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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호의 풍경을 집 안으로 들인 집

조회수 2019. 7. 16.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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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전원주택

사룡리는 산 좋고 물 좋아 예부터 장수 마을로 알려졌다. 마을 주변엔 잣나무숲이 울창해 사시사철 푸르고, 솔 향이 가득하다. 새벽녘의 운무(雲霧)는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놓는다. 산과 청평호에 둘러싸여 배산임수(背山臨水)까지 갖춘 이곳에 최병업(45)·박진희(42) 부부가 아담한 공간을 만들었다.

글 사진 백홍기

HOUSE STORY

DATA  

위치 가평군 설악면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건축형태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988.00㎡(299.39평) 

건축면적 104.02㎡(31.52평) 

연 면 적 143.46㎡(43.47평) 

  1층 94.02㎡(28.49평) 

  2층 39.44㎡(11.95평) 

  황토방 10.00㎡(3.03평)


MATERIAL  

지붕재 이중 그림자 슁글 

외장재 스타코 플렉스, 파벽돌 

내장재 벽지, 루바 

바닥재 강화마루(동화 자연마루) 

창호재 미국식 시스템 창호 


설계 서광건축사사무소 

시공 ㈜로하스홈 (02)597-4560~2 www.lhome.co.kr

조용한 시골마을에 흙을 가득 실은 트럭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린다. 집터를 3m 높이는 토목공사에 트럭 200대 분량의 토사가 필요해서다. 소음과 흩날리는 먼지는 이웃의 언성을 높일 법도 하지만 조용하다. 집을 짓기 전부터 그리고 공사를 시작하면서 최병업 씨는 마을회관과 이웃을 오가며 양해를 구했다. 집을 지으려면 이웃과 친분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과 정성 들인 이유는 최적의 조망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건축주가 직접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청평호가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는 높이를 찾은 것이다. 그렇게 찾은 높이가 현재 식탁이 놓인 자리다.

조망을 위해 마당보다 레벨을 높게 하고, 호수를 바라보듯 북동향으로 앉히니 집은 전망대를 보는 것만 같다. 덱에 마련한 테이블에 앉아 풍광을 감상하면, 그러한 기분이 더욱 와 닿는다. 조망은 집 안으로도 이어진다. 거실과 식당으로 자연을 끌어들인 뷰가 시원하다. 거실에선 마당에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거슬리는 게 없어 확 트인 시야를 자랑한다. 이 집에선 사람도 집도,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고목재를 이용해 만든 펜던트등이 목조주택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오픈 천장
주방과 식당도 독특한 조명을 이용한 게 눈에 띈다.
1층 평면도
마음에 담아둔 건축양식 ‘목구조’

최근 국내에서 짓고 있는 단독주택 절반 이상이 목조주택이다. 목구조가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친환경이라는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양식이다. 건축주도 목조주택을 지었지만, 그 계기는 남다르다. 업무차 그리스를 방문할 때 그들의 목조주택 문화를 접하고 가슴에 담아둔 것이다. 그러다 집을 짓게 되면서 국내 목구조 주택과 펜션을 둘러보며 장점만 취합해 집을 완성했다. 

집을 짓다 보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비용이 발생한다. 설계와 시공 단계, 경우에 따라 토목공사 비용은 건축 비용의 절반까지도 차지한다. 보통 건축자금의 10% 이상 여유 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토목공사가 필요한 전, 답, 임야 등에 집을 지으려면 토질과 주변 환경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래야 토목공사 비용을 예측할 수 있다.

안방
(좌) 드레스룸 (우) 큰 타일로 깔끔하면서 심플하게 꾸미고, 소품을 이용해 아기자기 함을 더했다.

건축주는 10년 전부터 전원생활 준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계획처럼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짓게 된 건 아니다. “집을 짓는 걸 서둘렀던 이유는 부모님이 하루라도 더 좋은 곳에서 여유로운 삶을 누리시길 바라서였습니다. 그리고 더 늦어지면 용기를 내기도 더 어려울 것 같았고요.”

조망을 위한 설계와 구조

집을 지을 때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적절한 구성과 배치가 가능하다. 이 집은 조망을 위한 주거 공간과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야외 공간으로 나뉜다.

활동이 많은 마당엔 아담한 정자(亭子)와 그네가 자리 잡고 있다. 정자 옆으론 모닥불을 피우는 공간을 마련했다. 통나무 의자에 둘러앉아 따뜻한 모닥불을 쬐며 담소를 나누면, 시간의 흐름도 잊을 거 같다.

이 집 안에서 조망이 가장 뛰어난 2층 베란다
2층 방
2층 평면도

“친인척이나 지인들이 놀러 오면 정자에서 바비큐 파티를 합니다. 경치도 좋아 가장 인기 있는 장소죠. 찜질방도 좋아합니다. 부모님도 찜질방을 자주 이용하시는 공간입니다. 찜질방은 간단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조리 공간, 냉장고, 화장실을 갖췄어요.”

주거 공간은 쉼과 조망을 위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거실과 주방의 조망도 좋지만, 가장 뛰어난 장소는 2층 부모 방에 위치한 베란다이다. 자연을 마주할 때의 즐거움을 부모님이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간을 배치한 것이다. 10년 전부터 준비하고, 자연 한구석에 자리한 이 집을 보노라니 면앙정 송순의 시가 절로 떠오른다.

2층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풍경
집을 둘러싼 데크를 넉넉하게 계획해 눈비가 와도 통행에 불편함이 덜하도록 계획했다.
조망을 위해 북향으로 앉혀 뒷마당에 햇빛이 잘 든다. 적절한 크기와 위치에 창호를 계획해 채광과 환기가 원활한 구조다.

십 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을 지어내니

나 한 간, 달 한 간, 청풍(淸風) 한 간 맡겨 두고

강산(江山)은 들여놓을 곳 없으니 둘러놓고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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