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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원과 조화 이룬 정갈한 창원 주택

조회수 2019. 6. 3.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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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스틸하우스

주변 환경에 맞춰 겉으로 과도한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안으로 차분하고 단아한 미를 감춘 듯 품은 고상한 주택이다. 주 출입구 방향에 있는 우물을 유지해 메인인 앞마당의 콘셉트로 삼고, 채광과 전망이 좋은 열린 동남쪽으로 주택을 ‘ㅅ’자로 앉혔다. 꼭짓점의 주방이 메인 공간으로, 이곳에서 좌측과 우측은 물론 마당과 대문으로 시선이 이어진다. 또한, 이로 인해 생긴 앞마당과 뒷마당은 거실 양측의 파티오도어를 통해 드나들 수 있으며, 또 햇살길과 바람길 역할도 하기에 주거 공간에 쾌적성을 더한다.


윤홍로 기자 |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리담건축

HOUSE NOTE

DATA

위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지산리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경량 스틸 스터드 구조(스틸하우스)

대지면적 372.00㎡(112.53평)

건축면적 117.98㎡(35.68평)

건폐율 28.99%

연면적 136.38㎡(41.25평)

  1층 115.28㎡(34.87평)

  2층 18.40㎡(5.56평)

용적률 33.51%

설계기간 2018년 5월~7월

공사기간 2018년 7월~12월

설계 모두건축사사무소 055-763-0086

시공 리담건축 1599-0380 www.ridam.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징크

  벽 - 백벽돌, 스타코, 세라믹 사이딩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도장(벤자민무어)

  벽 - 실크벽지, 도장(벤자민무어)

  바닥 - 구정마루, 타일(다이닝룸)

단열재

  지붕 - R32 글라스울(이소바)

  외벽(외단열) - 열 반사 단열재(스카이텍),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내단열 - R21 글라스울(이소바)

계단실

  디딤판 - 오크

  난간 - 주물(좋은사람들)

창호 독일식 3중유리 시스템창호(융기)

현관문 성우스타게이트

조명 공간조명, 비츠조명, 위즈테크 등

주방기구 이환가구

위생기구 대림

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나비엔) 

오래된 마을답게 낡은 주택들 사이로 양지바른 터에 주택 한 채가 정갈하게 앉혀져 있다. 마을길이 지나는 남동쪽을 제외한 모든 면이 주택에 에워싸인 터, 이 자리에 오래돼 낡은 데다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를 두고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하는 것일까. 마을 사람들조차 길을 지나다 헌 집이 새집으로 변한 게 놀라워 담 너머로 한참 구경하니 말이다. 또 땅엔 임자가 따로 있다고 했던가. 건축주 부부가 딱 그러하다. 부동산에서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터에 깨끗하고 깔끔한 주택을 앉혔으니 말이다.


아파트에서만 살던 부부가 단독주택을 계획한 것은 경주지진 때문이다.


“진동에 공장을 짓고 부근의 고층 아파트에서 살던 3년 전 경주지진이 발생해 건물이 흔들리고 몸이 휘청거렸어요. 그때 겁이 나서 ‘땅을 밟고 살 수 있는 헌 집을 사서 리모델링을 하자’, 그렇게 정하고 여기저기 헌 집을 찾아다녔어요. 하지만 동네가 오래돼서 그런지 부동산에서 소개한 집들은 워낙 낡고 부실해서 도저히 리모델링을 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이곳은 다른 집을 둘러보고 가다가 찾았는데, 햇살이 잘 들어 마음에 따듯하고 포근하게 다가왔어요. 사람이 살 수 없는 헌 집이 한 채 있었지만, 터가 워낙 맘에 들어 헌 집을 헐고 새집을 짓기로 하고 (건부지를)매입한 거예요.”

현관.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구조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좌측으로 90°꺾으면 중문이 나온다. 수납장 중간에 진열대를 겸한 선반을 만들었다.
현관에서 본 거실
계단 하부 공간을 활용해 외측에 마당을 향한 복도를, 내측에 다용도실에서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수납공간을 디자인했다.

부부가 경량 스틸 스터드 공법 스틸하우스를 택한 이유는 일찍이 내진성을 검증 받은 데다 목구조와 마찬가지로 고단열·고기밀 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공은 같은 아파트에서 살다가 함안에서 스틸하우스를 짓고 사는 친구 소개로 리담건축(대표 안영수)에 맡겼다(본지 2018년 5월호 소개, ‘고양이와 우아한 동거, 함안 묘한 박공집’). 주택이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자칫 하자라도 발생하면 평생 원망을 들을 수 있기에 시공사를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만큼 함안 주택 건축주가 리담건축에서 지은 주택에 매우 만족한다는 얘기다. 한편, 안 대표는 ‘혹여, 두 친구 사이에 금이 갈까 하는 마음에 시공 과정에서 더욱더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맨 좌측에 배치한 출가한 큰딸 가족과 학업 차 외지에서 생활하는 두 자녀가 찾았을 때 머무는 작은 방
좌측 작은 방 옆에 있는 공용 화장실
‘ㅅ’자형 매스와 연계한 세 개의 마당

오래된 마을과 주변의 낮은 주택과 조화를 이루는 주택, 넉넉한 마당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춘 주택. 주택을 계획할 때, 안영수 대표와 건축주가 주로 고민한 부분이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 이 부분은 어떤 외장재를 사용할지 하는 고민으로 이어졌어요. 처음에 건축주가 벽돌을 원치 않아 다른 마감재들을 고려했지만, 대지가 동남쪽을 제외하고 낮은 주택들에 둘러싸여 있기에 조율 끝에 단아하고 정갈한 느낌의 백색 벽돌로 마감했어요. 한편, 애초 단층집으로 계획했는데, 건축주가 다락에서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발코니를 원해 문을 내면서 다락이 면적에 포함돼 층고 변함없이 복층집이 됐고요.”


대지는 마치 행주치마처럼 북측에서 남측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로 남측면 일부분만 마을길에 접한다. 주택에는 수목과 야생화, 돌, 담, 우물 등이 조화를 이뤄 운치를 더하는 앞마당과 우측마당, 뒷마당이 있다.


“주택 배치는 주 출입구 방향에 있는 우물을 유지해 메인인 앞마당의 콘셉트로 삼고, 채광과 전망이 좋은 열린 동남쪽으로 주택을 ‘ㅅ’자로 앉힘으로써 우측 마당과 함께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가족만의 프라이빗한 뒷마당이 만들어졌어요. 앞마당과 뒷마당은 거실 양측의 파티오도어를 통해 드나들 수 있으며, 또 햇살길과 바람길 역할도 하기에 주거 공간에 쾌적성을 더하죠.”

주방은 가구를 ‘11’자 형태로 배치하고, 그 사이에 독립형 다이닝룸과 연계했다.
투명한 미닫이문으로 공간을 구분함으로써 공간이 독립적이되 개방감이 드는 다이닝룸
주방 옆에 배치한 식당. 폴딩도어를 통해 데크와 이어진다.
주방과 대면형으로 구성한 거실. 단층 구조이면서 천장을 고가 높은 박공형으로 디자인해 시원스럽다. 여기에 높은 나뭇가지에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듯한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공간구조는 주방을 꼭짓점으로 좌측 부분 중앙 전면에 앞마당을 향한 분위기가 밝은 복도가, 후면에 계단 하부 공간을 활용해 만든 다용도실과 주택에서 쓰임새가 많은 수납공간이 있다. 또 주방과 식당에도 벽체 일부를 파 넣어 만든 수납공간이 있다. 맨 안쪽에 출가한 큰 딸 가족과 학업 차 외지에서 생활하는 두 자녀가 찾았을 때 머무는 작은 방이 있다. 그리고 우측 부분 중앙에 개방형 거실이, 안쪽에 침실과 부속실인 파우더룸과 드레스룸, 욕실로 구성한 부부 영역이 있다. 좌·우측 맨 끝에 부부 영역과 자녀 영역을 두어 세대 간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형태다. 또한, 주방 우측에 배치한 식당은 독립 공간으로 폴딩도어로 뒷마당과 연계함으로써 공간 확장감이 들 뿐만 아니라 동선이 주방-식당-뒷마당-거실로 이어지는 편리한 순환형이다.


좌측 부분 안쪽에 상부 다락은 오픈형 공간으로 서재를 겸하며, 앞마당을 향한 창과 별도로 발코니로 나가는 문이 있다. 전체적인 공간 구성은 거실보다 주방이 메인에 가까운 편으로, 주방에서 좌측과 우측은 물론 마당과 대문으로 시선이 이어진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콘셉트가 화이트라면, 안방 침실은 벽체와 몰딩 색감을 달리해 차별화했다.
안방 안쪽 복도에 파우더룸을, 그 전면에 드레스룸과 욕실을 뒀다.

거실과 복도, 다락의 천장 구조가 박공형이라 마치 집 속의 집에 들어온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의 도장으로 디자인한 인테리어는 외부 마감재인 백색 벽돌과 일체화한 형태다. 안 대표는 건축주가 화이트 톤에 심플한 형태를 원해 서까래 등을 지양했다고 한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의 도장으로 마감하고, 침실 도어는 오크 원목 도어로 시공했어요. 창문 주변 몰딩은 오크 원목으로, 화이트와 목재 특유의 색감이 조화롭게 시공했고요. 그리고 안방 침실은 벽체와 몰딩 색감을 달리해 차별화하고, 다락 벽체는 루버를 사용해 따듯한 느낌을 강조했어요.”

주방에서 바라본 좌측 부분. 복도와 다락, 다용도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박공 천장에 루버로 포인트를 준 다락. 다락에서 발코니로 나가는 문을 내면서 면적에 포함돼 층고 변함없이 복층집이 됐다.
다락에서 내려다본 주방. 집 속에 집을 보는 듯하다.

주택은 스틸 스터드와 스터드 사이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외단열 시스템을 적용해 단열성이 뛰어나다.


“내(중)단열재로 벽체 및 천장에 나등급 이상 글라스울을, 외단열재로 벽돌과 세라믹 사이딩 안쪽에 열 반사 단열재인 스카이텍과 스타코 안쪽에 비드법 보온판(2종 1호)을 적용해 단열성을 높였어요. 지붕에 열 반사 단열재를 추가 시공하고, 특히 징크 하부에도 멤브레인 시트를 추가 시공해 충분한 공기층을 확보했지요. 따듯한 남쪽이지만, 단열재의 성능 기준을 중부지방 기준으로 잡아 혹시라도 모를 추위와 더위에 강하게 시공한 거예요. 지붕의 경사도도 높여 눈이 많이 와도 충분히 흘러내리게끔 했고요.”

뒷마당
여름나기 공간으로 손색없는 뒷마당. 주방-식당-뒷마당-거실로 동선이 이어진다.
현관을 돌출시켜 그 상부에 다락에서 통하는 발코니를 냈다.

마당이 있는 열린 단독주택에서 생활하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먼저,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에서 살면서 가족 간에 대화가 많아졌어요. 행동반경이 거실에서 마당으로 늘어나 마당을 한 바퀴 돌면서 어제하고 또 다른 꽃나무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죠. 아파트에선 큰딸 가족이 찾아와 거실에서만 지내다 아점만 하고 가기 바빴는데 지금은 저녁까지 하니까요. 무엇보다 땅을 밟고 산다는 게 그렇게 편안할 수 없어요.”

주택의 운치를 더하는 거실 전면 툇마루
마을 분위기에 맞춰 지은 과도한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안으로 차분하고 단아한 미를 감춘 듯 품은 고상한 주택이다.

양지바른 터에 맑고 고운 맵시를 발산하는 창원 주택. 주택의 맵시만큼이나 이를 둘러싼 삼 마당도 청아하기 이를 데 없다. 주변 환경에 맞춰 겉으로 과도한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안으로 차분하고 단아한 미를 감춘 듯 품은 고상한 주택. 건축주 부부의 삶을 엿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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