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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에 9000만원 연봉을 거절하고 선택한 것

조회수 2021. 2. 25. 18: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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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가 처음 미국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얘는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갈거야" 라며 차별을 당해야 했다. 그가 미국 회사에서 했던 일은 인스타그램 콘텐츠 제작, 영상 편집, 인플루언서 마케팅, 제품 홍보, 디자인 등이었다. 인플루언서들이 하는 일을 이미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었던 앤드류는 퇴근 후 서브프로젝트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을까. 인플루언서들에게 홍보 제안 메일을 보내던 그는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 됐다. 앤드류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다른 브랜드에서 DM을 보내기 시작했다. "앤드류, 너와 같이 일하고 싶다" 라며.


현재 앤드류의 유튜브 구독자는 13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7.6만 명(2개 채널 합산)이다. 미국에서 인턴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한 드로우앤드류는 이제 어엿한 인플루언서가 됐다. 많은 브랜드들에게 제휴 메일을 받는다. 출판, 강연 제안을 받는다. 클래스101에서 인스타그램 퍼스널브랜딩 온라인 강의도 진행한다. 


미국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하셨다고요.


처음에 미국에 갔던 건 인턴으로 갔었어요. 디자인 전공이었기 때문에 작은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 인턴으로 시작했어요.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제품 디자인, 웹디자인은 기본이고 영업까지 했어요. 마케팅, 촬영 편집, 콘텐츠 제작도 하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랑 대부분이 겹쳐요. 그때 미리 약간 예습을 했다고 봐야죠.



인플루언서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사회생활 초반에는 취업을 잘해서 열심히 회사 다니는 게 목표였어요. 사회가 정해놓은 루트대로요. 그런데 다양한 일을 하다보니까 옆길에 자꾸 눈이 가더라고요. 직장생활을 5년 넘게 했는데, 인플루언서들과 같이 일할 일이 많았어요. 일을 하면서 보니까, 그들이 하는 게 결국에는 제가 하는 거랑 똑같더라고요. 


저는 항상 위에 보고하고 허락받고 출근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잖아요. 인플루언서들은 그런 스트레스 하나도 없이 일하는데 돈은 훨씬 더 잘 벌더라고요. 현타가 왔죠. '나도 그놈의 인플루엔서가 뭔지 그걸 한번 해봐야겠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을 하게 됐어요.


옆길로 샌 것치고 결과가 너무 좋은데요.


큰 성공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혼자서 자리를 잘 잡은 편이긴 해요. 저는 성공에 노력과 운이 공존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노력해도 운이 따라줘야 잘 되는 것 같아요. 운을 끌어당기려면 최대한 많이 시도해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봤어요. 


그래서 제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잘하고 좋아하는 거에 집중을 했어요. 많은 분들이 착각을 하시는 게, 제가 1년 만에 쉽게 억대 소득을 만들다고 생각하세요. 쉬운게 어디 있겠어요. 그 전까지 제가 쌓아온 것들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는 연봉 9천만 원을 제안받고, 거절하셨다고요.


헤드헌터분이 "앤드류와 딱 맞는 자리가 있는데 연봉이 9천이다" 라고 제안이 오셨어요. 그런데 답변을 안 드렸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관리하고, 인플루언서들을 매니징해야 하는 자리였거든요. 


그건 미국에서도 해봤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 전혀 아니에요. 연봉 9천만 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한테는 미래가 없어 보였어요. 차라리 지금 당장 돈은 못 벌더라도 내 거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그 때부터는 진짜 본업 크리에이터의 삶을 살겠다고 확정하신 거네요.


연봉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결국에는 회사원이거든요. 9시부터 6시까지는 회사에 붙잡혀 있어야 하고.


회사생활을 할 당시에도 DM이 많이 왔었어요. "앤드류 너랑 정말 일하고 싶어" 이렇게 브랜드들에게 계속 연락이 왔어요. 이런 DM을 받으면서, 회사에서 다른 인플루언서들의 배너를 보정해주고, 디자인하고 있다보면 현타가 올 수밖에 없죠. "내가 왜 남의 걸 해주고 있지. 내가 저렇게 하면 되는데" 하는 생각이 계속 확실해졌어요.


한국에 올 때는 모아둔 돈도 계획도 없었어요. 게다가 미국에서는 29살이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까 31살이라는 거예요. 또 빠른 년생이라 친구들은 한 살씩 더 많으니까 마음이 조급해졌어요. 더 늦으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과는 멀어질 것 같았죠. 


다행히 그때는 유튜브 구독자가 5만 명이 있었고, 인스타그램에도 5만 명이 있었어요. '이게 뭔가 기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제 자신에게 투자해보기로 결심했던 거죠.

앤드류의 콘텐츠는 딱 봐도 '앤드류 느낌'이예요. 일부러 그렇게 브랜딩을 하신 건가요.


아무래도 제가 디자이너 출신이니까 그런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써요. 제 취향을 담아서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래보이는 것도 있지만, 50%는 의도했다고 볼 수 있어요. 모든 브랜드들이 각자의 색깔이 있잖아요. 


티파니는 티파니 블루, 에르메스는 주황색. 제가 한때 초록색이랑 노란색을 많이 쓴 적이 있어요. 그때는 서브웨이냐는 소리도 들었었죠(웃음). 지금의 메인컬러는 다들 아시다시피 초록색, 녹색이예요.



유튜브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미국에서 인플루언서 소리를 듣고, 좋은 결과들을 만들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취업도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하고 연봉도 높아졌죠. 추가로 프리랜서 일까지 하게 되면서, 이런 것들을 저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거예요. 특히 한국에는 디자이너들이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자존감이 낮고 자신감도 없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SNS를 통해 퍼스널브랜딩 하면 좋은 결과물들을 만들 있다" 를 알리고 싶었는데 인스타그램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이잖아요. 제가 말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유튜브가 정보 전달에 더 적합하다보니까 시작하게 됐죠.

 

만들고 싶은 콘텐츠와 대중적인 콘텐츠는 다르잖아요. 또 다른 괴리감이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중들이 원하는 쪽으로 완전히 틀어서 해본 적이 있어요. 그럴수록 진부해지더라고요. 결국 사람들이 보고 싶은 건, 같은 메시지를 전하더라도 드로우앤드류라는 페르소나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제 영상을 보는 거예요. 사실 제가 말하는 걸 다른 데서 검색해서 찾을 수도 있어요. 사람들은 '드로우앤드류는 이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를 듣고 싶어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중간에서 줄다리기를 잘해야 하는 것 같아요. 결국에는 자기 브랜드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사람이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로써 잘 되는 것 같고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같은 주제라도 나는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해요. 자신의 페르소나가 정해지고, 목적이 뚜렷해야 콘텐츠로 나오는 것 같거든요. 대중성 있는 콘텐츠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걸 특별하게 만드는 건 나만의 페르소나예요.



SNS에서의 모습과 실제 삶에서의 모습은 비슷한 편인가요?


SNS에서는 특정 주제를 갖고 그 주제 안에서의 저만 보여줘요. 그 주제 안에서 얘기하는 것들은 제가 진짜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것들을 얘기하니까 크게 다른 건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저의 페르소나에서 벗어난 주제들, 제 일상생활들은 공개하지 않는 편이죠.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백종원님이 주식 얘기를 한다면 뭔가 어색할 것 같지 않아요? 크리에이터라면 자신의 페르소나를 지키는 게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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