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 무릉도원에 지은 영월 주택

조회수 2019. 10. 10.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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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목조주택

우연이 인연이 되고 운명으로 되는 만남이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땅도 집도 마찬가지다. 건축주 부부는 지나는 길에 마음에 끌려 마련해놓았던 부지가 천혜의 명당일 뿐 아니라 이웃 간 정이 넘치는 마을이었다. 건축주 부부는 그곳에 황토집을 짓고 인생2막을 시작했는데, 오래전부터 살아온 곳처럼 편하다고 한다. 

글 사진 박창배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운학리

지역/지구 단독주택/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659.00㎡(199.35평)

건축면적 98.76㎡(29.88평)

건폐율 13.31%

연면적 98.76㎡(29.88평)

용적률 13.31%

설계기간 2017년 8월~10월

공사기간 2017년 11월~2018년 6월

건축비용 3.3㎡ 당 600만 원

설계 및 시공 ㈜채세움 033-733-0353

 www.chaeseum.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스페니쉬 기와(테릴)

  벽 - 회벽미장

  데크 - 현무암(석재데크)

내부마감

  천장 - 서까래+루바(홍송)

  벽 - 황토미장

  바닥 - 강마루(구정마루)

단열재

  지붕 - 숯단열지붕

  외단열 - 숯단열벽체

  내단열 - 숯단열벽체

계단실

  디딤판 자재 - 오크

  계단 난간 - 목재

창호 LG하우시스

현관 엘더 현관문(더베스트)

조명 강원조명

주방기구 원목상판(원주채움싱크)

위생기구 계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린나이)

정면도
배면도
좌측면도
우측면도

강원도 영월 술샘고을에 구름 속의 무릉도원이라는 뜻을 가진 구르뫼마을, 삼돌이마을로 잘 알려진 학산천의 운학리. 이곳은 정감록에서 난을 피해 살 수 있는 전국 10승지 중의 한 곳으로 예로부터 살기 좋고 재해로부터 보호를 받는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다. ‘삼돌이’란 박힌 돌(원주민), 굴러온 돌(귀촌인), 굴러올 돌(예비 귀촌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객이든 이주민이든 누구든 반갑게 맞이할 뿐 외지인에 대한 텃새가 없는 마을로 유명하다.

 

건축주 부부는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가 마음이 끌려 노후를 보낼 곳으로 정했다고 한다.


“저희는 주말마다 치악산 자연휴양림을 자주 다녔어요. 십 수 년 전에 지나는 길에 우연히 지금의 부지를 발견했는데 첫눈에 꽂혔어요. 그 당시엔 경사진 화전이었어요. 사람이 살 곳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곳이었지만 그냥 좋았어요. 그래서 은퇴 후 여기에 집짓고 살 요량으로 3305.80㎡(1000평)을 3.3㎡당 15만 원에 마련해놓았어요.”

황토집으로 결정 후 시공사 물색

건축주 부부는 85년 결혼 이후 줄곧 경기도 수원시에 자리한 아파트에서 살아왔다. 소싯적엔 남편도 아내도 한적한 시골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부부는 일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입버릇처럼 조용한 전원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다. 아내는 교직에서 남편은 전문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마음은 굴뚝같아도 도심을 떠날 수는 없었다. 마음으로만 전원을 동경하며 살았는데 어느 덧 시간이 흘러 정년퇴직을 앞두게 된 것. 부부는 지체할 것 없이 집 지을 준비에 나섰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계단을 만나고 좌측에 안방, 우측으로 거실과 주방, 온돌방을 배치했다.
거실 전면창으로 시골 풍경이 시원스럽게 들어와 전원의 여유가 물씬 풍긴다.

집은 애초부터 목구조 황토벽돌집으로 정해놓고 있었다. 부부는 틈틈이 자료를 찾아가며 황토벽돌집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황토집도 종류가 천차만별이었는데, 일반적인 황토벽돌은 단열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는가하면 단단하지만 황토의 성질이 잘 안 나오는 벽돌도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곳을 찾았는데 채세움 공법이 마음에 들었다. 


“건축박람회를 둘러보다 채세움을 만났는데 저희가 바라는 집과 딱 맞았어요. 황토벽돌 사이에 왕겨숯을 채운 벽체로 시공하다보니 단열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 황토의 효능을 그대로 발휘하면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집을 원했거든요.”

거실에서 본 주방과 다락방. 거실과 주방 가운데 박공을 주어서 실내가 한결 넓어 보인다.
주방 옆으로 세탁실 겸 보조주방이 딸려 있어 주부의 동선이 간결하다.

단열성능이 뛰어난 황토벽돌집을 짓는 시공사는 채세움 말고도 여럿 있었지만 공법뿐만 아니라 건축비를 절감해주는 시공방식과 심플하면서 밝은 느낌의 외관이 마음에 들어 채세움으로 최종 선택했다. 채세움 공법은 스티로폼이나 글라스울 같은 화학소재가 아니라 한옥벽체방식의 하나인 외엮기 방식을 진화시킨 것으로 특허까지 받은 벽체다. 채세움 이기열 대표의 설명이다.


“저희 공법은 전통한옥 벽체가 구조적으로는 튼튼하지만 단열층이 없는 점을 보완, 개발한 거예요. 중앙에 단열층을 두고 외엮기를 이중으로 하는 패널식 벽인 거죠. 단열재로는 왕겨숯을 넣고 양쪽에 황토 미장을 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면서 단열성능이 매우 뛰어나요. 지붕에도 단열재로 왕겨숯을 넣고 서까래를 노출시키기 때문에 인테리어를 할 필요가 없어요.”

부부침실. 수납공간이 부족하지 않도록 옷 방을 별도로 설치했다.
온돌방. 평소엔 부부가 찜질방으로 사용하지만 게스트룸이 되기도 한다.
화장실
단열성능 좋고 밝고 따듯한 집

부지는 낮지도 높지도 않은 학산 중턱에 학이 날개로 감싸 안은 듯 포근한 곳에 위치해 있다. 시야도 전면으로 확 트여 있어 4계절 시시각각 바뀌는 자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집은 부지의 우측 끝 쪽에 정남향에서 동쪽으로 살짝 틀어서 앉혔다. 겨울엔 거실의 전면창으로 그대로 햇빛이 들어오고, 여름엔 거실 우측의 온돌방 고창에서 살짝 해가 들어온다. 여름에는 창문만 열어놔도 시원하고, 겨울엔 보일러를 외출로 설정해놓고 지냈는데도 추운 줄 몰랐다고 한다.


“겨울을 나면서 난방비 부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추운 줄 몰랐고 여름엔 선풍기를 틀지 않아도 시원해요.”

계단실

내부는 현관을 들어서면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나고, 좌측에 드레스룸이 딸린 부부침실, 우측으로 거실과 주방, 화장실과 온돌방으로 배치돼 있다.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박공을 주어서 실내가 넓어 보이고, 가운데 박공 부분에는 자연스럽게 다락이 형성돼 있다. 심플하면서 단출한 구성이지만 부부가 사는 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구들 명장의 손길로 만든 온돌방은 평상시엔 부부 전용 찜질방이 되고 손님이 찾아올 경우 객실이 된다.

박공 부분에는 자연스럽게 다락이 형성돼 있다. 다락은 취미실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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