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

진정한 새해가 밝았다. 명절이면 넘쳐나는 음식과 오랜만에 보는 가족의 얼굴 등 기분 좋은 일이 가득하지만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시국 탓에 이번 설도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한다. 조금은 쓸쓸한 소식이지만 어느새 이런 분위기도 익숙해진 것을 보면 코로나가 오래되긴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지 않은 연휴지만 명절의 기분도 내고 쓸쓸한 마음도 달랠 겸 음식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덕분에 국민 절반 이상의 위시리스트엔 항상 다이어트가 존재하지만 또 같은 이유로 이맘때쯤 한 번의 좌절을 맛본다. 올해는 구정부터 시작하는 걸로 우리끼리 합의 보고, 연휴 급찐급빠(‘급하게 찐 살 급하게 빼기’의 준말)를 이루기 위할 법칙들을 알아보자.

간헐적 단식이라고 들어보았을 것이다. 일정 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수많은 연예인이 본인의 관리 비법으로 꼽기도 했다. 보통은 일정 기간을 유지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이다. 간헐적 단식은 비교적 널리 알려진 16:8, 난이도가 낮은 12:12, 무려 23시간을 굶고 1시간만 섭취하는 23:1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시간이 아닌 일주일 중 하루를 온전히 비워내는 방법도 있으니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은 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급하게 찐 살을 감량하는 것에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배우 김지훈 씨도 탄수화물을 절식하는 것보다 간헐적 단식으로 감량하니 건강하고 효과적으로 감량할 수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폭식 후 단식을 할 때는 최소 20시간 정도는 단식할 것을 권장한다. 20시간이 많아 보일 수도 있으나 오후 7시에 숟가락을 놓았다고 가정했을 때 다음날 오후 3시까지는 물 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많이 자는 것도 방법이다. 자는 동안에도 우리의 몸은 부지런히 칼로리를 소비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평소에 라이프 스타일로써 단식을 할 때는 커피를 허용하는 범위에 두지만 폭식 후 비우는 과정에는 되도록 물 외에는 섭취를 하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 말 그대로 비워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며칠간 쉴 새 없이 움직였던 장기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마음으로 20시간 단식에 도전하면 그 첫걸음으로 훌륭하다.

폭식하는 며칠 동안 샐러드나 과일같이 건강한 음식을 폭식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거기엔 각종 빨갛고 기름진 음식들이 함께 했을 것이다. 떡볶이부터 시작해서 곱창, 족발, 마라탕, 전에 이르기까지 탄수화물과 지방이 덕지덕지 낀 음식들 사이에서 우리의 입은 내내 기쁨의 환호를 지르고, 그 밑의 장기들은 고통의 몸부림을 쳤을 것이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붓기다. 과도한 나트륨 유입에 몸의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작용으로 몸이 수분을 잔뜩 머금고 있는 것.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수분 섭취다. 물을 많이 섭취해 몸속의 밸런스를 다시 되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밸런스 조절에도 수분은 필수이지만 그 외에 장기들이 정상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데도 수분은 필수적이기에 최소 2L의 물을 몸에 넣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유의할 점은 한번 마실 때 200ml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몸에 충분히 흡수될 수 있도록 잘 분배해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유독 더 잘 붓는 체질이라면 호박이나 팥 차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 그리고 이미 쌓여있는 나트륨을 더 효과적으로 배출하기 위해 20시간 단식 후 첫 식사로 바나나나 단호박 같이 칼륨이 많은 식품을 섭취한다. 다만 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초록 채소와 함께.

급하게 찐 살을 급하게 빼는 것은 사기도 아니고 마법도 아니다. 이는 우리가 섭취한 열량이 지방으로 쌓이는 과정을 이해하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긴 시간 동안 축적된 살들은 시간을 가지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빼주는 것이 좋지만, 급하게 찐 살들은 바로 체지방으로 축적된 살들이 아니기 때문에 빠른 감량이 필요하다. 며칠 사이에 증가한 키로는 아직 지방이 아니라 간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되어 있는 단계기 때문. 

여기에서 에너지원으로 소비되면 이는 체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이 스피드다. 다이어트 악순환이 계속되는 이유는 폭식으로 아예 다이어트를 놔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면 놓을 수 없다. 숟가락을 놓은 그 순간부터 ‘급찐급빠’의 황금기가 시작되는 것이기에. 당신의 급찐급빠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