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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집 같은 용인 주택 '감분헌'

조회수 2019. 8. 13. 09: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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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목조주택

가는 이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집이 있다.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언덕 끄트머리에 자리한 생크림 케이크처럼 하얀 집. 송창섭·임영숙 부부가 어린 딸이 자연과 더불어 편안하게 뛰 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집이다. 달콤함을 나누는 집이란 뜻의 ‘감분헌’. 그 집으로 들어가보자. 


이상현 기자

사진 노경 작가, 박창배 기자

취재협조 브랜드하우징, B.U.S Architecture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로

지역/지구 도시지역, 보전녹지지역, 자연녹지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331.00㎡(100.12평)

건축면적 65.79㎡(19.90평)

건폐율 19.88%(법정 20% 이하)

연면적 121.07㎡(36.62평)

 1층 65.79㎡(19.90평)

 2층 55.28㎡(16.72평)

 다락 30.00㎡(9.07평)

용적률 36.58%

주차대수 2대

토목공사유형 보강토

설계기간 2017년 7월~2018년 3월

공사기간 2018년 5월~10월

건축비용 약 2억 9500만 원

사진 노경 010-7104-4730 www.ohspace.com

설계 B.U.S Architecture 박지현, 조성학

 02-725-9900 www.bus-architecture.com

설계담당 박민지

시공 브랜드하우징 031-714-2426

 https://cafe.naver.com/metalwood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 강판

  벽 - 스타코, 75x150 직각타일(TNP세라믹)

  데크 - 방킬라이데크

내부마감 

  천장 - 편백벽지, 실크벽지(제일벽지), 도장

  벽 - 편백벽지, 실크벽지(제일벽지)

  바닥 - 강마루(구정마루 프리미엄 미스틱)

계단실 

  디딤판 - 애쉬 집성재

  난간 - 금속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이소바 에너지세이버)

  외단열 - 비드법 보온판 T50(에어폴)

  중단열 - 글라스울 R21(이소바 에너지세이버)

창호 시스템창호(알파칸)

현관문 철제 현관문(리치도어 R-3390)

조명 LED(라이마스)

주방가구(싱크대) 우림

위생기구 대림바스, 세비앙

난방기구 콘덴싱 기름보일러(경동나비엔)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건물의 탑뷰. 감분헌을 가장 잘표현해주는 장면. 직사각형의 케이크를 스푼으로 덜어낸듯한 형태. 덜어낸 공간은 외부마당이 되어 내부공간의 기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된다

아파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층간 소음과 사생활 보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송창섭·임영숙 부부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아파트를 벗어날 계획을 세웠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그리던 남편은 우연히 고기동 근처를 지나다 형형색색의 전원주택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가졌다.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은 자연환경이 좋으면서 남편 직장과 차로 1시간 거리라 출퇴근 부담이 적고, 편의시설도 10분 거리 내에 있어 적합한 지역이라고 생각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부부는 얼마 후 고기동 내에 집 지을 토지를 계약했다. 하지만 토지분할 문제가 얽힌 데다 건축허가도 나지 않는 곳이어서 계약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건축주 부부는 성급하게 집을 짓기보다 전세로 먼저 살아보면서 차분하게 준비하기로 했다.


“전세로 살면서 전원주택 생활을 익혔습니다. 생각보다 관리할 게 많다는 것과 우리에게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알게 됐어요. 무엇보다 딸이 자연에서 뛰노는 걸 보니 뿌듯했고요. 게다가 여기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거의 한 반이라고 하더라고요. 유치원 친구가 6학년까지 가는 것인데 딸아이를 위해서도 조금 일찍 동네에 들어온 것이 잘한 선택이었어요.”

세상에 하나뿐인 집

감분헌은 남고북저형 계단식 단지에 동서로 긴 직사각형 대지 위에 앉혔다. 서쪽은 숲, 동쪽은 도로와 접하고 남과 북은 이웃과 면한다. 이웃 대지 간 단차가 있어 조망이 답답하지 않고, 서쪽으론 고기터널이 지나 개발할 수 없는 둔덕이라 부부의 마음에 쏙 들어 3년 전에 331.00㎡(100.12평) 부지를 구입했다.


부부는 땅을 마련하고는 본격적으로 집 지을 준비에 나섰다. 설계는 건축박람회를 돌아다니며 남편과 성향이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했던 B.U.S 건축사사무소에 맡겼다. 부부가 건축사에게 요청한 것은 세 가지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집 △작지만 넓어 보이는 집 △함께하는 공간과 프라이빗한 공간의 조화였다.

“사실 전세로 지낼 때 기존 전원주택을 구입할까도 고민했어요. 근데 하나같이 네모난 집인 거예요. 식상하지 않은 집을 원했거든요. 우리 가족만의 공간임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집이요. 건축비가 더 들어도 우리만의 집을 짓고 싶었어요.”

현관은 부채꼴 모양으로 우측에 신발장, 좌측에 수전을 배치했다. 수전 옆 작은 의자는 장선을 만들고 남은 것으로 현장소장이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TV를 보지 않는 건축주 부부는 전면 메인 마당과 숲을 바라보며 쉴 수 있도록 소파를 배치했다. 시선이 라운드를 따라 왼쪽 주방·식당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장선을 노출시키고 천장고를 오픈 시켜 목조주택의 분위기를 가지면서도 수직적 개방감을 줬다.

감분헌을 위에서 보면 남쪽에 작게 한 입, 북서쪽과 북동쪽에 크게 한 입 베어 문 조각 케이크 같다. 게다가 1층 벽면은 화이트 타일, 2층과 다락은 백색 스타코, 지붕도 하얀색 컬러 강판을 사용해 케이크 중에서도 깔끔하면서 달달한 생크림 케이크를 닮았다. 동화 속에서나 본 듯한 독특한 모양의 집이다. 


설계를 담당한 B.U.S 건축사사무소는 일반적인 전원주택과 다른 분위기를 가지며 내·외부 공간이 따로 또 같이 연계되길 바랐다고 한다.

대지와 건물과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뷰. 대지의 형태에 맞춰 간격을 띄우고 각마당의 기능별 위치를 고려하여 동그랗게 덜어낸 모습이다.

“설계 당시 일조와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위해 인접한 대지와 간격을 띄우고 매스를 채웠습니다. 하나의 큰 마당이 아닌 기능별 마당으로 집과 연계하면서 건폐율에 맞게 볼륨을 덜어내니 케이크 같은 외관이 됐습니다. 이로 인해 외부에 다섯 공간이 생겼고 이 공간들은 각각 주차장, 진입 마당, 게스트룸 마당, 메인 마당, 다이닝 마당이 됐습니다. 실내는 곡면의 이질감을 줄이면서도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고 넓어 보이도록 공간을 구획했습니다.”

거실에서 본 주방·식당. 식탁과 개수대 위로 레일 조명과 LED 등을 설치해 카페 같은 분위기로 연출했다. 식탁 옆으로 라운드 창이 있어 숲속에서 식사하는 느낌을 준다. 주방 옆으로 난 창호를 통해서 다이닝 마당으로도 오갈 수 있다. 특히 아일랜드형 개수대를 설치해 가족과 함께 하는 느낌을 주며, 대리석 상판도 벽 따라 라운드를 줘 인테리어도 섬세하게 신경 썼음을 엿볼 수 있다.

감분헌은 현관을 중심으로 좌측에 놀이방으로 사용 중인 게스트룸과 욕실, 우측에 오픈형 계단과 거실, 주방·식당을 일체형으로 구획했다. 거실과 주방·식당을 최대한 넓히고 거실 위로 다락까지 천장고를 높여 수직적 개방감을 부여했다. 2층에 오르면 안방, 영상 공간, 욕실, 딸의 방이 있고, 딸의 방엔 전용 다락을 설치했다.


인테리어는 외관 콘셉트와 같이 화이트를 기본으로 하고 장선을 노출시키고 계단 디딤판과 일부 마감을 루버로 사용해 포인트를 주면서도 깔끔하고 넓어 보이게 했다.

현관 우측에 위치한 놀이방. 게스트룸으로 계획했으나 지금은 딸의 놀이방으로 사용 중이다.
불빛에 비친 그림자가 하트 모양이기에 초등학생 딸이 ‘하트 화장실’이라고 부르는 1층 공용 욕실. 길고 가는 타일을 붙여 좁다는 느낌을 상쇄시켰다.
게스트룸 마당에 의해 라운드를 형성한 벽면을 따라 만든 계단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오픈형 계단이지만, 곡선 때문에 올라가는 재미가 느껴진다.
2층 복도

건축주는 시공사를 선정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곡선이 많은 목조주택은 시공이 어렵고 혹시 모를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아서 시공사가 선 듯 나서려고 하지 않아서다. 그중 브랜드하우징이 지어보고 싶다며 건축주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건축주는 매일 같이 현장을 찾아 음료수를 건넸고, 건축사는 감리를 자처하며 틈틈이 공정을 챙겼다. 그리고 시공사는 건축사와 건축주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주택을 지었다. 건축주와 설계사, 시공사 모두가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그 공을 돌리는 것을 보니 주택 짓는 과정이 힘들지만은 않은 듯하다.

붙박이장을 설치한고 머리맡에 작은 창을 낸 안방. 시선이 곡선을 따라 평상으로 향하도록 침대를 배치했다. 덕분에 같은 면적 대비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맞은편엔 평상을 설치했다. 평상에 앉아 책을 읽는 취미가 생겼다는 부부만의 작은 도서관이다. 평상 밑은 수납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딸의 방은 딸이 성장해도 충분한 공간이 되도록 넓게 계획했다. 노출시킨 장선으로 인해 천창에서 비추는 빛이 따사롭게 느껴진다. 정형화된 것이 없는 감분헌은 딸에게도 좋은 지적 자극제가 될 듯하다.
딸의 전용 다락. 다락은 폐쇄된 다락과 오픈된 다락으로 나뉘어 딸의 기분에 맞춰 사용하도록 계획했다.
2층 욕실은 입구에 건식 세면대를 두고 좌우에 샤워실과 욕실을 배치했다.

“사람을 잘 만난 것 같아요. B.U.S 건축사사무소는 자기 집을 짓는 것처럼 세심하게 신경을 써줬어요. 전체 콘셉트는 물론 전등 하나까지도 챙겼으니까요. 브랜드하우징도 안된다거나 못한다는 말없이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해보자고 했거든요. 시공 중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땐 모두 모여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았어요. 열 회수 환기장치를 설치한 것도 신의 한 수였습니다. 경유 한 드럼이면 겨울철 내내 따뜻하면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거든요.” 

안방 위에 배치한 다락은 남편이 낮잠을 즐겨 자는 곳이다. 딸과 함께 공부하는 공부방이자 DVD를 시청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공용 다락의 천창은 오픈되는 창을 달아 때에 따라 여닫을 수 있다.
다락 계단에서 2층 공용 공간을 내려다본 모습. 다락 난간은 1층처럼 천장에 고정하기엔 너무 높아서 아치형의 재밌는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다락에서 거실을 내려다본 뷰. 구조재인 공학목재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 

‘감분헌’은 달콤함을 나누는 집이란 뜻으로 남편이 지었다. 설계안이 나왔을 때 외관을 보고 케이크하우스라는 별칭으로 불렀는데 여기서 착안한 이름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건축주 가족만의 주택이자, 방문한 이들에게 달콤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집. 감분헌이란 그 이름이 집과 잘 어우러진다. 여름엔 마당에 수영장을 설치해 딸과 함께 놀 생각까지 하고 있는 아내의 표정이 이를 증명한다. 앞으로도 그 이름처럼 항상 달콤한 나날들이 계속되길 바란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감분헌의 대문
주택의 남측 통로를 통해 대문에서 메인 마당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옆에 보이는 문은 거실 뒤에 위치한 다용도실로 통한다.
감분헌의 각면은 외부의 파인공간 덕분에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게스트룸 마당으로 쓰이는 작은 공간은 한 그루 단풍나무와 함께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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