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원주택】팔공산의 사계四季를 집 안에 끌어들인 박공집

조회수 2018. 5. 10. 15: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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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東岳], 계룡산[西岳], 지리산[南岳], 태백산[北岳]과 더불어 신라의 오악五岳에 속하는 팔공산[中岳]. 역사의 흔적을 곳곳에 간직한 신라의 영산으로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대구시 동구 신무동에는 팔공산을 집 안에 끌어들여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주택이 있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 취재협조 리담건축

HOUSE NOTE

DATA

위치 대구 동구 신무동

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스틸하우스

대지면적 532.00㎡(160.92평)

건축면적 133.30㎡(40.32평)

건폐율 27.32%(법정 60%)

연면적 213.64㎡(64.62평)

  1층 121.61㎡(36.78평)

  2층 92.03㎡(27.83평)

용적률 43.78%(법정 200%)

설계기간 2017년 2월~5월

공사기간 2017년 6월~12월

건축비용 2억 9천만 원(3.3㎡당 483만 원)

토목비용 2,600만 원(석축 메쌓기)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고벽돌

  데크 - 현무암

내부마감

  천장 - UV 도장

  벽 - UV 도장

  바닥 - 트레인 크로스(구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2

  외단열 - 열 반사 단열재(스카이텍)

  내단열 - 글라스울 R21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난간 - 단조난간

창호 독일식 시스템 삼중창호(융기)

현관 에스피 플레이트_솔라오크(코렐)

주요조명 보보 라이팅

주방가구 제작(지우부엌가구)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귀뚜라미)

설계 리담건축, 대성건축사

시공 리담건축 1599-0380 www.ridam.co.kr

건축주 부부는 고향인 대구에, 그것도 팔공산을 집 안에 끌어들인 전원주택을 지은 것을 행운이라고 한다. 건축주는 10년 전, 직장 업무차 대구로 내려 왔었다. 또한 대구는 자신과 아내의 고향이라 내려오는 발길이 홀가분했다. 그해 봄, 부부는 나들이 삼아 봄나물을 뜯으러 팔공산 남쪽 자락에 있는 신무동을 찾았다.


신무동은 북쪽으로 팔공산이 감싸고 남쪽으로 두 갈래로 흐르는 용수천이 합류하는 배산임수형 지세다. 또한, 해발 고도가 400m인 마을로 6㎞ 정도 떨어진 용암산 능선까지 시야가 막힘없이 펼쳐진다.


마을 풍경에 취한 부부는 근처에서 부동산 매물 전단지를 보고, 은퇴 후 전원생활을 할 요량으로 지목地目이 전田인 터를 선뜻 구매했다.

삶과 자연을 담은 평면 계획

부부는 은퇴를 앞두고 10년 전에 마련한 터에 전원주택을 짓고자 건축 관련 정보를 모았다. 그러던 중 본지本誌에 소개된 주택 세 채를 고른 후, 그 주택들을 방문해 건축주들의 만족도를 살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시공사가 리담건축이다.


“리담건축을 선택한 것은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제가 원하는 ‘一’자형 평면 구조의 주택에 대해 의견이 쉽게 일치됐기 때문이에요.”

현관은 아이보리 배경에 화려한 패턴 타일과 중후한 멋의 현관문을 설치했다. 신발장 옆엔 벤치도 마련했다. 나뭇결이 선명한 글라스도어 중문이 현관과 실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시공사는 건축주의 요구대로 박스 형태에 박공지붕을 올린 심플하고 아늑한 느낌으로 스틸하우스를 디자인했다. 내단열(글라스울)에 외단열(열 반사 단열재)을 더해 단열성을 높이고, 외벽과 지붕은 연한 빨간색 고벽돌과 컬러 강판으로 마감했다.


대지의 여건은 정남향 장방형으로 북쪽에 비해 남쪽이 낮고[南斜面], 앞뒤에는 인접 대지가 좌·우측에는 도로와 하천부지가 있다. 주택은 좌측 도로에서 떨어뜨려 북측 인접 대지와 우측 하천부지 쪽으로 최대한 가까이 배치했다. 그런데도 앞마당뿐만 아니라 좌우에도 넓은 마당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점용 허가를 받은 하천부지를 다져서 마당처럼 사용하기 때문이다.

거실은 한 면을 가득 채운 넓은 창에 의해 자연과 더욱 가까운 느낌을 주면서 밖으로 통하도록 창호도 설치했다. 천장고는 높여 개방감을 주고 2층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폭이 넓은 고창도 추가했다. 우측에 있는 계단은 계단참에서 안방과 2층으로 동선이 나뉜다.
2층에서 내려다본 거실과 주방

전에 살던 아파트에 비해 실내·외 공간이 늘어나 부담스럽지 않을까.


“전에 살던 아파트에 맞춰 거실, 주방/식당 등 주요 공간의 크기를 결정하다 보니 면적이 많이 늘어났어요. 실내 공간이 넓은 데다 데크, 마당 등 넓은 외부 공간까지 더해져 둘이 살기엔 넓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평소 손님들의 방문이 잦고, 또 아이들 가족이 모두 모이면 그렇게 넓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건축주는 나무와 돌의 질감과 색감으로 표현한 주방/식당을 가장 좋아한다. 천장을 가로지르는 보가 주방 전체 분위기를 균형 잡는다. 식탁과 의자는 건축주 부부가 오랫동안 사용해오면서 애정이 담긴 가구들이다.
주방 후면에 설치한 다용도실은 냄새나는 조리나 주방을 어지럽히는 잡다한 물품을 보관하는 장소다. 조리는 대부분 다용도실에서 하기 때문에 동선이 다소 불편하지만, 깔끔한 주방을 원하는 건축주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현관에 들어서면 경계 구분이 없는 거실과 주방/식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폐쇄적 공간 구조인 아파트와 달리 전망과 채광 확보, 그리고 개방감이 들도록 각 실을 자연경관이 내다보이는 남측으로 일렬 배치한 의도를 짐작하게 한다. 특히, 주택의 중심 공간인 거실의 경우 창호를 크게 내 시원스러운 풍광을 끌어들이고, 천장고를 높여 개방감을 주고, 전면에 데크를 설치해 확장감을 줬다. 아트월 없이 통일감을 부여한 벽면, 샹들리에 대신 LED 조명을 매립한 뒤 우드 실링팬을 설치한 천장에선 외관과 마찬가지로 실내 장식을 최대한 절제했음을 알 수 있다.


깔끔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주방/식당 뒤에는 보조 주방 겸 팬트리 룸Pantry Room이 있어 냄새나는 음식을 만들거나 냉장고뿐만 아니라 잡다한 물품을 보관할 수 있다. 이태화 씨는 조리할 때 주로 보조 주방을 이용하기 때문에 동선이 다소 불편하지만, 주방/식당이 잘 정돈되기에 그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1층 공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살짝 레벨을 높였다. 덕분에 안에서는 더욱 시원한 조망을 갖추고 외부의 시선은 차단하는 결과가 됐다. 건축주는 안방에서 흐릿한 어둠이 깔린 마을 풍경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풍경은 기본, 일출과 일몰은 덤

좌향을 정남향으로 잡아 동서로 긴 매스 형태로 앉힌 주택 전면에 거실, 주방/식당, 침실 등 주요 공간을 배치했다. 좌측 도로에서의 차량 소음과 불빛, 그리고 프라이버시 등을 고려하면 안방은 보통 우측 하천부지 쪽을 염두에 둔다. 그런데 주방에서 내다보이는 소나무 숲을 놓칠 수 없다는 아내의 의견을 따라 경관 좋은 우측에 주방/식당을 배치하고 싱크대 위에 조망과 환기, 통풍을 겸한 창을 냈다. 주방 옆엔 외부 창고로 드나들기 편하도록 낸 문이 있다.


안방은 자칫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실내 공간에 변화를 주기 위해 거실 바닥보다 약 80㎝ 높여 위계를 주었다. 부부는 “안방이 높다 보니 앞에 계단이 만들어졌는데, 운동한다고 생각하면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면서 “오히려 안방이 높아진 덕분에 창도 높아져 자연스럽게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 조망도 갖추게 됐다”고 한다.

멀바우로 시공한 계단실과 2층 복도는 밝고 은은한 분위기에 건축주가 그린 작품이 곳곳에 걸려있어 갤러리 같은 느낌이다.

안방 상층 부분에 배치한 가족실은 안방과 마찬가지로 타 공간에 비해 레벨이 높은 스킵플로어 형태가 됐다. 반면 천장고가 1.9m 정도로 낮기에 공간이 아기자기하며 뭔가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다락처럼 느껴진다. 실지로 손주들이 맘껏 뛰어노는 놀이공간이기도 하다.


팔공산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2층 침실은 건축주가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그는 이곳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반면, 건축주 아내는 주방이나 안방에서 서쪽으로 기우는 일몰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는 걸 즐긴다.

안방 상층에 배치한 가족실은 안방에 의해 스킵플로어 구조가 되면서 천장이 1.9m로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고 다락을 오르내리는 느낌이 더해져 어른은 휴게공간으로 손주는 놀이 공간으로 좋아하는 곳이 됐다.
자녀 가족이나 손님이 방문할 때 사용하는 2층 방은 동쪽에 배치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건축주는 이곳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바라보며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걸 즐긴다.

건축주는 “30년 넘게 아파트에 살면서 늘 남의 옷을 입고 지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10년 전 부지를 매입한 후 줄곧 전원생활을 갈망했기에, 집을 짓는다고 했을 때 설렘에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무채색의 모던한 분위기로 연출한 화장실

부부는 주택을 짓기 전에 먼저 터를 잡은 이웃들을 찾아가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민원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으나, 그로 인해 시공 과정에서 이웃들과 아무런 마찰이 없었다. 또한, 입주한 후에는 이웃과 스스럼없이 문턱을 넘나드는 사이가 됐다.

돌과 나무로 터널 같은 분위기를 낸 2층 베란다. 조망이 뛰어나 날 풀리면 티테이블을 마련해 휴게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부부는 “이웃들과 마찬가지로 올봄에 점용 허가를 받은 하천부지에 작은 텃밭을 만들 계획인데, 이웃들은 벌써 우리에게 작물의 종류와 재배법을 일러주는가 하면, 농기구를 가져다 쓰라고 권한다”고 한다. 도시의 아파트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가슴 따듯한 일들이 일어나는 전원, 그 속에서의 삶에 대한 부부의 만족감이 어떤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서로 긴 매스 형태의 주택을 정남향으로 앉힌 뒤 전면에 거실, 주방/식당 등 주요 공간을 배치해 조망과 채광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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