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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볼 수 없는 나만의 집을 짓다

조회수 2019. 6. 6.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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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황토집 전원주택

건축 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건축주가 설계부터 관여하면 원래 본인이 구상한 집을 완성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모르고 저런 소리 한다’는 핀잔만 면하면 다행이다. 비슷비슷한 주택을 보게 되는 것도 이 때문. 그러나 용인 황토집 건축주는 온전히 자신이 바랐던 집을 손에 얻었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사진 홍정기 기자  

HOUSE NOTE

위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지곡동

건축형태 경량 목구조 황토주택

지역지구 자연녹지지구

대지면적 1,752.00㎡(530.90평)

연면적 175.40㎡(53.15평)

지붕재 한식기와

외장재 황토벽돌 이중 쌓기 후 백토 미장

내장재 황토 미장 후 천연 한지벽지, 원목 몰딩, 원목 도어

바닥재 거실/주방-황토석, 방-한지장판 후 옻칠

난방형태 가스보일러, 보일러 연동 벽난로, 구들방(보일러겸용)

창호재 LG하우시스 이중창

식수 지하수

시공 (주)한국황토 1566-2365 www.koreaht.kr

처음부터 다른 건축 구조는 생각지도 않았다.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유익한 황토집을 짓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여러 관련 시공사를 둘러보고 견학을 다니면서 황토집에 대한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아파트에 찌든 몸을 조금이라도 건강케 하기 위해서는 황토집만 한 주택은 없다고 이대행(51세)·조혜경(51세) 부부는 믿었던 것이다.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수면 부족으로 예민해진 나를 위해서라도 몸에 좋은 집을 짓자고 생각했지요. 여러 업체를 둘러보고 주택 관련 많은 정보를 얻었지만 황토집을 대신할 게 없었어요. 처음부터 황토집만 고집한 이유예요.”

1층 거실과 주방은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1층 주방
꼼꼼한 계획으로 활용성 높여

이처럼 건강상 이유로 많은 이들이 황토집을 찾는다. 그러나 여기에 쓰이는 황토나 목재, 벽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건축주가 대부분이어서 본인이 생각했던, 그림을 그렸던 집이 아닌 실제 설계에 들어가고, 시공 과정을 거치면서 의도한 바와는 다른 집을 보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에는 서구식 건축물인 아파트에 익숙해진 우리네 주거 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더더욱 황토집 짓기를 원하는 건축주라면, 자신만의 집을 원하는 건축주라면 사전에 충분한 관련 지식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용인 건축주 부부는 그들만의 황토집을 얻고자 수많은 자재 업체를 찾아다니며 종류와 쓰임새를 익혔고, 시공 현장을 찾아 직접 적용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것이 자양분이 돼 지금의 부부가 원하는, 그들만의 독특한 황토집을 완성했다.

한식기와를 얹고, 굴뚝을 세우고, 누마루를 뽑아낸 것을 보면 여느 황토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진면목은 내부에서 드러난다. 불필요한 공간을 없애면서 2층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서까래 경사도를 낮추고 황토 특성상 내벽 마감재가 갈라짐이 겉으로 드러나거나 묻어나는 것을 염려해 천연 한지벽지를 둘렀다.


또한 돋보이는 것은 누마루 활용이다. 보통 누마루는 경치를 감상하면서 쉬는 용도에 그치지만 건축주는 큰 창을 달아 사시사철 언제든 이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딸이 쓰는 2층 공간이 더욱 풍부해졌다. 낮은 산이 삼면을 둘러싼 풍광을 누마루에서 바라보자면 마치 안빈낙도安貧樂道했던 옛 선비들의 풍류를 접하는 듯하다. 서까래와 대들보로 한껏 멋을 부린 누마루는 역시 한옥, 황토집의 정수다.

용인 주택 외관은 언뜻 보면 여느 황토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진면목은 내부에서 드러난다. 불필요한 공간을 없애면서 2층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서까래 경사도를 낮추고 황토 특성상 내벽 마감재가 갈라짐이 겉으로 드러나거나 묻어나는 것을 염려해 천연 한지벽지를 둘렀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자연이 주는 풍광에 매료되다

황토집에 거주하는 이들이 겪는 애로사항 중 하나는 벽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흙이라는 특성상 못을 박기가 어려워 사전에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후에 못 하나 박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꼼꼼한 준비로 사전에 이를 파악한 건축주는 설계 시부터 필요한 곳에 못을 박을 수 있도록 원목을 대달라고 주문했다.


“돌이켜보면 시공사한테 미안한게 참 많아요. 조금 안다고 설계를 몇 번이나 고쳤거든요. 저 같아도 짜증낼 법한데 싫은 내색 없이 묵묵히 들어줬어요.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 덕분에 이렇게 좋은 집에 살게 된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외부 조망을 한껏 끌어들인 침실.

일부러 방문했을 때와 다른 방향으로 차를 몬다. 얕은 곡선으로 이어진 길이 구불구불한 작은 산을 넘어 들어올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사뭇 도시적이고 현대적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민속촌이 머리를 내밀고 많은 관광객 소리, 차량 소리에 귀가 시끄럽다. 한껏 자연을 누리면서도 생활 편의시설을 지근거리에서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 받은 경우다.

용인 주택은 단열성을 높이기 위해 벽체에 이중으로 황토벽돌을 쌓았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이것이 곧 집 수명을 좌우한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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