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식 가치투자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OO의 시대

조회수 2021. 1. 19. 2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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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서 연이어 달러를 찍어내면서, 현금의 가치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금값이 치솟은 이유다. 특정 구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아 '박스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던 코스피 지수는 언제 그랬나는 듯 가뿐히 3000을 넘었다. 이제는 국내에서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핫'한 주식 시장 속, 최근에는 가치투자와 트레이딩에 이어 '퀀트'가 메인스트림으로 떠오르고 있다. '퀀트'란 과거의 정량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의 수익률을 예측하여 투자하는 사람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70% 이상이 AI 투자, 퀀트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시가총액 79조)는 2017년 600명에 달하던 주식 매매 트레이더를 2명의 컴퓨터 엔지니어만 남기고 모두 해고했다. 인공지능 투자 분석 프로그램 '켄쇼'를 도입해 15명이 4주 동안 해야 하는 분석을 5분 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14조 원을 운용하는 미국의 펀드 회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또한 거래량의 100%를 컴퓨터 시스템으로 매매한다. 연평균 수익률은 30%에 달한다. 오로지 통계, 과학적으로만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하여 수익을 내고 있다.


퀀트 트레이딩의 원리, AI 투자를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퀀트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하는 장기벽 타임퍼센트 대표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AI 투자를 할 수 있다. 매번 차트를 확인하지 않아도,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실시간 매수매도를 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 본인이 전문가가 아닌 '개인'이었기 때문에 그의 말에 신뢰가 갔다.

퀀트 트레이딩 시스템,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의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다?

출처: 장기벽 타임퍼센트 대표, 머먹고사니 인터뷰 중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퀀트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하고 투자전략을 연구하고 있는 장기벽입니다. 현재는 국내 주식을 위주로 트레이딩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투자도 하고 온라인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가상화폐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서 팀원들과 관련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 중에 있습니다.


‘퀀트’라는 단어가 익숙하진 않은데요.


퀀트는 컴퓨터, 통계 등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을 예측하는 사람들을 의미해요. 오직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예측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금융 상품 투자를 하죠.


대표적인 퀀트 회사로 미국의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라는 헤지펀드사가 있습니다. 여기는 직원이 대부분 수학자, 과학자, 프로그래머로 팀 빌딩이 되어있어요. 100% 수학, 통계, 과학적으로만 판단해서 매매를 합니다. 수십 조를 운용하는데 30년 동안 연 평균 30%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70% 이상의 운용사들이 퀀트 트레이딩을 하고 있습니다.


장기벽님을 퀀트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퀀트의 기준을 어떻게 잡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아요. 투자 방식이 기준이라면 저는 100% 퀀트 투자방식을 고수해요. 가치투자 방식과는 다르게 데이터 분석만으로 자동으로 컴퓨터가 매매하도록 하는 투자 방식이죠. 


그런데 저는 한번도 전문적인 금융기관에서 퀀트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라 아직도 많이 부족하죠. 지속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어요. 퀀트 타이틀은 좀 부담스럽긴 해요.


요즘은 타임퍼센트 팀원들과 같이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코딩과 퀀트 분야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퀀트를 알리는 사람'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퀀트와 트레이더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차이점은 감정의 개입 여부인 것 같아요. 트레이더는 수치를 확인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의 감이 들어 갈 수 있어요. 반면 퀀트는 미리 짜여져 있는 알고리즘에 따라 종목을 분석하고 매매하기 때문에 사람의 감이 전혀 들어가지 않죠. 기계적으로 특정 포인트에 매수하고, 매도를 합니다. 이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자신의 투자원칙을 잘 지키는 사람들도 많지만, 저 같은 경우는 투자하는데 너무 감정적이에요. 매수매도를 할 때마다 감정개입이 돼서 실수를 하거든요. 정해놓은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손절을 해야 하는데 ‘반드시 오를꺼다’ 라는 확신을 가지고 붙잡고 있어요. 그러다 지하까지 떨어져야 손절합니다. 저처럼 투자에 감정적이신 분들은 퀀트가 잘 맞을 수 있어요. 성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퀀트는 단기전략과 장기 전략 중 어떤 쪽에 가깝나요?


단기, 장기 모두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단기 전략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퀀트 투자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매매를 하기 때문에 수 천개 종목을 단 몇 초 만에 분석해서 매매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하루에도 수십개의 종목을 샀다가 특정 조건에 맞으면 매도를 하기 때문에 단기 전략이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특정 이슈에 대해서 미리 예측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종목을 보유하고 있게 되면 너무나 많은 시장 변수들로 인해서 예측이 어려워 집니다. 물론 저도 단기적으로 거래를 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합니다.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를 알 수 있나 하는 의구심도 들어요. 메르스 때는 첫번째 사망자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 쳤는데, 코로나 때는 첫 사망자 발생 후 메르스 때와 정반대의 차트가 나왔거든요.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성과를 100% 보장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백테스트를 좀 더 다양한 각도로 할 필요가 있어요. 백테스트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매 전략을 적용했을 때 얼마나 수익률이 나왔는지 알아보는 방법입니다.


백테스트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실수가 과최적화의 오류에요. 매수 기준을 너무 타이트하게 잡으면, 특정 기간에 소수의 종목들만 매수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렇게 해서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고 실전에 바로 적용하면 상당히 위험해 질 수 있어요.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간에 나눠서 백테스트를 진행해봐야 합니다. 과거 1년, 2년, 3년 이런식으로.. 너무 타이트한 지표나 수식을 사용하기 보다는 적정 수준의 지표와 수식으로 전략을 짜는 것이 과최적화의 오류를 피할 수 있어요.


공식을 활용해서 투자를 자동화한다는 건 개별 기업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위험한 점은 없나요?


물론 리스크는 존재하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치투자와 정량적인 투자를 동시에 진행할 수 도 있습니다. 미래에 유망한 산업군에 속하는 종목들을 정성적으로 분류하고, 해당 종목들 중에서만 정량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범위를 정할 수 있어요.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는지에 따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코로나와 같은 ‘블랙스완’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투자에서 큰 손해를 보신 적은 없나요?


작년 1분기에는 코로나 여파로 -5% 정도 손해를 봤습니다. 그리고 투자 초기에는 백테스팅과 모의투자를 안 해보고 바로 실전투자를 진행해서 큰 손해를 보기도 했었어요. 퀀트들도 분명히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습니다. 


백테스팅을 해보면 장이 좋을 때는 대다수의 알고리즘들이 수익률이 괜찮지만,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아요. 코스피 지수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 한다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알고리즘 조건을 바꾸는 식으로 융통성 있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시장이 너무 좋을 때에는 좀 더 공격적인 투자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시장 상황이 나쁠 때는 디펜스를 잘 하는 보수적인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돼요. 상황에 따른 전략을 만드는 것도 퀀트의 능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미국에서는 70%가 AI투자를 한다고 하셨는데요, 우리나라에도 퀀트가 많나요?


미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퀀트가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관련 업계 스타트업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인 것 같아요. 앞으로 퀀트 시장이 점점 커짐에 따라서 우리나라도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같은 퀀트 기반의 글로벌 헤지펀드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퀀트의 전망은 어떤가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퀀트가 더 빛을 발하는 시대가 올 것 같아요. 글로벌 헤지펀드는 재무제표 데이터, 주가 데이터과 같은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해서 텍스트, 이미지, 음성 같은 비정형 데이터까지 분석해서 투자 의사결정에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위성사진으로 판독한 월마트의 주차장 차량 증감률로 월마트의 매출을 예측해서 투자를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위치 정보 데이터를 사용해서 특정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 수 데이터들을 기준으로 투자 전략을 만든 사례도 있고요.


미래에는 머신러닝, 딥러닝으로 인공지능이 투자 알고리즘까지 직접 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 같아요. 현재도 AI가 딥러닝을 이용해서 주식종목을 뽑으면, 딥러닝 알고리즘을 만든 사람은 AI가 왜 이 종목을 매수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AI 자동 투자 프로그램 개발? "전문가가 아니어도 가능합니다"

AI 자동 투자 봇을 혼자 만들었다고 하셨는데, 원래부터 관련 업무를 하셨었나요?


아닙니다. 저는 작년 5월까지만 해도 블록체인 연구소의 사업부에서 일하던 회사원이었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IT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수익과 직결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재밌게 일하면서 개발 실력도 늘 것 같았어요. 


인터넷에 찾아보다가 퀀트라는 걸 알게 됐고, 그때부터는 퇴근하고 계속 공부를 했습니다. 막상 시작해보니까 너무 재밌어서 2년 동안 업무 시간 외에는 다 퀀트 프로그램 개발에 올인했어요. 그러다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아서 자산운용까지 하게 됐습니다.


투자 봇을 만들려면 주식 시장과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할 것 같아요.


저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프로그래밍 실력이 좋지 않았어요. 주식 시장에 대한 이해도 높지 않았고요.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책을 찾아보면 관련된 정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투자자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죠. 


특히나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은 업무 시간에는 투자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 봇을 활용한 퀀트 투자가 메리트있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컴퓨터도 잘 못 다루고, 주식 투자도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처음부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A부터 Z까지 공부하는 건 정말 비효율적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코드들을 활용해서 그대로 구현해보고, 그 이후에 자신에게 맞는 봇으로 하나씩 리팩토링 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처음부터 혼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략을 만들다 보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대부분 중간에 포기하죠.


다른 사람들의 코드를 활용해서 프로그램을 다 만들고 나면, 하나씩 코드를 분석해보면 돼요. 일단 완성부터 시키고 공부를 하는 거죠. 봇을 만든 후에는 퀀트 전략을 짜야 하는데, 이때부터는 주식에 대한 공부를 병행 하셔야 해요. 그래야 더 효율적으로 퀀트 전략을 만들 수가 있어요. 


여러 전략들을 봇에서 백테스팅을 해보면 어떤 전략이 좋은 전략인지 판단을 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기게 됩니다. 그 때부터가 진짜 투자의 시작이죠.


개인이 시가, 종가, 거래량 등 주식 시장의 거래 데이터를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가장 중요한 게 양질의 데이터입니다. 데이터를 구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저는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OPEN API를 이용해서 주가 데이터들을 개인 PC의 데이터베이스에 수집하고 있어요. 전부 다 무료로 공개되는 데이터입니다.


PER, ROE, PBR 등 기업 회계상의 데이터까지 OPEN API에서 열람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금융지표 데이터뿐만 아니라 외국인/기관이 어떤 종목을 많이 매수하는지, 테마별로 어떤 종목들이 있는지 등 OPEN API에서 다 제공받을 수 있어요.

투자 공식을 만드는 알고리즘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구글에 ‘퀀트 알고리즘’을 검색하거나, 퀀트 관련 서적들을 보면 무궁무진하게 많은 알고리즘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알고리즘들을 봇에 구현하고 하나씩 백테스팅을 해보면 됩니다. 시중에 알려져있는 여러 알고리즘들을 하나씩 테스트하다 보면, 여러가지 전략들도 섞어보고 수치도 조절해보면서 자신만의 투자 알고리즘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시중에 알려진 알고리즘들을 활용하면 결국 제로썸 게임이 되는 것 아닌가요?


실제로 시중에 알려진 공식들을 백테스팅 해보면 항상 수익이 나지는 않아요. 따라서 해당 공식에 더해서 다른 조건도 추가해보고, 계속 변형을 하면서 자신만의 알고리즘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성되는 알고리즘 경우의 수가 무한해지기 때문에 제로썸이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관을 포함해서 모든 AI 자동 투자 봇의 기본적인 틀은 똑같고, 구동되는 알고리즘만 다른 건가요?


기본적인 틀은 다를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을 분 단위로 할지, 일 단위로 할지, 어떤 데이터들을 수집할 것인지 등의 정책에 따라 봇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또한 백테스팅 기반으로 검증된 알고리즘을 바로 모의투자, 실전투자에 적용 가능한지 아닌지 등 완전히 다른 구조로 구현됩니다.


수익률이 괜찮은 알고리즘을 찾았다면, 다음 스텝은 뭐죠?

반드시 모의투자 봇을 통해서 해당 알고리즘이 백테스팅 결과와 비슷한 양상으로 투자 수익을 실현하는지 테스트를 해봐야 해요. 이 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잡으면 좋습니다. 백테스팅 만으로는 과최적화 같은 문제를 해결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실전 투자에 앞서 모의투자를 꼭 진행해야 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은 회사의 가치를 분석했기 때문에 믿고 기다리지만, 봇은 ‘내가 선택한 전략이 맞다’는 확신을 가지기 어려울 것 같아요.


퀀트의 경우 매우 짧은 시간안에 성적표가 나옵니다. 내가 만든 알고리즘이 예상 시나리오대로 트레이딩을 했는지 바로 계산이 돼서 수익률이라는 점수로 매겨져요. 따라서 백테스팅 결과와 다르게 모의투자의 수익률이 좋지 않다면 어떤 오류가 있는지 분석을 해보면 됩니다. 모의투자로 무제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 실전투자를 진행하면 돼요.





머먹고사니 X 타임퍼센트 인터뷰 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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