채뿐만 아니라 별채인 놀이방에서, 그리고 마당에서도 덱을 통해 별도 출입이 가능하다.
별채 놀이방. 본채 1층에서 대청마루를 통해 연결된다.
누마루가 있는 집

두 부부의 취미는 주酒였다. “가끔 한잔씩 하기 좋은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해 별채 상부에 누마루 공간을 드렸다. 마당 있는 집에서 누구나 꿈꿀 바비큐 파티 장소와 부부가 한잔씩 하기 좋은 공간. 보통 마당이나 발코니를 상상하지만, 대지의 특성상 노출이 많이 될 것을 고려해 별채인 놀이방 상부에 누마루 공간을 별도로 구성했다. 사각 형태를 극대화하기 위해 컨테이너라는 구조를 선택함으로써, 그 구조의 단순한 특성을 이용한 상부 덱 공간에선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했다.


컨테이너의 기본 구조를 제외한 면을 컷팅해 열린 공간과 막힌 공간을 구성했다. 덱 공간이지만 남쪽의 도로나 다세대주택에서 바라보이는 시선을 차단하도록 일정 높이의 벽을 남겨두고 부분부분 필요한 조망을 하도록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옥외 공간이지만 보고 싶은 부분만 볼 수 있는 안락한 공간이 됐다. 별채 누마루는 본채 2층 주방에서 브리지Bridge를 통해 연결되고 별채 놀이방은 본채 1층에서 대청마루를 통해 연결된다.

별채는 컨테이너의 기본 구조를 제외한 면을 컷팅해 열린 공간과 막힌 공간으로 구성했다.
별채 누마루는 본 채 2층 주방에서 브리지를 통해 연결되고 별채 놀이방은 본채 1층에서 대청마루를 통해 연결된다.
온 가족이 소통하는 집

세 아이는 낮엔 엄마와 함께 생활하고 평소에도 온 가족이 친밀하게 지내는 것을 즐기기에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항상 거주할 거실과 주방이 주요 공간이 된다. 그래서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주방과 거실을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다만 주방보다 거실을 높여 거실에서 탁자를 놓고 앉았을 때 주방에 있는 엄마와 눈높이가 맞도록 계획했다.


이 메인 공간은 주방 레벨과 거실 레벨, 주방 위 다락 레벨의 3단으로 구성했다. 주방에서 거실로, 거실에서 다락으로, 다락에서 주방과 거실로 어느 곳에서든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이 세 공간은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으로 연결돼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서로 통한다. 주방 싱크대와 계단 등은 평면 형태에 맞춰 장방형으로 방향성을 주고 거실의 탁자까지 연계되도록 했다. 통행이 잦은 계단과 욕실, 주방 등 동적인 공간은 낮은 레벨에 동선을 맞추고 주로 좌식 생활을 할 정적인 공간인 거실은 높은 레벨로 공간을 분할했다. 세 공간에서 동시에 무엇인가가 행해지고, 그것은 독립되면서도 연결된다.

주차장과 도로에서 바라본 모습. 본채와 별채가 따로 또 같이 유기적으로 호응하는 독특한 주택이다.
명쾌한 집 짓기

처음 질문의 답부터 예사롭지 않던 건축주의 철저한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의 제안 등에 대해 명쾌하게 답한 덕분에 설계에서 시공까지 모든 일을 순조롭게 진행했다. 오히려 우리가 놀랄 정도였다. 별채 재료로 컨테이너를 선택한 것이며 단순화된 집 형태와 재료 등에 흔쾌히 동의하고 가족에게 맞는 공간 구성(주방과 거실의 연결 등)까지 제안해 작업이 더욱 즐거웠다.


거리가 멀어도 직접 미팅해야 한다는 생각이 깨진 것은 물론이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세세한 것까지 맞추지 못하리라는 걱정은 기우였다. 메일로 의견을 전달하는 것에 전혀 무리가 없었고 건축주 또한 오히려 정리된다고 말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 더욱 가능한 일이었다. 그것을 보여준 건축주에게 감사드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만든 이 집이 항상 행복과 재미가 넘치는 다섯 식구의 집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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