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

보습제 없이는 견디기 힘든 날씨가 찾아왔다. 안 그래도 쌀쌀한 마음에 차가운 바람까지 더해지니 피부와 함께 마음도 쫙쫙 갈라지는 느낌이 든다. 여름에는 파워 지성, 겨울에는 파워 건성이라는 특이한 체질을 가진 사람으로서 조금만 관리하지 않으면 온 피부가 갈라질 정도로 매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서 습도는 끝도 없이 낮아지고 있으며 공기질 또한 좋지 않아 여러모로 피부가 괴로운 요즘, 어떤 것을 섭취해야 피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동안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피부에, 윤기는 물론 탄력까지 선사하는 식재료를 정리해 보았다.

코코넛 하면 어떤 것이 먼저 딱 떠오르는가. 최근 오일 풀링으로 유행을 이끌었던 코코넛 오일? 몸에 좋다고 하길래 먹었더니 걸레 빤 물 같다던 코코넛 워터? 특유의 향으로 독보적인 마니아 층을 이끌고 있는 코코넛 아이스크림? 개인적으로 코코넛 하면 재작년 4월, 부모님께서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시면서 잔뜩 사 오셨던 코코넛 커피가 떠오른다. 

코코넛의 향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았음에도 코코넛 커피는 정말 잘 먹었다. 기괴한 조합이라고 생각했지만 코코넛의 단맛이 커피의 향과 생각보다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로 만나는 코코넛 관련 음식들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사라져 코코넛 오일도 생으로 먹을 수 있는 몸이 되었다.

이렇게나 활발하게 유통되는 코코넛이지만 정확히 그 효능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들어본 기억이 없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저 코코넛은 그 맛만으로도 먹을 가치가 충분했기 때문 아닐까. 하지만 그 효능까지 알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맛있게 먹었던 코코넛을 더 맛있게, 찾아 먹게 될 것이다. 우선 코코넛은 골밀도를 높이고 다이어트에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코코넛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E는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탄력은 물론 매끈한 피부를 가지도록 돕는다. 특히 라우르산 성분은 항균 작용을 하기 때문에 피부의 노폐물을 제거한다. 요즘같이 공기가 안 좋고 건조해 푸석해지기 쉬운 피부에 코코넛만한 식재료가 없다는 말씀. 

연어라는 구체적인 식재료 언급에 앞서 우리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EPA, DHA와 같은 오메가 3 지방산은 혈전의 응고를 방지하고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기능이 있어 혈관 질환이나 관련 유전병이 걱정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영양분에 속한다. 

심혈관의 건강과 뇌기능, 신체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최근 다이어트식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탄수화물이 체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반면, 지방은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높여주고 음식에 대한 욕구를 줄여주기 때문.

딱히 효능을 덧붙이지 않아도 훌륭한 불포화지방산에서 추천하고 싶은 재료는 바로 연어다. 연어는 좋은 단백질 섭취 수단이자 탁월한 지방 섭취 수단이다. 연어에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은 피로하고 지친 피부를 재생한다. 그리고 피부 염증과 피부 노화의 대표적인 증상인 주름을 예방, 완화하는 데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한 마디로 피부의 보습과 윤기에 탁월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건조한 시기에 꼭 섭취해야 하는 식재료다. 거기다 다이어트를 하면 피부가 평소보다 쉽게 푸석해지기에 꼭 연어가 아니더라도 불포화지방산은 반드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조금 어렸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한해 한 해가 지날수록 피부의 기름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엄마가 말한 ‘너 낳고 좋은 기름은 다 빠졌다’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다고 할까. 이럴 때 중요한 것이 앞서 추천한 좋은 기름(지방)을 섭취하는 것과 좋은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좋은 수분이란 무엇일까. 

다들 먹는 물만 생각하기 쉽지만 ‘수분’이라 하면 반드시 먹는 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환경의 수분을 의미하는 습도도 이에 해당되는데 적정 습도(50%~60%)를 유지해야 앞서 언급한,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식재료를 섭취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습도 유지를 위해서는 당연히 가습기나 젖은 수건 사용이 필수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숙면이 힘들고 수면의 질은 다시 피부 건강과 직결된다. 요즘 같은 시국에 기관지 건강은 곧 면역력과도 이어지니 적정 수준은 습도 유지가 피부는 물론 전체적인 건강관리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굳이 힘주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습도 유지 방법은 단연 가습기 사용이지만 이 가습기도 청소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특히 사용이 쉽지만 세균 번식에 취약한 초음파식 가습기를 사용한다면 일주일에 한번 쨍쨍한 햇볕에 바싹 말리는 것은 필수. 신선한 식재료와 수분 유지로 건조함에서 벗어나 촉촉함을 되찾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