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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집

조회수 2018. 11. 14.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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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듀플렉스 주택

아파트는 근대 대량생산체제의 대표적인 산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표준화, 규격화된 주거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개인의 삶을 반영한 공간을 만들어내기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억지로 꿰맞추는 공동체 생활보다 느슨하지만 넉넉한 이웃과의 관계,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개성 있는 주거 공간, 그리고 좀 더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삶을 충전할 수 있는 주택을 꿈꾸며 도시 외곽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은지 기자 사진 김경한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건축구조 중목구조[철물공법], 철근콘크리트조(지하층)

지역/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제1종 전용주거지역

대지면적 232.10㎡(70.33평)

건축면적 114.92㎡(34.82평)

건폐율 49.51% 용적률 97.60%

연면적 268.76㎡(81.44평)

  지하 42.23㎡(12.76평)

  1층 111.61㎡(33.82평)

  2층 114.92㎡(34.82평)

  다락 93.39㎡(28.30평)

  ※다락 연면적 제외

설계기간 2016년 4월 ~ 7월

공사기간 2016년 8월 ~ 2017년 1월

건축비용 5억 1,000만 원(3.3㎡당 567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니치하 갈바륨

  외벽 - T20 백고벽돌타일

  데크 - ACQ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내벽 - 실크벽지

  바닥 - 구정 합판마루

단열재

  지붕 - T12 우레탄단열 지붕재 + 에코바트 R-30

  외단열 - T70 네오폴단열재

  내단열 - 에코바트 R-19

창호 살라만더 로이삼중유리

주방가구 우림퍼니처

위생기구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바스

난방기구 린나이 가스보일러(콘덴싱)

설계 및 시공 블루하우스코리아(주) 031-8017-5002 www.koreabluehouse.com

cafe.naver.com/bluehousekorea

엘리베이터라는 서먹한 공간, 층간 소음이나 쓰레기 배출, 주차 문제 등을 놓고 이웃과 벌이는 신경전은 아파트 단지에서 익숙한 풍경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들판과 숲이 어우러진 전원에 자신만의 집을 짓고 산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겐 상상만으로도 만면에 미소가 피어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분당 판교에 자리 잡은 중목구조 듀플렉스 Duplex 주택의 건축주도 그렇게 시작해 자신만의 주택을 짓는 꿈을 이뤘다.

주인세대 1층은 주방과 식당의 공간으로 배치했다.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들이 등교한 이후에 아내가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를 만끽하는 공간이다. 다목적 공간에 거실 공간을 뒀다.
멀리하고 싶어도 멀어질 수 없는 도시

판교에 주택을 짓기 전, 건축주인 남윤길·김수정 부부는 두 딸과 함께 과천의 한 아파트에서 살았다. 가족 가운데 특히 남편과 작은 아이가 평소 주택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이는 결국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지하는 온도 변화가 크게 없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춥지 않다. 시공사가 외단열과 방수에 특히 신경을 썼다.

하지만 마음먹었다고 모든 게 술술 풀리지는 않는다. 일단 남편이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벗어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서 집을 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일단 땅값이 문제였고, 오래되고 노후한 주거지의 환경도 탐탁지 않았다.

2층 주인세대 침실을 스킵플로어로 배치했다. 이러한 배치로 임차 세대의 거실 천장고가 높아졌다.

“과천의 단독주택을 알아봤는데 30여 년 된 집을 허물고 새로 지어야 했어요. 그런데 땅값만 이미 13억 원인 거예요. 길도 좁은 데다 오래돼 지저분했고, 쓰레기나 주차장도 문제가 되겠더라고요.”

2층 안방과 드레스룸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이 판교에 위치한 지금의 집터였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처음부터 이곳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목구조주택에 관심을 갖고 있던 남편이 단독주택 전문 기업인 시공사를 알게 됐고, 이곳을 통해 땅을 소개받았다. 이후 설계와 시공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지게 된 것이다.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교통 여건이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아내에겐 택지 정비가 잘 돼 있어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이 만족스러웠다.

판교는 서울 접근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유수의 기업들이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부동산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좋은 입지가 갖춰지는 것만큼 땅값도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다. 건축주 가족 역시 70평 남짓한 택지를 구입한 비용만 9억여 원대였고, 건축비용도 5억여 원이 드는 등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듀플렉스 주택이다. 비록 넉넉한 터는 아니지만 두 세대의 주택을 지어 임대를 놓는다면 비용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층 자녀방. 인접 대지의 배치와 일조, 조망을 고려해 배치했다. / 계단 밑 공간을 활용한 2층 욕실 공간
주어진 조건을 넘어 만족은 최대로

이런 점은 설계 과정에서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됐다. 건축주 세대뿐만 아니라 임차 세대에도 매력적인 주택이 돼야 했기 때문이다. 두 세대 간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현관 진입부터 분리했고, 주인 세대와 더불어 임차 세대 역시 남향으로 배치했다.


또한, 두 세대가 마당과 거실을 고루 확보하도록 했다. 설계와 시공을 맡은 블루하우스코리아는 넉넉지 않은 대지에 주변 여건과 지구단위계획 등과 같은 규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해야 했다. 이것이 스킵 플로어 Skip Floor가 도입된 이유라고 한다.

다락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만들었다. 다락 옆은 오픈 공간을 뒀다. 지붕 천장에서 들어온 빛이 집 안을 밝힌다

“대지는 크기가 제한적이고 형태는 길쭉했습니다. 여기에 지구단위계획에서 제한하는 2.5m 이격 거리뿐만 아니라 주차장 수용 규모도 3대에 맞춰야 했어요. 또한, 임차 세대의 배치를 남향으로 하는 등 임대성을 높이면서 좁아진 주인 세대에 스킵플로어와 더불어 입체적인 평면을 구상했습니다.”

계단실에서 위를 바라보면 천창이 있다. 중목구조의 노출 기둥과 보를 최대한 활용했으며, 환기를 위해 창을 열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임차 세대 거실 천정 높이는 3.5m로 높아졌고 주인 세대의 주방엔 중목구조의 보가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스킵플로어 구조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계단과 더불어 노출된 기둥과 보는 목조주택의 따뜻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임차 세대는 남향으로 일조를 받기 위해 긴 ‘一’자형으로 배치함으로써 LDK(Living Dining Kitchen) 형 거실이 만들어졌다. 스킵플로어로 높아진 천장고는 듀플렉스 주택임에도 뛰어난 개방감을 갖게 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김수정 씨는 새로운 주거 환경에서 달라진 일상을 이렇게 얘기한다.

임차 세대 현관. 주인세대와 현관 진입을 분리했다. 또한 도로변에서 바로 보이지 않게 도로와 직각 방향으로 현관문을 배치했다.

 “두 세대 모두 남향이고 마당이 있다는 게 좋아요. 마당을 통해 이웃과 정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도 마당에서 줄넘기도 하고 아빠랑 화단에 물을 주거나 세차하면서 즐거워하고요. 가족 모두 더 활동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남편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뱃살도 많이 빠진 것 같고요.”  

주인세대를 스킵플로어로 배치해 임차 세대의 거실은 3.5m 높은 천장고를 갖고 있어 듀플렉스 주택임에도 개방감이 좋다.

대지가 넓지 않은 데다 듀플렉스 주택으로 짓다 보니 건축주는 자칫 주거 공간이 기대했던 것보다 좁아지지 않을까 우려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하 공간의 활용과 스킵플로어를 도입하면서 그러한 우려는 말끔히 씻겼다. 게다가 주택의 단열성도 큰 만족을 줬다. 이 점엔 시공사의 깐깐한 시공도 한몫했다고.

주택 뒷면에서 바라본 모습. 주인세대의 옥상 정원엔 텐트를 설치했다. 옥상 한 편으로는 야외에서 캠핑하듯 텐트도 설치할 수 있다.

“지하에 배치된 거실의 온도가 계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하다는 점도 참 좋아요. 이사 후 한겨울을 이곳에서 지냈지만 춥지 않았어요. 요즘, 날씨가 더워지고 있지만 거실은 시원해요. 지하에 외단열과 방수 등을 꼼꼼하게 시공했거든요.”


주택의 외벽은 백고벽돌 타일 한 가지 재료로 마감했다. 시공사는 집의 구조가 매스의 꺾임이 많아 외벽을 화려하게 꾸밀 경우 자칫 외관이 어수선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밀조밀하게 쌓아올린 석재가 만들어내는 질감은 지붕에 사용된 갈바늄 패널과 어우러져 자연스러우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택은 별도로 벽을 설치하지 않고 훗날 이웃과 잘 지내려고 나무로 심었다

도시를 떠난다는 것은 도시가 제공하는 편리함 역시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때론 편리함 대신 느린 삶에서 그간 지나쳤던 일상의 새로운 풍경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불편함이란 또 다른 혜택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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