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메달 따고 어머니께 집 선물, 컬링 국가대표 영미·경애의 의성 주택

조회수 2019. 7. 22.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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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스틸하우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어머니께 집을 선물한 영미·경애 자매. 살던 옛집을 허물고 검소하게 지은 새집에서는 세 모녀의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외관이 화려하지 않고 내부는 세 모녀가 사는 데 꼭 필요한 공간만 두고 인테리어도 심플한 편이지만 세 모녀는 충분히 만족해한다. 집이 하드웨어고 그 집에 사는 사람을 콘텐츠라고 한다면, 영미·경애 자매의 집은 속이 알찬 콘텐츠를 담고 있다.

글 사진 박창배 기자 | 취재협조 덕우건설

HOUSE NOTE

DATA 

위치 경북 의성군 철파길

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경량 철골조(스틸하우스)

대지면적 311.00㎡(94.07평)

건축면적 112.08㎡(33.90평)

건폐율 35.50%

연면적 98.70㎡(29.85평)

용적률 31.74%

설계기간 2018년 5월~9월

공사기간 2018년 10월~12월

설계 이건건축사무소 054-834-0600

시공 덕우건설 053-856-1127

 www.ks-housing.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점토기와(테릴코리아 로만 TBF)

  벽 - 스타코(라하브라 코리아)

  데크 - 화산석(현무암)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벽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0

  외벽(외단열) - 네오폴 75T

  내단열 - 글라스울 R19

창호 수퍼세이브5 이중창(LG하우시스)

현관문 성우스타게이트 8500

조명 광간 조명, LED 등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한샘

난방기구 린나이 콘덴싱가스보일러

영미∼! 영미∼! 영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환희와 감동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평창올림픽의 최고 유행어는 ‘영미’였다. 컬링여자 국가대표팀 스킵(주장) 김은정이 스톤을 던진 뒤 스위핑 방향과 속도를 지시하며 외친 ‘영미’. 당시 영미라는 이름은 우리 국민들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름의 주인공인 영미가 경애와 자매라는 것도 이목을 끌었다.


지난 4월 30일 경북 의성군 철파리에 자리한 영미·경애의 집을 찾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뿌연 미세 먼지 없이 파란 하늘을 보이던 봄 날씨가 하필 영미·경애의 집으로 가는 날 잿빛 하늘에 우중충한 먹구름까지……. 짓궂어 보이는 하늘을 탓하며 고속도로를 달렸지만 밝은 미소로 맞이해주는 영미·경애 선수와 자애로워 보이는 어머니 조순희 씨를 만나자 아쉬웠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영미·경애 자매가 나고 자라온 의성군 철파리 전경. 마을 뒷산 아래 자매가 지은 집이 자리하고 있다.

영미·경애 자매는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뒷바라지로만 살아왔다고 한다. 삶이 순탄하지는 않았을 터. 어머니 조순희 씨의 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이 간다. 그 고생에 대한 보답이라고 해야 할까. 영미가 포함된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컬링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고, 국민에게 감동을 전해준 ‘팀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18 평창올림픽을 빛낸 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영미·경애 자매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던 허름한 옛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어 어머니께 선물했다. 

영미 가족의 모습. 세 모녀는 함께 생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한다.
어머니의 바람 대로 심플하고 소박하게

영미·경애 자매가 나고 자란 의성군 철파리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다. 요즘 어느 시골에 가도 눈에 띄는 전원주택이 한두 채씩 보이곤 하는데 이곳은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는 듯했다. 영미·경애 자매의 집은 좁은 마을길을 따라 300여 미터는 들어가야 나왔다. 집을 본 첫 느낌은 ‘기왕 짓는 거 좀 더 세련되게 짓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검소해 보였다. 물론 집 지을 때 욕심을 부리다보면 한도 끝도 없기 마련이다. 욕심은 비용이 되고 그 몫은 고스란히 건축주가 부담해야 한다.

어머니가 고향 마을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집을 원하지 않았다는 영미 씨.

“저희는 기왕이면 요즘 많이 짓는 풍으로 예쁘게 집을 짓고자 했는데 엄마는 소박하게 짓자고 했어요. 마을에서 우리 집만 눈에 띄는 게 괜스레 싫다고 하더군요. 엄마에게 선물하는 집이니깐 엄마의 의견을 따랐죠.”

현관에서 바라본 실내 전경. 비교적 넓은 거실을 지나면 어머니 방 입구가 나온다.
박공지붕을 그대로 살려 거실을 높고 넓게 내어 공간이 시원스럽다. 전면창도 크게 설치해 쇼파에 앉아서 전원의 여유를 만끽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거실에서 한 동선으로 이어진 주방·식당. 부드럽고 절제된 세련미를 강조하고, 주방 정면에 상부장을 설치하지 않아 공간이 탁 트여 넓어 보인다.

시공사는 인테리어 일을 하고 있는 영미 씨 남편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덕우건설에 맡겼다. 장낙윤 덕우건설 대표는 영미 씨와의 첫 만남에서 계약을 체결했고 곧바로 집지을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지인의 소개로 2018년 5월에 영미 씨를 만났는데, 영미 씨는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하자고 하더군요. 엄마와 경애와 세 명이 각각 방을 쓸 수 있게 하고, 거실은 넓고 높게 해달라고 할 뿐 그 외 세세하게 따지거나 별다른 요구도 없었어요. 집 짓는 동안 덤프트럭이 들어오려고 하지 않을 정도로 마을진입로가 좁아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통행도 많이 불편했을 텐데 마을주민 누구 하나 불평불만을 제기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마을 사람들이 집 짓는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감리(?) 역할을 했어요.”

개별 욕실이 딸린 어머니 방. 붙박이 장, 화장대 모두 화이트 톤으로 설치해 산뜻해 보인다. 욕실은 미끄럽지 않고 관리가 용이하도록 배려했다.

집 외관은 수수하지만 내부는 부드럽고 세련된 스타일로 꾸몄다. 내부 평면은 거실과 주방, 욕실이 딸린 안방(어머니방)과 공용욕실, 영미·경애방으로 구성했는데, 현관을 기준으로 정면에 공용욕실을 두고 좌측에 거실과 주방, 안방을, 우측에 영미, 경애 방을 나란히 배치했다. 


거실 인테리어는 영미 씨의 요구대로 공간이 시원스럽고 넓게 보이도록 박공지붕 형태를 그대로 살렸다. 지붕의 박공 형태를 살리기 위해 천장에 6인치 매입등으로만 시공했다. 주방은 무광재질의 질감이 느껴지는 싱크대를 설치하고 월넛 색상의 아일랜드 식탁을 두어 세련되면서도 부드러워 보인다. 주방 정면에 상부장을 설치하지 않아 공간이 탁 트여 넓어 보이고, 키큰장과 냉장고장으로 상부장이 없어 부족한 수납공간을 보완했다. 욕실이 딸린 어머니 방은 붙박이장, 화장대 모두 화이트 톤으로 설치해 산뜻함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어머니 방의 욕실 바닥은 타일 욕실에 비해 디자인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미끄럽지 않고 매지가 없어 청소가 용이한 엠보싱 처리가 돼 있는 한샘바스로 시공했다.

영미 방 옆으로 나란히 배치한 경애 방. 한 쪽 벽면에 레일 조명을 달아 포인트를 줬다.
영미 방. 작고 아담하지만 휴식을 취하는데 손색이 없다.

지난 3월 30일 결혼한 영미 씨는 현재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 컬링 훈련 때문에 평일에는 의성에서 세 모녀와 함께 지내고 주말엔 신혼집으로 간다. 영미 씨는 집을 짓기 전에 인근 아파트에서 2년 여 살았는데 아파트와 살 때와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왠지 답답했고 층간 소음 문제도 신경을 써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게 많았어요. 그런데 여기는 일단 마음이 편해요. 살던 곳이기도 하고 기분 탓인지 몰라도 아파트와 거리가 얼마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왠지 공기가 더 맑은 것 같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더 상쾌한 것 같아요.”

요즘 들어 꿈속에서 사는 것 같다는 어머니의 활짝 핀 웃음꽃에 행복이 가득해보인다.

어머니 조순희 씨는 평창올림픽 때부터 벌어진 모든 상황이 꿈처럼 느껴지고 딸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한다.  


“착하고 예쁘게 자란 딸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딸들이 유명해지고 새집을 짓고 딸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불모지였던 컬링의 길을 선택해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 달성하며 전 국민을 행복하게 했고, 그리고 ‘팀킴’이 해체될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영미·경애 자매와 딸들과 사는 게 마냥 행복하다며 환한 미소를 보이는 세 모녀를 보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이 다시 살아나는 듯하다.

현관 벽에 걸려있는 액자
주택 입구에서 본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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