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의 기다림 끝에 얻은 보금자리

조회수 2018. 6. 22.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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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황토 전원주택】

임영구·김순이 씨 부부는 강화도에 황토주택을 짓고 산다. 자동차로 지나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 주택은 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터 위에 살포시 내려앉아 마치 신선놀음하듯 유유자적한 모습이다. 풍수지리를 아는 사람들이 찾아와 명당이라며 감탄하고 돌아간다고 하니 건축주 부부로서는 집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넘친다. 건축주 부부가 고생 끝에 얻은 강화 주택을 찾아가 두 부부의 주택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사진 김경한 기자

강화 주택은 대문이든, 뒷마당이든 걸어가는 동선이 짧아 노년의 부부가 살기에 적합한 구조다.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강화군 하점면 신봉리

건축구조 목구조 황토벽돌 기와조

용도 계획관리지역

대지면적 515.00㎡(156.06평)

건축면적 99.20㎡(30.06평)

건폐율 19.26%

연면적 133.51㎡(40.46평)

  1층 99.20㎡(30.06평)

  지하 32.90㎡(9.97평)

용적률 19.26%

설계기간 2015년 7월 ~ 2015년 8월

공사기간 2015년 9월 ~ 2015년 12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고령 점토기와

  외벽 - 적벽돌, 황토 미장

내부마감

  천장 - 홍송 루버

  벽체 - 홍송 루버, 황토미장, 편백 몰딩

  바닥 - 원목 강화마루, 온돌(황토)

  창호 - LG 3중 로이 유리 창호

단열재

  지붕 - EPS패널 225T 난연패널

  외벽 - 에코아이 열반사 단열재 40T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계림, 대림

설계 정원종합건축사사무소 02-335-1221

시공 초원황토주택 031-987-7322 www.cwhouse.co.kr

토마토 농사를 하는 건축주 부부는 강화 주택을 짓기에 앞서 6년간 컨테이너 주택에서 살았다. 물론 그 이전에는 아파트에서도 살아봤으나 귀농하며 하우스 농장 옆에 컨테이너 박스를 세워놓고 지냈다.


컨테이너 주택의 가장 큰 문제는 습기와 단열이었다. 여름에는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쉽게 폈다. 제습기를 틀어놓아도 습기를 제대로 제거할 수 없었다. 집 안에만 있으면 여름에는 더위로 땀이 흥건했고 겨울엔 추워서 제대로 활동하기도 힘들었다.

황토주택은 황토 벽체를 가진 구조의 특성상 인테리어를 하기가 애매한 점이 있다. 거실 중 가장 눈에 띄는 벽면에 아트월을 설치하고 그 주위를 원목 몰딩으로 처리함으로써 이 단점을 극복했다. 천장은 최대한 높게 시공하고, 서까래로 마감해 전통미를 살렸다.
강화 주택은 주변 산이 집을 병풍같이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느낌이 든다. 거실 창으로는 넓고 아득한 들판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잔잔한 바닷길이 열려 있다. 시공사인 초원황토주택은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택의 거실 창호를 LG 시스템 창호 중 가장 큰 제품을 설치했다.
자존심을 버리고 얻은 명당

건축주 부부는 고심 끝에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다. 바깥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을 갖춘 부지를 원했으나, 막상 그런 부지를 찾으려고 하면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정원종합건축사사무소 임인기 소장과 함께 몇 개 후보지를 선정하고 조금씩 최종 후보지로 좁혀갔다. 건축주 부부가 맘에 드는 부지를 결정했을 때는 매입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원래 이 부지는 포기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건축주께서 자존심 낮추시고 이 부지로 끝까지 가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셨죠. 평소 원하시던 대로 높은 조망권을 확보한 곳이었어요. 논의 끝에 이 부지를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주방은 ㄴ자형으로 조리대를 설치하고 냉장고를 바로 옆에 둬, 동선을 최대한 짧게 했다. 뒷마당으로 통하는 문도 주방 바로 옆에 둬, 주택 뒤편에 있는 보일러실과 온돌방 굴뚝에 쉽게 갈 수 있게 했다.

강화 주택은 그 윗길로 네 가구가 들어선 곳의 입구에 해당하는 곳이다. 건축주 부부는 토대를 더 쌓아서 사생활도 보호하고 전망도 확보하기로 했다. 공사를 진행하며 주택 구조상 지하 1층에 해당하는 진입로 쪽은 주차장으로 시공했다.


시공하고 보니 건축주의 맘에 쏙 드는 부지였다. 주변 산이 집을 병풍같이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느낌이 든다. 거실 창으로는 넓고 아득한 들판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잔잔한 바닷길이 열려 있다. 건축주 부부는 거실에 가만히 앉아 창밖을 내다보기만 해도 차분하게 마음이 가라앉는 듯하다.


재밌는 점은 집 구경 온 사람들 중에는 풍수지리를 보고 땅을 샀냐고 묻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건축주 임영구 씨는 풍수지리는 모르나 그저 평소에 생각하던 바를 충족한 부지를 샀을 뿐이라고 답한다. 아마도 ‘땅 주인이 있다’는 말은 이 부부를 두고 한 말인 듯싶었다. 

건축주 부부는 노년의 건강을 위해 황토 온돌을 설치했다. 옛 시골집에 대한 향수도 있고 한국 사람은 몸이 고단하면 우선 따끈한 아랫목에 몸을 지지고 봐야 한다는 생각에 온돌 방을 뒀다.

명당에 있는 강화 주택은 주변 대지보다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조망이 좋은 편이다. 시공사인 초원황토주택은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건축주 부부에게 LG 시스템 창호 중 면적이 가장 넓은 것을 추천했다. 건축주 부부도 창호가 크면 확 트인 전망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겠다 싶어 그 창호를 설치했다.


또한 강화 주택은 거실 앞 데크를 넓게 시공했다. 데크를 길게 뽑은 것은 눈앞에 펼쳐진 전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게 한 점과 더불어 사생활 보호 측면도 강하다.


강화 주택은 다른 주택에 비해 높은 지대에 있으므로 데크만 넓히면 누구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곳이다. 이를 고려해 데크를 넓히니 사생활 보호도 되고 거실 너머로 그림 같은 경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온돌방 굴뚝 / 태양광 발전기 / 지열 보일러
건강을 고려한 맞춤형 주택

토마토 농사를 하며 흙을 자주 접해온 건축주 부부는 황토주택을 지었다. 건축주 임영구 씨는 황토주택의 장점을 건강과 잡냄새 제거에 둔다. 황토는 황토 내의 미생물을 통해 각종 세균이나 진드기의 번식을 막아주며 유독가스를 해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습기가 있을 때는 습기를 흡수하고 건조할 때는 습기를 발산해 항상 쾌적한 습도를 유지시키기도 한다. 황토는 흙이 숨을 쉬기 때문에 통풍이 원활해 잡냄새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농사가 한창일 때, 건축주 부부는 해가 뜨면 나가고 밤 10시가 돼서야 집에 들어오는데, 밤에 들어와 보면 집 안 냄새가 안 나는 점이 참 좋다고 했다. 

안방은 전망 좋은 남향으로 배치했다. 침대에 앉아 창문만 열면 대자연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형태다. 안방에 연결된 욕실에는 바닥에 난방 코일을 촘촘하게 깔아서 한 겨울에 목욕해도 춥지 않도록 했다.

노년의 건강을 생각하며 온돌 방을 시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저희는 지열 보일러와 태양열 보일러를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그 덕분에 적은 난방비로도 실내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돼서 쾌적한 면은 있은 있지만, 바닥이 차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옛 시골집에 대한 향수도 있고 한국 사람은 몸이 고단하면 우선 따끈한 아랫목에 몸을 지지고 봐야 한다는 생각에 온돌 방을 설치했습니다.”

거실과 연결된 데크는 다른 주택에 비해 배 이상 길게 뽑았다. 이는 지대가 높은 주택에 사는 건축주 부부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측면이 강하다. 또한 출가한 자녀들이 손주들을 데려오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건축주 부부는 계절에 상관없이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길 원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이 찾아왔을 때 할아버지한테 냄새가 난다고 달아날까 봐 걱정돼 안방 욕실을 색다르게 시공했다.


욕탕에서 몸을 씻고 나와도 춥지 않을 정도로 욕실 단열을 철저히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욕실 바닥에 난방 코일을 시공할 때는 한두 줄을 깔고 만다. 그에 반해 강화 주택은 난방 코일을 욕실 바닥에 촘촘히 깔아 욕조에서 나와도 춥지 않도록 했다.


욕조 주위에는 우레탄 폼을 싸서 욕조 물이 식는 것도 방지했다. 욕실에 대한 단열이 확실히 된 만큼, 건축주 부부는 어느 때나 샤워가 가능해 사계절 내내 청결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몸이 청결해 지니 자연스럽게 몸 건강도 따라왔다. 

건축주 임영구 씨는 지하 1층 주차장에서 1층 현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일자로 돼 있으면 재미가 없을 듯싶었다. 그래서 계단을 살짝 틀어 계단 오르는 재미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건축주 부부의 건강을 고려한 주차장 시공도 돋보인다. 건축주 부부는 진입로 상에 위치한 주차장 앞쪽에 폴딩 도어를 설치했다. 60대인 건축주 임영구 씨가 갑자기 몸이 안 좋은 날에 집을 나서려면 차 시동을 바로 걸고 나설 필요가 있다.


하지만 차가 실외에 있으면 겨울철에 차를 바로 출발시키는 게 힘들기 때문에, 차를 실내에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장에 문을 설치했다.


최근 주택 외관을 멋스럽게 꾸미는 중인 건축주 부부는 앞으로도 토마토 농사를 하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건강한 환경과 삶을 가꾸는 지금 이 순간이, 어쩌면 두 노년 부부의 인생에 있어서 황금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택의 아래쪽에서 바라본 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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