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까지 10년이 걸렸다? <크루엘라>에 대해 알려진 것들

조회수 2021. 5. 11.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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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티저 예고편, 메인 예고편에 이어 스페셜 예고편까지 공개됐다. 디즈니 실사영화 <크루엘라>가 드디어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디즈니 빌런과 엠마 스톤이라는 매혹적인 조합만으로, 기대를 모아 온 <크루엘라>. 머지않은 개봉일을 고대하며 <크루엘라>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몇몇 사실을 정리했다.


제작 확정에서 개봉까지 10년

원래대로라면 이미 지난해 겨울 개봉했어야 할 <크루엘라>는, 북미 기준 오는 5월 28일 극장과 디즈니+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5월 26일 개봉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가운데 하나인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1961년 첫 작품 개봉 후 4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2003년 속편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2: 패치의 런던 대모험>이 만들어졌고, 그 사이 실사 영화 시리즈 2편(<101 달마시안> <102 달마시안>)이 나왔다. TV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활용할 대로 활용돼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스토리로 새로운 무언가를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것 같아 보였지만. 아니었다. 2011년 원작의 빌런 크루엘라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제작 소식이 전해졌고, 개봉하기까지 어언 10년이 흘렀다. 아래에 <크루엘라>의 제작·개봉 타임라인을 간략히 정리했다.

2011.11| 제작 확정
2016.01| 엠마 스톤 캐스팅
2016.12| 알렉스 팀버스 감독 합류
2018.03| 알렉스 팀버스 감독 하차,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 합류
2019.05| 엠마 톰슨 캐스팅, 2020.12.23 극장 개봉 확정
2019.08| 크랭크인, 북미 2021.05.28로 개봉 연기
2019.11| 크랭크업
2020.12| 북미 극장 개봉 확정
2021.03| 북미 극장, 디즈니+ 동시 공개로 변경
2021.05| 국내 2021.05.26 최초 개봉 확정

디즈니 고전 중의 고전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의 프리퀄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크루엘라>는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의 프리퀄이자 스핀오프 실사영화다. 원작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로저와 아니타 부부는 달마시안 한 쌍을 키운다. 이름은 퐁고와 퍼디. 이들도 부부다. 어느 날 아니타의 동창 크루엘라 드 빌이 집에 찾아온다. 모피를 숭배하다시피 하는 크루엘라는 새끼 달마시안 15마리를 사서 개가죽 코트를 만들려 하나, 뜻대로 되지 않자 몰래 강아지를 훔쳐 달아나고. 퐁고와 퍼디는 한밤중 새끼들을 찾아 나선다.


디즈니 영화 전체를 통틀어도 독살스럽기로는 비할 데 없는 수퍼 빌런 크루엘라 드 빌. 이름마저 단어 ‘잔인한’(cruel)과 ‘악마’(devil)를 활용한 언어유희다. 원작에서 크루엘라는 친구 아니타의 가정 형편을 대놓고 빈정거리는가 하면, “독을 먹이든 익사시키든, 어떻게 죽이든 상관없으니까 일만 끝내”라고 부하에게 고함치며 개가죽을 향한 집착을 내보이기도 한다. <크루엘라>는 이런 그의 젊은 시절을 다룬다. 배경은 1970년대 런던. 원작을 알고 보면 더 재밌겠지만, 어쩌면 몰라도 되겠다. 영화는 원작에서 단편적으로 보였던 크루엘라의 광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에 주목해 새 이야기를 한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복수극

그 새 이야기란 어떤 이야기인가. 크루엘라의 원래 이름은 에스텔라. 그는 친구 재스퍼, 호레이스와 함께 사기, 소매치기 전법으로 도시 한가운데서 살아나간다. 그의 남다른 디자인 감각과 재봉 기술은 눈속임을 위한 변장에 아주 유용했지만, 에스텔라는 그 기술을 더 이상 조잡한 도둑질에 쓰고 싶지가 않다. 진짜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를 꿈꾸며 리버티 백화점을 거쳐, 런던 패션계 거장 폰 헬만 남작 부인의 다자인 하우스에 들어간 그.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가 했는데. 남작 부인의 잔악한 과거를 알게 되니 그의 수하에서 잠자코 지낼 수가 없다.


예고편을 봐서 알 수 있듯 남작 부인은 인정 없는 냉혈 인간이다. 에스텔라에게 “내가 딴 사람을 신경 썼으면 나는 벌써 죽었어,” “킬러 본능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지”라며 충고하던 것과, 못 미더운 직원을 그 자리에서 해고하는 모습을 통해 어렵지 않게 그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할 수 있다. 문제는 남작 부인이 인정만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도덕도 없었다는 것. <크루엘라>는 에스텔라가 그의 어머니 캐서린의 죽음과 남작 부인이 관련되어 있음을 깨닫고, 크루엘라로 자체 흑화해 벌이는 복수극을 그린다.


Two Emmas

엠마와 엠마가 만났다. 두 명의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만났다. 앞서 말했듯 에스텔라/크루엘라는 엠마 스톤이 연기한다. 그리고 <크루엘라>의 빌런 남작부인은 배우 엠마 톰슨이 연기한다. 남작 부인 역에는 니콜 키드먼, 샤를리즈 테론, 줄리안 무어 등의 배우가 고려되기도 했다. <리틀 조>로 지난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에밀리 비샴이 에스텔라의 엄마 캐서린을. <와이 우먼 킬> <킬링 이브>로 얼굴을 알린 커비 하웰-밥티스트가 에스텔라의 동창 아니타를. <1917> <킹스맨> 시리즈의 신스틸러 마크 스트롱이 존을. <왕좌의 게임>에 출연했던 조엘 프라이와 <아이, 토냐> <블랙클렌스맨>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한 폴 월터 하우저가 재스퍼와 호레이스를 연기한다.


기자가 된 아니타 달~링

<크루엘라> 아니타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아니타, <101 달마시안> 아니타

원작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대사가 있다. 크루엘라의 시그니처 대사, “아니타 달~링.” 1996년 실사영화에서 크루엘라를 연기한 글렌 클로즈는, 원작에 담긴 베티 루 거슨의 억양을 그대로 살려 관객에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짧게 스쳐 지나갔지만 <크루엘라> 메인 예고편 속 엠마 스톤의 크루엘라에게서도 그 익숙한 대사를 들을 수 있었다. 앞선 영화들에서 아니타는 크루엘라의 지인으로서 주인공 달마시안과 크루엘라를 잇는 작지만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그는 항상 백인으로 그려졌다. <크루엘라>의 아니타는 흑인. 직업은 주부(<101마리의 달마시안 개>)도 디자이너(<101 달마시안>)도 아닌 사진기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크루엘라와 남작부인 이외의 조연 캐릭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었다. 그래서 지난 2월 티저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 팬들은 100초가량의 영상을 가지고 이런저런 추측을 꼽아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커비 하웰-밥티스트가 연기한 타비타라는 캐릭터에 관한 것이었다. 이 짧은 티저에 단독 숏을 할애할 만한 인물이면 분명 작지 않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간편하고 합리적인 추측이었다. 최근 <크루엘라>의 등장인물과 캐스트 리스트가 보도됐고. 하웰-밥티스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타비타가 아닌, 기자로 활동하는 에스텔라의 동창 아니타로 밝혀졌다. 이후 나온 메인 예고편에, 신문사로 보이는 곳에서 아니타와 크루엘라가 독대하고 있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또 다른 주인공, 코스튬

크루엘라는 디즈니의 빌런 중에서도 가장 잘 차려입은 빌런이다. 극의 전방에서 대립하는 두 인물이 모두 패션 디자이너이니 알 만도 할 테다. 많은 디즈니 영화가 마법이 존재하는 판타지 월드로 관객을 초대해 눈을 즐거이 했다면. 이 현실 세계 배경의 영화가 그에 비할 만한 시각적 재미를 갖는 이유는 패션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크루엘라>는 펑크룩이 떠오르던 1970년대 말을 그린다. 유행이 통과하는 리버티 백화점과, 업계 유수 인사가 모이는 패션 갈라를 다루기에, 일단 수적으로 많은 옷가지가 동원된 데 압도되는데. 코스튬과 관련해 특히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당대 유스 컬쳐(Youth Culture)로 대변되는 크루엘라와, 격식 차리는 기성세력과도 같은 남작 부인과의 대비다.


예고편에서 볼 수 있듯 <크루엘라>에는 인상적인 등장신이 몇 있다. 굵은 주얼리에 두꺼운 프레임의 선글라스를 낀 남작부인이 차에서 내리는 장면이 그랬고. 달마시안을 연상시키는 흑백 드레스 코드의 갈라에, 크루엘라가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장면은 꽤 극적이었다. 이런 연출은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화려한 옷에도 어느 정도 빚진다. 크루엘라의 옷은 날렵하고 뾰족뾰족한 실루엣을, 남작부인의 옷은 불륨감 있고 곡선미를 강조하는 실루엣을 한다. 실제로 제작진은 크루엘라의 룩에 알렉산더 맥퀸을, 남작부인의 룩에는 디올을 참고했다고. <크루엘라>의 의상감독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은 제니 비번이 맡았다.


재즈, 펑크록,
‘크루엘라 드 빌’(Cruella De Vil)

두 예고편의 배경에 흐르는 음악. 도리스 데이의 ‘퍼햅스 퍼햅스 퍼햅스’(Perhaps Perhaps Perhaps)와 코니 프란시스의 ‘후즈 쏘리 나우’(Who's Sorry Now)다. 빠른 호흡으로 지나가는 화면 위를 낭만적인 재즈가 유려하게 덮는 음악의 대비적 활용이 돋보이는데. 공개된 몇몇 삽입곡 외에 어떤 사운드트랙이 영화를 채우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1970년대 펑크 문화를 다루는 만큼 펑크록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중 가장 궁금한 건 ‘크루엘라 드 빌’(Cruella De Vil)과 연관된 것일 테다.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에서 "아니타 달~링" 만큼이나 상징적인, 주제가 ‘크루엘라 드 빌’. 여유로운 멜로디와 달리, 가사는 크루엘라를 뱀파이어, 잔혹한 야수, 먹잇감을 기다리는 거미에 비유한다. 원작에서 로저가 쓴 이 곡은 극 중에서 소위 히트를 쳤는데, 극 밖에서도 인기를 끌어 영화를 대표하는 곡이 됐다. 라이브 액션 영화에서는 로저의 직업이 작곡가가 아닌 게임 개발자로 설정됨에 따라 이 노래가 등장하진 않았지만. <크루엘라>에서는 어떻게 활용될지, 혹은 쓰이지 않을지 궁금해진다. <크루엘라>의 음악감독은 <문라이트>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로 지명됐던 니콜라스 브리텔이 맡았다.


여성 안티 히어로 전문 제작진

​여성 안티 히어로 전문 제작진

피겨 선수 토냐 하딩의 낸시 캐리건 폭행 사건을 다룬 <아이, 토냐>. 전작으로 여성 안티 히어로 스토리를 잘 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이 <크루엘라>의 연출을 맡았다. 그는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등의 작품을 통해 상처받은 캐릭터의 내면을 드러내는 데 장기를 보인 바 있다. 이외에도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더 그레이트>의 토니 맥나마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에린 브로쉬 맥케나가 작가진으로 합류했고. 원조 실사 크루엘라, 글렌 클로즈가 제작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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