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들이 삼성전자 살 때, 큰손들은 어디로 몰렸나

조회수 2020. 12. 16.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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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규제는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 발(發) 불황으로 우리나라는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유동자금은 투자처를 찾아 헤매다 주식 시장으로 넘어갔다. 언론들은 이 현상을 ‘동학개미운동’이라고 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기업들에 관심을 가졌을까. ‘동학개미’들의 시선은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에 집중돼 있었다. 해외 주식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애플, 아마존, 테슬라, 구글 등 미국의 글로벌 기업에 투자했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는 조금 다른 길을 가는 중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 증권사에서 중국 기업 상장 업무를 하던 그는 벌써 10년이 넘게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자타공인 중국 투자 전문가로 불린다. 


국내 비상장 기업들에게는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목을 열어주고,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중국 주식 투자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정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돈이되는투자’ 에는 중국 시장에 호기심을 가진 구독자들로 가득하다.


증권사, 대기업 전략 투자, 펀드 운용을 경험했던 정 대표는 왜 하필, 중국 주식에 투자를 하게 됐을까. 그를 만나 중국에 투자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문도 가감없이 풀었다.

11일 연속 상한가, 기업 가치 10배 상승...?

출처: 머먹고사니(머니) 유튜브 채널

중국 주식 투자를 하게 된 계기는


증권사에서 기업을 상장시키는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중국 기업 상장 업무를 맡게 됐다. 4개월 동안 중국에서 살면서 기업 실사를 하고 상장 준비를 했다. 그 기업은 중국 기업 최초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회사가 됐다.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가고, 둘째 날 상한가를 가더니 11일 연속 상한가를 갔다. 11일 연속 상한가를 가니까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느꼈다. 그 때부터 중국 시장에 대한 겸허한 마음을 갖고 제대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 10년 넘게 중국에 관련된 일들을 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 증권사에서도 중국 관련된 일을 했지만 대기업 전략투자 팀에서도 중국 기업에 투자를 한 적이 있다. 몇 천억 투자를 하는 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중국 천연가스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몇 년 지나고 나니까 그 기업의 가치는 거의 10배가 돼있더라. 그 때 또 한 번 느꼈다. ‘중국은 스케일이 크고, 캐피탈 게인(Capital gain, 자본이득)의 자릿수가 다르구나’


앤트파이낸셜 상장 무기한 연기… 중국 투자에는 리스크와 한계가 따른다?

앤트파이낸셜의 상장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사실 특정 기업의 상장 연기는 크게 논란될 만한 일이 아니다. 단, 앤트파이낸셜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핀테크 회사다. 1,500억 미국 달러 수준으로 평가되는 기업이 ‘중국에서’ 상장 연기됐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중국 정부가 시장을 맘대로 조종한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이 상장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어떤 나라든 정권 친화적인 기업이 있고, 정권과 안 맞는 기업이 있다. 엔터파이낸셜의 원래 이름은 알리페이로, 알리바바의 직접 자회사였다. 


마윈은 알리페이를 따로 떼서 개인 회사로 만들었다. 당연히 법적 분쟁이 날 만한 일인데, 후진타오 정권에서 막아줬다. 심지어 당시 총리였던 원자바오의 아들은 마윈이 알리페이를 사유화하는 데 투자를 하기도 했다. 


알리페이의 1대 주주였던 야후, 2대 주주였던 소프트뱅크는 3대 주주였던 마윈과 엄청난 분쟁을 겪었다. 결국 마윈은 정권의 비호를 받아가면서 알리페이를 사유화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마윈의 앤트파이낸셜 지분 가치는 알리바바 지분 가치보다 높다.  


이전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큰 문제를 일으켰던 기업이 갑자기 이름을 앤트파이낸셜으로 바꾸고, 홍콩하고 커촹반에 상장을 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던 마윈은 공개석상에서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낙후돼서 시스템 자체가 없다’ 라는 투의 폭탄 발언을 했다. 현 시진핑 정권에게 좋게 보일리가 없다.


코로나를 가장 빨리 극복한 나라가 중국이라니, 의심스럽다.


중국 경제 성장률도 안 믿는 사람들이 많다. IMF, OECD, 월드뱅크가 괜히 있는 건 아니다. 국제 기관에서 집계를 한 숫자를 안 믿는다고 하면 세상에 믿을 게 없다. 특히 IMF의 대주주는 미국이다. 중국 편향적인 얘기를 할 리가 없다.


IMF에서 원래는 올해 연말까지 중국 경제는 ‘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예상 수치를 다시 개정했다. 올해 연말까지 중국 경제는 ‘2%’ 성장할 것 같다고 했다. 전 세계가 4~5% 마이너스일 때 중국 혼자 2% 성장을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서베이에서도 중국의 예상 경제 성장률은 2% 후반이다. 이 정도의 성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실제로 코로나 확진자가 없어야 가능하다.



중국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믿을 수 있나


중국 국영기업에는 투자를 안 할 것을 추천한다. 중국 국영기업의 재무제표는 회계적으로 투명성이 낙후되어 있기도 하고, 두 번째로는 정부 산하의 기관이다 보니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한다.


그러나 민영기업들,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들의 공시 자료를 보면 미국의 웬만한 수준 높은 회사들 못지않다.


예를 들어, 텐센트는 홍콩 상장 이후에도 월간 활동 사용자 수(MAU) 트래픽에 대해 외부 기관의 감사까지 받는다. 회계적 투명성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텐센트를 비롯한 계열사들 대부분은 회계 이슈에서 자유롭다. 텐센트가 투자한 회사는 월가 자금들도 많이 투자한다.


출처: DW News 유튜브 공식 채널

미-중 무역전쟁이 이슈다.


트럼프가 위챗을 공격할 때가 텐센트를 매입할 타이밍이었다. 실제로 그날 내 말을 듣고 투자한 사람들은 수익이 상당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위챗은 중국 사람들이 쓴다. 중국 밖에서 쓰는 사람은 얼마 안 된다.


미국에서 위챗을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미국에서 위챗을 끊어도 텐센트는 큰 타격이 없다. 오히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불편하다. 텐센트를 비롯해 메이퇀디엔핑, 핀뚸뚸, 알리바바의 주요 고객은 다 중국 사람들이다. 중국 내수 시장을 타깃한 디지털혁신기업이지 수출 기업이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은 G2간의 패권 경쟁인데, 앞으로 10년 20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미국, 중국에 투자해야 한다. 중국은 내수기반으로 성장성이 있고, 미국은 나름대로 패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계속 혁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같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독점 규제를 하려고 해도, 중국이 4차 산업혁명을 리딩하는 기업을 만들어낸다고 하면 이 기업들을 규제할 수 있겠나.


“ 유망 산업은 ‘스마트 전기차, 원격의료, 바이오’

어떤 산업군들에 투자를 하는 편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회사들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다가온 미래다. 인간은 가상 공간과 점점 더 맞닿게 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중에서도 특히 스마트 전기 차량, 원격 의료, 바이오 등을 유심히 보고 있다. 전기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마트’하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텐센트나 알리바바가 스마트 전기차에 과감하게 투자한 이유는, 결국 스마트한 전기차는 자율주행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이 되면 차 안에서 뭘 할까? 콘텐츠를 소비하고, 강의를 듣고, 검색하고, 쇼핑을 한다. 차라는 공간이 데이터를 엄청나게 소비하고 활용하는 공간이 된다. 스마트 전기차는 데이터 플랫폼의 연장선상에 있다.

출처: 엑스펑(Xpeng) 공식 홈페이지

중국의 스마트 전기차량 기술은 어디까지 와있나


알리바바 계열의 엑스펑이라는 회사는 테슬라랑 소송 중이다. 테슬라의 핵심 인력 중 중국인 몇 명을 데리고 왔다. 소스코드 등 자율주행 관련된 기술을 그대로 갖고 와서 엑스펑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창피해하지 않는다. 주가도 안 빠진다.


엑스펑은 해외 수출보다 중국에서 판매될 것이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애플을 베끼는 걸 창피하지 않았던 것과 같다. 테슬라와 상당히 유사한 스마트 전기차를, 테슬라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가격으로 배포하는 것이 엑스펑의 전략이다.


니오는 레인지로버를 모티브로 이것저것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테슬라 모델 X’는 중국 사람들에게 너무 비싸기 때문에 테슬라 모델 X의 반값 미만으로, 몸집은 더 크게 만들어서 판매한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반응이 꽤 괜찮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팔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제일 큰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다. 테슬라는 갤럭시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는 한때 중국에서 애플과의 쌍벽을 이뤘다. 시장점유율 1, 2등을 다퉜다.


그러나 현재 갤럭시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거의 보이지 않는 정도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오포, 비보, 샤오미, 화웨이가 다 쓸고 있다. 스마트 전기차도 니오, 엑스펑이 테슬라를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의 원격 의료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중국의 낙후된 의료시스템은 도저히 뜯어고치기 힘든 정도였다. 대학병원에서 1년에도 몇 명씩 링겔 맞다 죽을 정도였으니, 겁나서 병원을 갈 수가 없었다. 대학병원이 이 정도면 나머지 병원들은 어땠겠나. 당연히 신뢰감이 더 떨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환자들은 더더욱 대학병원으로 몰렸다. 좋은 병원들은 아침 일찍 가도 줄이 서있고, 진료 번호표 받는데 몇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줄을 서서 5분 진료받고 나오면 약을 타기 위해 또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의료 시스템 자체가 그냥 한 번 병원 가면 하루를 보내야 했다. 의사도 불편하고 환자도 불편했다.


중국은 인터넷플러스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낙후돼 있는 의료시스템을 빅헬스케어, 따젠캉이라는 컨셉으로 단박에 도약시켰다. 미국 의사들은 1년에 10, 20억 원을 벌고, 한국의 의사들도 몇 억씩 버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중국의 의사들은 연봉이 샐러리맨보다 낮다. 그래서 중국 의사들은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이런 환경에서 원격 진료는 하나의 큰 소일거리가 됐다. 핑안굿닥터, 알리건강은 디지털 플랫폼과 중국의 종합병원을 연결해서 원격진료를 대중화시켰다.


환자들은 핑안굿닥터를 통해, 유명한 의사선생님들을 밤 10시나 9시에도 불러내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화상통화를 할 수도 있고, 사진을 보내고 톡을 할 수도 있다.


핑안굿닥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직영 인터넷 병원을 짓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실력이 검증된 의사들을 포진시켰다. 온라인에서 검진을 받고, 오프라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병원으로 오면 된다. 피부과 상담은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지만, 치료는 오프라인에서 받아야 하지 않나.


원격진료의 형태는 다양하다. 의사들은 라이브로 원격진료 스트리밍을 한다. 라이브에서 약도 판다. 판매된 약은 로켓배송된다. 한국은 원격진료, 온라인으로 약을 파는 것, 배송하는 것 모두 불법이다. 중국은 다 합법화되어 있다.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핑안굿닥터, 알리건강을 포함한 원격의료 분야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같은 이유로 핑안굿닥터에 투자하는 것은 중립적이거나 약간 부정적이다.


메이퇀도 약을 나르고, 원격 진료에 뛰어들었다. 징동상청의 자회사 징동헬스는 곧 상장 예정으로, 약 배송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원격진료 산업은 누가 1등이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


반면 바이오산업은 아직 꽃이 피기 전이다. 꽃봉오리가 생기는 단계다. 올해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중국 정부와 민간에서 투자가 제일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영역이 바이오다. 앞으로 3년 5년 후에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대표 바이오 기업은 우시앱텍이다. 바이오 신약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임상을 해야 한다.


임상 1상에서 2상으로 넘어가면 기업가치가 1천억에서 5천억 원이 된다. 2상하다가 3상으로 가면 조 단위로 넘어간다. 2상 단계 가서 글로벌 라이센싱을 하면 몇 천 억의 투자를 받는다. 회사 가치는 몇 조가 된다. 바이오에서는 임상이 그만큼 중요하다.


우시앱텍은 임상 위탁 서비스 분야에서 중국 시장 점유율 1등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바이오 기업들은 임상 단계에서 연구개발을 할 때, 기업 자체적으로 끝내지 않는다. 혼자서 다 하면 객관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시앱텍은 스탠다드 프로토콜에 맞춰서 임상을 대행해 준다. 이 과정에서 임상 데이터 경험치가 계속 쌓인다. 중국 바이오붐이 일어나면 우시앱텍은 기본 인프라처럼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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