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토박이 농부, 40년 만에 농가 헐고 새집 지어

조회수 2019. 5. 6.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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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스틸하우스

양지뜸에 농가가 옹기종기 모여 자연부락을 이룬 곳.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쪽의 들과 산을 향해 열린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능북마을 풍경이다. 오랜 마을임을 증명하는 듯한 낡은 농가들 속에서 청고벽돌을 두른 듬직하고 안정적인 주택 한 채가 단박 눈에 들어온다. 김기현·김문숙 부부가 40년 살아온 낡은 농가를 헐고, 그 자리에 새로 지은 복층 스틸하우스다. 남편은 ‘그동안 고생만 해온 아내에게 선물한 집’이라고 한다.

이상현 기자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금호스틸하우스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자연취락지구

건축구조 스틸스터드 공법(스틸하우스)

대지면적 344.00㎡(104.06평)

건축면적 77.89㎡(23.56평)

건폐율 22.64%(법정 60% 이하)

연면적 118.79㎡(35.93평)

  1층 77.89㎡(23.56평)

  2층 40.90㎡(12.37평)

용적률 34.53%(법정 100% 이하)

토목공사유형 옹벽, 보강토 블록

토목공사비용 1,800만 원

건축비용 1억 9,400만 원(3.3㎡당 540만 원)

설계기간 2017년 2월~3월

공사기간 2017년 7월~10월

설계 선건축사사무소 010-2889-5978

시공 금호스틸하우스 031-675-8110

 www.kumhosteel.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벽 - 청고벽돌(은전돌), 세라믹 사이딩

  데크 - 화강석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벽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메라톤 RINE)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난간 - 멀바우 집성목

단열재

  지붕 - R32 글라스울

  외벽 - T50 비드법보온판 가등급

  내벽 - R21 글라스울

창호 이중창(LG하우시스)

현관문 AL 현관고급도어

조명 LED(LAY)

주방가구(싱크대) 한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귀뚜라미보일러

농부인 건축주는 안성 토박이로, 이제껏 외지로 나가서 살아본 적이 없다. 주업인 농사를 지으며 부업으로 도시에서 운송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마을은 건축주에게 나고 자라서 가정을 꾸리고, 또 자녀들을 낳아 잘 키워서 출가시킨 삶의 터전으로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어릴 적에 말 그대로 초가삼간을 개량한 집에서 살았어요. 그리고 젊어서 그 초가를 헐고 시멘트로 직접 집을 지었죠. 그게 벌써 40년 전으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운송업)은퇴 후 집에 앉아 있으니, 집사람이 ‘이제 좋은 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집이 오래되고 낡아서 하수도 냄새가 올라오는 데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 더욱이 공간들도 지금의 생활방식에 맞지 않았죠. 그 후 튼튼하고 따듯한 집을 짓기로 하고 집사람과 함께 건축박람회를 둘러보면서 새집을 구상한 거예요.”

건축주가 손수 지어 40년간 살았던 기존 집
듬직한 건물에 담은 알찬 공간

건축주는 터줏대감답게 마을에 주택들이 들어설 때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지어지는지 쭉 지켜봐 왔다. 40년 전에 직접 주택을 지은 경험에다 눈썰미를 더해 낡은 주택을 철거한 후 토목공사를 직접 진행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 건축주는 초가를 헐고 시멘트주택을 지었지만, 이젠 예전 한옥이나 시멘트주택이 아닌 새로운 주택을 짓고자 했다.


“건축박람회에서 스틸하우스를 처음 접했는데, 금호스틸하우스와 상담하면서 튼튼하고 따듯하며 건식공법이라 공사 기간이 짧다는 점이 맘에 들었어요. 저희가 구상한 집을 어떻게 풀어낼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 데다 지역 업체라 그런지 믿음이 생겨 금호스틸하우스에 시공을 맡긴 거예요.”

드나들기 편하게 널찍하게 계획한 현관은 하단을 띄운 붙박이장 일부분에 거울을 달아 집을 나서기 전에 옷매무시를 다듬을 수 있게 했다.
현관을 지나 안방 앞 복도에서 바라본 모습. 밝은 톤을 바탕으로 몰딩과 문틀로 포인트를 줬다.
마당과 야산 앞 넓은 들판을 조망하도록 동쪽을 향해 넓은 창호와 고창을 설치했다. 거실 뒤쪽에도 창을 달아 남향인 썬룸을 통해 햇볕이 들어와 오후에도 환하다.

안성 주택의 대지는 동서로 긴 장방형이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을 쉼터와 마주하며, 도로에 면하는 동측을 제외한 3면 모두 이웃 필지에 접한다. 주택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들과 산이 바라보이는 동측으로 향을 잡고 서측에 붙여 배치함으로써 조망과 넓은 앞마당을 확보한 형태다.


공간 배치는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구상했다. 금호스틸하우스에서 건네준 기본 평면도를 토대로 건축가의 조언을 받으며 각각의 공간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지금의 공간을 구성했다. 도로 건너편의 넓은 들과 낮은 산이 빚어내는 경관을 감상하고, 독립한 두 아들과 딸 부부가 오면 머무를 공간도 필요해 겸사겸사 복층으로 계획했다.


“집사람은 넓은 주방과 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저는 선룸과 아이들이 머무를 공간을 주로 원했어요. 건폐율이 60%라 모든 공간을 단층에 다 넣을 수도 있지만, 마당을 포기할 수 없어 집을 복층으로 앉히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2층으로 모은 거예요. 남쪽에 선룸을 두고 거실과 연결된 창을 냈는데 햇볕이 잘 들어 집 안이 맑고 밝아요.”

거실에서 본 주방
아내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주방/식당. 주방가구를 사위가 직접 시공해 가족 모두의 손길이 닿은 곳이다.
주방/식당 뒤 다용도실
주방/식당 뒤 다용도실
주방/식당 옆에 위치한 선룸. 온 가족이 모이면 식사하는 공간이면서 평상시 휴식 공간이다. 바닥에 보일러 배관을 해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다.

대문을 지나 마당으로 들어서면 외벽을 청고벽돌 위주에다 세라믹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주고 지붕을 점층적으로 쌓아 볼륨감을 더한 주택이 듬직하고 안정적으로 보인다. 현관에 들어서면 전면에 계단실이 보이고, 이를 중심으로 공용 공간과 사적 공간이 좌우로 나뉘어 있다. 동향한 좌측 전면에 선룸과 거실이 있고, 후면에 거실과 대각선으로 주방/식당, 다용도실이 있으며, 외부뿐만 아니라 실내 각 공간에서 접근하기 편한 곳에 공용 욕실이 있다. 그리고 우측 전면 채광이 풍부한 부분에 안방과 드레스룸이, 후면에 보일러실이 있다. 2층에 오르면 전면으로 테라스가 보이고, 좌측에 작은 방과 욕실이, 우측에 큰 방이 있다.

건축주 부부가 머무는 안방에 드레스룸 겸 파우더 공간을 마련했다.
1층 욕실

전체적인 인테리어 분위기는 밝은 톤의 컬러 위주로 깔끔하고 시원스러우며, 문틀과 몰딩, 걸레받이 등에 목재 특유의 질감으로 포인트를 줬다.


“인테리어는 아이들이 많이 신경 썼어요. 특히 주방 가구와 각 침실의 붙박이장은 사위가 직접 설치한 거예요. 집을 지을 때 아이들이 모두 거드니 든든합디다.”

계단실을 통해 2층에 오르면 전면에 테라스가 좌우측에 방이 배치돼 있다.
독립한 자녀들이 집에 놀러올 때 사용하는 2층 침실

*

40여 년 된 낡은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스틸하우스를 새로 짓고 살면서 건축주 부부의 삶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한창 안팎으로 뛰놀기 좋아하는 손자가 매주 할아버지 집에 가자고 떼쓰고 조른다니, 이보다 더 좋은 집이 또 있을까요. 그리고 집은 사는 사람이 불편함을 모르고 지내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 집은 예전 집과 달리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듯해요. 무더웠던 지난여름, 아이들이 왔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에어컨을 틀지 않았고, 올겨울에도 잠자기 전 보일러를 2시간 정도 때면 이튿날까지 온도가 유지돼 쾌적하게 지냈어요.”

2층 테라스는 들녘과 야산을 바라보며 운치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손자가 있는 딸 부부를 위해 욕조를 넣은 2층 욕실

건축주 부부가 자녀들과 함께 지은 안성 스틸하우스. 볕이 잘 드는 마당에 잔디가 파릇파릇하게 물들고 낮은 담을 따라 심은 나무들이 울긋불긋 꽃망울을 터뜨리는 계절, 그 속에서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 그리고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건축주 부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묵묵히 고향을 지키며 한 켜 한 켜 추억을 쌓아온 건축주 부부의 새로운 보금자리에 늘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길 바란다.

마당에서 바라본 선룸
차량 통행이 드문 시골 길 앞에서 바라본 안성 주택. 거실에서 맞은편 마을 공동 쉼터가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만 담을 쌓아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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