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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되는 집

조회수 2018. 8. 8.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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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전원주택

글 플라잉건축사사무소 서경화 소장

      (flyingarch@naver.com)

사진 YOO STUDIO 유근종


HOUSE NOTE

위치 경남 하동군 진교면 고룡리

지역지역 농림지역, 농업진흥구역

주거형태 단독주택

대지면적 497㎡(150.34평)

건축면적 149.13㎡(45.11평)

연면적 149.13㎡(45.11평)

  실면적 117.72㎡(35.61평)

  필로티 31.41㎡(9.50평)

건폐율 30.01%

용적률 28.01%

규모 지상1층

구조 경골목구조

설계 플라잉건축사사무소 02-6013-5063 http://flyingarch.co.kr

시공 뉴타임하우징 1599-4169

주택 배면 모습
‘중정’ - 중의적 공간을 말하다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을 보면 여전히 ‘와~, 신기하다’ 란 말을 내뱉곤 한다. 그러나 건축은 그저 기술적이고 공학적인 토대로 지어지는 구조물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삶의 궤적이 만들어내는 예상되거나 혹은 예상할 수 없는 그 무엇 때문일 것이다. 특히 집은 다양한 삶으로 채워지는 매우 사적인 공간이다. 단순하게 예상할 수 있는 공간은 다양한 삶을 담기엔 부족할 것이며 예상할 수 없는 공간만으로 채워지면 건축가의 독선이 되기 쉬울 것이다. 이런 공간들을 잘 조화시키기 위해 일종의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하동 중정주택’은 단순한, 혹은 무심한 듯한 사각 형태에 ‘중정’이란 예상할 수 없는 장치를 도입했다. 외부지만 내부 같은 중의적 공간은 외부에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가족만의 공간이다. 동선은 중정을 중심으로 순환된다. 중정의 둥근 모서리 벽체는 동선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다. 중정에 면한 4개의 내부 공간은 각기 다른 색을 지닌다. 때로는 거실에 면해 온 가족이 모일 수 있고 놀이하듯 책 읽는 공간도 되며, 식탁에 앉아 여유롭게 밥을 먹을 수도 있고 높은 천장을 지닌 가족 갤러리 공간도 될 수 있다.


사각 중정은 중정을 향해 경사진 지붕 3개와 수직벽(외부 경사) 1개로 중심성이 담보된 정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때론, 시간이 정지한 듯 하늘 한 번 바라보면 족하지 아니한가!


‘중정’이라는 중의적 공간에 건축가가 아닌 거주자가 지어낼 삶의 시詩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중정 모습
밤이 내리는 중정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3.3×4.5m 크기의 중정을 중심으로 동선은 활발한 궤적을 그리며 순환하지만, 그것을 감싸는 흰색의 외벽은 오히려 정적인 공간을 구축한다. 시간이 멈춘 듯 순간적으로 고요함을 맞이하지만 일단 공간에 들어서면 다양한 삶의 행태가 채워짐을 직감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각 프레임 지붕을 통해 올려다보는 파란 하늘, 중정을 통해 흐르는 기분 좋은 바람, 밤하늘의 별과 달. 중정은 그 자체로 시詩가 된다.

주택 현관 모습
주방 및 식당
단순하지만 따뜻한 느낌의 공간

흰색 벽, 나무가구, 진회색 주방, 심플한 조명의 조화

복도 공간과 책 읽는 놀이 공간 모습
거실에서 바라본 책 읽는 놀이 공간
책 읽는 놀이 공간

복도는 그저 지나는 공간일까? 네 면에 접한 공간에 각기 다른 성격을 부여해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공간에 새로움을 더했다. 아이들은 놀이하듯 책 읽는 공간으로, 어른은 중정을 바라보며 차 마시는 소탈한 여유를 누린다. 

주택 거실 모습
거실의 돌출 툇마루
돌출 툇마루

사각 박스에서 중정으로 비워진 공간이 거실 모서리에 덧붙여진 형태로 이동했다. 먼저 현관 옆 돌출된 형태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내부로 따라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인 툇마루가 ‘어서 오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외부로 향하는 시선은 앉은 높이에 맞춰 낮게 계획했다.  

라운드 벽

자연스러운 동선 순환을 위한 디자인 요소

Q&A

플라잉건축사사무소 - 서경화 소장

건축사, 미국친환경기술사(LEED AP, B+C)

성남도시개발공사 건설자문위원

성남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5star 인증위원(한국목조건축협회)


Q. 집을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크게 두 가지다. ‘시선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과 단순함에 따뜻함을 담는 일이다.

집은 다른 건축물과 달리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매우 사적인 건물이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건축주와 건축가가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온전히 그들만의 집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시선의 시나리오를 쓰고 예상되거나 혹은 예상할 수 없는 공간을 만든다. 공간의 본질에 도달하기 위해 과도한 장식은 배제한다. 단순함이 주는 명쾌함에 ‘집’이 주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더하는 일은 어렵지만 꼭 해내야 하는 작업이다.


Q. 집이라는 공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은 어디이며 그 이유는?

중의적 공간이다. 중정, 발코니, 필로티, 잠깐 멈추게 하는 내부 공간 등 여러 가지 형태가 가능하다. 아파트처럼 현관문을 닫으면 내외부가 폐쇄되고 공간의 성격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 아닌 건축주가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하나의 공간쯤은 은유로 남아도 좋지 않을까?


Q. 본인이 설계한 집이 어떤 의미로 전해지기를 바라는가?

가족의 ‘행복한 삶의 기록’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Q. 예비건축주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시공사 선택이다.

무조건 저렴한 견적을 제시하는 시공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적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내역서를 근거로 비교분석하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건축주가 요청하면 시공사 몇 곳을 검토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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