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띄운 '떠있는 집'

조회수 2019. 5. 1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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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전원주택

경기도 양평에 자연의 기운을 받는 주택이 있다. 건축주가 휴식처로 지은 주택으로 필요한 방들만 길게 늘어놓아 공간의 위계를 정하기보단 일상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계획했다. 본가는 분당인데, 남편은 혼자 편히 쉬고 싶을 때면 종종 찾는다.

글 사진 최은지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강하면

건축구조 경량철골조

용도지역 보전관리지역

건폐율 16.16%

용적률 8.80%

대지면적 1,506.00㎡(456.36평)

건축면적 243.36m2(73.74평)

내부면적 132.48㎡(40.14평)

기타면적 110.88㎡(33.6평)

설계기간 2016년 1월 ~ 2016년 5월

공사기간 2016년 7월 ~ 2016년 12월

대지비용 3.3㎡당 60만 원(2011년 기준)

건축비용 3억 6천만 원


METERIAL

외부마감

  지붕 - 선이인터네셔날 Thk0.7 VM ZINC

  외벽 - 선이인터네셔날 Thk0.7 VM ZINC, Thk6 라왕합판 우레탄코팅

  데크 - 무근콘크리트 위 에폭시코팅

내부마감

  천장 - LG하우시스 Z-in 벽지(모래펄화이트)

  내벽 - LG하우시스 Z-in 벽지(모래펄화이트)

  바닥 - LG하우시스 Z-in 강그린 Super

단열재

  지붕 - 경질우레탄 뿜칠

  내단열 - 경질우레탄 뿜칠

  창호 PNS 더존샤시 PVC 창호

현관 방화철문

주방가구 한샘 키친바흐

위생기구 대림바스

설계 (주)건축사사무소 아르키움 02-2214-9852 www.archium.co.kr

시공 건축주 직영

어릴 적 살던 한옥 구조로 지은 집

저수지를 끼고돌아 굽은 길을 오르면 가로로 긴 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외관이 평범하진 않다. 건축주의 어릴 적 추억과 감성을 담았기 때문이다.


“저의 본적지가 전주 한옥마을이에요. 지금은 한옥마을 주차장 바로 옆에 한옥 체험관이 있어요. 제가 어릴 적 살던 집을 허물고 지은 거죠. 그 한옥은 방 앞엔 툇마루가 있고, 큰 마루 옆엔 부엌이 있는 일자 구조였어요. 그때 좋았던 추억을 담은 집을 짓는 게 평소 꿈이었어요.”

현관은 밝은 통로로 앞산과 뒷산을 잇는다. 신발과 우산을 보관하는 수납함을 넉넉하게 배치했다.

집을 짓기로 결심한 건축주는 입지를 선정하고자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경기 광주시 퇴촌에 있는 한 공인 중개사무소에 들어갔다가 목장용지와 밭 등이 뒤섞인 상태의 필지를 접하게 됐다.


지목은 복잡하지만 땅의 느낌이 좋아 두 필지를 사들였다. 시공사에서 지목 변경을 비롯해 정지작업 등 지반을 깨끗하게 다진 후 집을 지어줬다.

거실은 주된 생활공간으로 제일 넓다. 전망이 눈에 확 들어오게 하기 위해 창은 통유리로 했다.

건축가는 집을 땅에서 띄웠고 동남향으로 배치해 ‘떠있는 집’이라고 명명했다. 이렇게 배치한 이유는 집 자체를 벽과 지붕이 있는 큰 가구로 생각해 땅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또한, 부지 안에서 집을 최대한 길게 앉힐 수 있는 위치, 집에서 바라볼 때 시야가 최대한 트인 곳을 염두에 두고 동남향으로 좌향을 잡았다. 떠 있는 집은 산으로 둘러싸여 경치가 좋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주방은 거실과 함께 열린 공간으로 계획했다. 주방엔 후드를 배치해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도록 했다. 천장은 지붕 구조를 그대로 내려 경사진 모양이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독특한 외관의 떠 있는 집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절로 멈추게 한다. 시선을 많이 끄는 만큼 건축주는 집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그중 집에 돈을 들인 가치가 있냐는 물음에는 추후 집을 팔 때 수익성은 전혀 생각지 않고, 주 중이나 주말 쉼터로 만들었다고 답한다.


평소 업무 관계상 혼자 고민하고 버티고 결정하는 시간이 많은데, 여기에만 오면 쫓기는 듯한 불안감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앉아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안을 받는다.


누가 뭐래도 자신에겐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피난처이자 쉼터이자 좋은 집이란다.

뒷마당 너머로 근사한 산이 있다. 시공사는 수납 장과 창틀이 어울려 풍경을 담게 했으며, 수납 장의 높낮이를 다르게 해 리듬의 변화를 만들었다.
통로는 양옆으로 구성해 안방과 ㄷ자 구조다. 뒤쪽으로 배치한 통로엔 화장대와 수납 장을 둬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계획했다.
주변 풍경 보며 힐링하는 공간

떠 있는 집은 창들이 눈에 띈다. 현관을 들어가 왼쪽으로 돌면 통유리 창들이 있다. 시공사가 안팎을 잇는 소통의 창구로 생각해 형태나 비례를 따지지 않고 필요한 위치에 적당한 크기로 낸 것이다.


처음 건축주와 건축가가 건축 계획을 세울 당시 통유리로 시공하되 집 밖을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쌓아 사생활을 보호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주변 풍경이 가리기엔 너무 아까워 이중 유리를 삼중 유리로 바꿔 단열을 보강하고 블라인드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부부는 ‘창을 크게 내면 춥지 않을까’라고 걱정했지만, 막상 생활해 보니 오히려 햇빛이 잘 들어 난방을 안 해도 실내 온도가 20℃를 웃돌아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다.

침실은 제일 안쪽에 배치했다. 일반 침실처럼 평범하게 구성했으며 수납공간을 한쪽 벽면에 넉넉하게 구성했다.
서재는 침실과 반대 방향으로 제일 안쪽에 배치했다. 개인적인 사무공간과 독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ㄷ자 모양으로 책꽂이를 배치해 책을 꽂을 수 있는 공간을 뒀다.

남편은 코끼리 얼굴처럼 생긴 앞산의 봉우리를, 아내는 소나무가 있는 뒤쪽 풍경을 보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 남편의 시선을 따라서 눈길을 주면 길게 뺀 처마와 수전이 보인다.


이 처마는 마당에 비가 떨어지는 걸 방지한 것인데, 건축주가 어릴 적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처마 밑에 앉아 바라보던 추억을 담은 요소기도 하다.


건축주는 청소 후 걸레를 빨거나 손을 씻는 목적으로 수전도 3개 설치했다. 3개는 좀 과하다 싶지만, 추후 가족 모임을 갖거나 취사 및 밭일 작업을 할 때 유용할 것 같다고 한다. 시공사는 눈이나 비가 오면 물이 괴지 않고 흘러내려가며 물이 집 안으로 스미지 않을 만큼 구배句配를 주는 데 특히 신경 썼다.


주로 남편이 혼자 많이 내려와 생활하는데, 호수 건너편에 있는 집집마다 등이 다 켜진 모습을 블라인드 너머로 볼 때, 그리고 밤에 무수한 별을 벗 삼아 전원의 달콤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때가 제일 큰 행복이라며 평온한 표정을 짓는다.

비나 눈을 피할 수 있게 처마를 길게 뺐다. 건축주가 어릴 적 처마 밑에 앉아 눈이나 비가 오는 모습을 봤던 추억을 회상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주거공간과 여가실은 하나로 붙어 있지만 주차장을 두고 분리돼 있다. 여가실은 건축주가 취미활동을 하는 음악실로 구성했고, 현재는 창고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택 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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