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2034년 영국의 모습은?

조회수 2020. 3.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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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분명 자기 전 가벼운 마음으로 1화를 눌렀을 뿐인데 정신차려보니 아침 해가 뜨고 있다? 말 그대로 시간이 '순삭'되어 버리는 경험은 기자만 해본 것이 아닐테다. 코로나19로 극장에 방문하기 힘든 요즘, 집에서 OTT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볼만한 작품 추천을 요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근미래 혹은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SF 드라마 여섯 편을 모았다. 여기 있는 드라마 모두 한 번 재생하면 핸드폰을 쉽게 손에서 놓을 수 없을 테니, 시간 잘 비워두시고 읽길 바란다. 


<이어즈&이어즈>

출처: <이어즈&이어즈>
왓챠플레이, 총 시즌 1

출연 / 엠마 톤슨, 러셀 토비, 제시카 하인즈, 맥심 밸드리, 로니 키니어, 토니아 밀러, 샤론 던컨 브루스터

키워드 / 정치, 사회, 환경, 트럼프, 브렉시트, 난민, 트랜스휴먼

SF 드라마계의 전설, <닥터 후> 작가 러셀 T.데이비스의 연출작으로 BBC와 HBO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 한 번 재생해봤을 뿐인데 기자의 인생 드라마가 되어버린 작품. 브렉시트 이후 영국을 배경으로 라이언스 대가족의 삶을 총 6개 에피소드에 담았다. 성공한 금융 설계사에서 하루아침에 긱 이코노미 노동자로 전락해버린 스티븐, 우크라이나에서 난민으로 들어온 빅토르와 연인이 된 공무원 대니, 미국의 핵미사일 발사로 인해 방사능에 노출되어버린 이디스, 장애를 안고 태어나 두 아들을 둔 미혼모 로지까지. 평범했던 네 남매의 삶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의 속도에 맞춰 함몰되기 시작한다.

출처: <이어즈&이어즈>

2019년부터 2034년까지 총 15년의 세월 동안 라이언스 4남매가 각기 다르게 마주한 삶의 소용돌이는 우리의 일상 그리고 미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드라마에 당면한 난민, 노동자, 전염병, 디지털, 정치, 환경 등의 문제들은 시시각각 인물들의 삶을 틀어쥐며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끈다. 여기에 자극적인 발언과 거침없는 프로파간다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부상하는 정치인이 더해진다면? 말할 것도 없다. 근미래임에도 지금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법한 이야기. <이어즈 앤 이어즈>는 기시감이 유발하는 공포가 인상적인 '가장 현실적인 SF 드라마'다.


<웨스트월드>

출처: <웨스트월드>
왓챠플레이, 총 시즌 3

출연 / 에반 레이첼 우드, 탠디 뉴튼, 제프리 라이트, 에드 해리스, 안소니 홉킨스, 테사 톰슨, 제임스 마스던

키워드 / 가상세계, 서부극, 인공지능, 로봇, 떡밥

최상류층 고객을 위해 지어진 가상 테마파크 '웨스트 월드'. 하루에 4만 달러(한화 약 4900만 원)에 달하는 입장료를 지불하면 들어갈 수 있는 그곳은 인간의 모든 비도덕적 욕망까지 표출할 수 있는 유토피아와도 같다. '게스트' 신분으로 입장하게 되며, 게스트들은 그곳에서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다. 그리고 그 게스트들을 위한 존재 '호스트'가 있다. 인공지능을 겸비한 호스트들은 짜인 시나리오대로만 움직이며,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그리고 그곳엔 웨스트 월드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돌로레스를 시작으로 호스트들은 자의 식을 갖기 시작하고, 이들을 조종하는 회사 '델로스'는 이를 잠재의식에 가둔 채 악몽으로 치부하게 만든다.

출처: <웨스트월드>

마이클 크라이튼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 <웨스트 월드>(1973)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왕좌의 게임>을 뛰어넘기 위해 만들어진 HBO의 야심찬 SF 드라마. J.J 에이브럼스가 제작을,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 조나단 놀란이 시나리오를 맡아 엄청난 복선과 떡밥을 자랑한다. 인류와 기술의 진화가 진정한 '진화'인지, '오류'인지에 대한 철학적 의문과 더불어 종교적 요소들까지 다양하게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깨닫는 재미도 쏠쏠하다. 안소니 홉킨스, 에드 해리스와 같은 명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오는 3월 15일부터 시즌 3 방영 중에 있으며, 왓챠플레이를 통해서 시즌 1을 만날 수 있다.



<얼터드 카본>

출처: <얼터드 카본>
넷플릭스, 총 시즌 2

출연 / 조엘 킨나만(시즌 1), 안소니 마키(시즌 2)

키워드 / 사이버펑크, 범죄, 수사, 디스토피아

반정부 세력 '엔보이' 소속이었다는 이유로 의식과 육체가 따로 분리된 채 봉인된 죄수 타케시 코바치. 250년이 지난 후, 그는 자신의 고향별로부터 떨어진 지구의 알카트로즈 감옥에서 새로운 육체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새로운 생을 얻는 데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막대한 재산을 가졌으나 살해당한 로런스 뱅크로프트는-죽었으나 저장소 백업을 통해 새로운 육체를 얻었다- 타케시 코바치에게 완전한 사면과 돈을 대가로 자신의 죽음에 관련한 비밀을 풀어줄 것을 요청한다. 수사를 거절하려던 타케시 코바치는 의문의 사람들에게 습격을 받고 사건의 배후를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출처: <얼터드 카본>

리처드 K. 모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얼터드 카본>. 저장소에 자신의 기억과 자아를 저장, 다른 육체로 부활할 수 있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한 SF 드라마다. 범죄를 수사하는 수사물에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결합된 작품으로 매니아 층이 꽤 상당한 작품. 다만 잔혹한 수위가 꽤 있으니 관람 전 주의할 것. 시즌 1 조엘 킨나만에 이어 시즌 2에서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팔콘 역으로 유명세를 떨친 안소니 마키가 타케시 코바치를 연기한다.


<블랙 미러>

출처: <블랙 미러> 추락
출처: <블랙 미러> 화이트 크리스마스
넷플릭스, 총 시즌 5

출연 / 앤드류 스캇, 마일리 사이러스, 안소니 마키(시즌 5)

키워드 / 가상현실, 철학, 인공지능, 미래, 기술, 옴니버스

SF 드라마 추천 목록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 에피소드마다 완결된 이야기 형식의 옴니버스 드라마로, 근미래에 정보 기술의 발달이 불러오는 부작용이 주 소재다. 다소 무거운 주제이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에 철학과 인문학적 교훈이 참신하게 녹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에미상 6회를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한 명작 of 명작. 그중에서도 뭐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는 입문자에게 간단히 에피소드 몇 가지만 추천하자면, 크리스마스 스페셜 단편 <화이트 크리스마스>과 시즌 3 <추락> <샌주니페로>, 시즌 4 <USS 칼리스터> <사냥개> <블랙 뮤지엄>이 있다. 외전 격으로 시청자들이 직접 이야기 전개를 선택하는 인터랙티브 무비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도 호평을 받았다.


<퓨처 맨>

출처: <퓨처 맨>
왓챠플레이, 총 시즌 2

출연 / 조쉬 허처슨, 엘리자 쿠페, 에드 비글리 주니어

키워드 / 게임, 히어로, B급, 병맛, 판타지, 시간 여행

SF는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다. 적어도 국내에선 그렇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SF가 비주류에 속하는 주요 이유는 접근하기 어려운 복잡한 소재나 무거운 주제다. 그런 점에서 SF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작품, 바로 <퓨처 맨>이다. 제약회사 연구소 청소부로 일하며 뭐하나 뛰어난 거 없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 조쉬. 그러나 밤이 되면 그는 가상의 게임 '바이오틱 워즈' 속 뛰어난 전사 '퓨처 맨'으로 돌변한다.


출처: <퓨처 맨>

이중생활을 즐겨오던 어느 날, 조쉬는 그 누구도 깨지 못한 게임의 마지막 판을 최초로 깨게 된다. 강한 흥분감과 환호에 젖어있던 것도 잠시. 게임 속 캐릭터가 눈앞에 나타나 게임 속 세상은 2162년의 세계이며, 게임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실제라 말한다. 덧붙여 게임은 일종의 신병 훈련과정이었으며, 미래의 인류를 구하기 위해 조쉬가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렇게 하등 잘하는 것 없던 조쉬는 졸지에 히어로가 되어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향한다. 마블과 같은 히어로 판타지에 B급이 더해진 '병맛 SF 드라마'로 에피소드마다 골 때리는 웃음을 유발, SF 진입 장벽을 낮췄다. 배우 겸 코미디언 세스 로건이 연출을 맡았으며, <헝거 게임>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조쉬 허처슨이 조쉬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했다.


<휴먼스>

출처: <휴먼스>
왓챠플레이, 총 시즌 3

출연 / 젬마 찬, 콜린 모건, 에밀리 베링턴, 캐서린 파킨슨

키워드 /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인간

인공지능을 탑재한 휴머노이드가 대중화된다면? 드라마 <휴먼스>는 인간의 외관과 완벽하게 같은 휴머노이드들이 인간의 안락한 삶을 위해 도입된 세상을 배경으로 한 SF 드라마다. '신스(Synths)'라 불리는 휴머노이드들이 집과 공공기관, 거리를 활보하는 세상에서 조는 바쁜 아내인 로라를 대신해 집안일을 하게 할 신스 '애니타'를 구입한다. 그러나 로라는 아내이자 엄마로서 자신의 역할을 빼앗기는 것만 같아 불안하고 속상하다. 한편, 로라의 딸 마틸다는 천부적인 컴퓨터 실력으로 애니타에게 숨겨진 시크릿 코드를 발견하고 만다. 이로 인해 조와 로라 가족에게 또 다른 신스 레오가 찾아오고, 이들은 모두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출처: <휴먼스>

인공지능이 끝없이 스스로 진화한다면, 그 개발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끝없이 스스로 완벽해지는 존재 앞에서 인간은 로봇보다 나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인공 지능이 모든 것을 해내기에 최선은 의미가 없다"라는 한 인물의 말처럼 <휴먼스>가 제시한 미래상은 지나친 편리함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종래에 어떤 화를 불러올지에 대한 고찰과 경각심을 부여하는데 충분하다. 아쉽게도 시즌 4가 캔슬되며 2018년 시즌 3를 끝으로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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