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연인 콜린 퍼스가 사랑한 남자들

조회수 2021. 5. 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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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

콜린 퍼스는 만인의 연인이다. 1995년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출연해 미스터 다아시로 활약하며 영국 뭇 여성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고, 이후 현대판 <오만과 편견>인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에서 마크 다아시를 연기하며 영국을 넘어 세계적 연인으로 거듭났다. 두 번의 ‘다아시’ 전후 콜린 퍼스의 옆자리는 대개 여성들이 꿰차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가 늘 여성들의 몫이었던 것은 아니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콜린 퍼스는 작품 속에서 여러 번 남자를 사랑한 적 있다. 오늘은 데뷔작부터 개봉을 앞둔 최신작까지 그가 동성애 연기를 선보인 작품들을 모아보았다.



※몇몇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나더 컨트리
Another Country, 1984

<어나더 컨트리>는 콜린 퍼스의 데뷔작이다. 영화는 1930년대 영국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동성애자 가이 베넷(루퍼트 에버렛)과 토미 저드(콜린 퍼스)의 꿈과 이상, 좌절을 그린다. 영화의 원작은 동명의 연극으로, 1982년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랐던 당시 콜린 퍼스와 루퍼트 에버렛은 둘 다 가이 베넷을 연기했다. 이후 연극이 영화화되며 루퍼트 에버렛은 가이 베넷 역할에, 콜린 퍼스는 토미 저드 역할에 캐스팅된다. 콜린 퍼스가 연기하는 토미 저드는 마르크스를 신봉하는 공산주의자로 자신의 소신이 뚜렷한 청년이다. 엄밀히 말하면 극중 토미는 동성애자는 아니다. 하지만 동성애를 다룬 작품임과 함께 그의 미청년 시절의 얼굴이 아름다워 리스트에 넣었다. 사족으로 콜린 퍼스의 키는 187cm로 굉장한 장신인데 193cm의 루퍼트 에버렛 옆에 서니 작고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상대적 가치
Relative Values, 2000

2001년 <브리짓 존스의 일기>로 국민 연인이 되기 직전 콜린 퍼스는 영화 <상대적 가치>에서 유머 넘치는 게이 피터를 연기했다. <상대적 가치>는 1950년대 연극을 각색한 작품이다. 마쉬우드 백작(에드워드 애터튼)이 약혼녀를 집으로 데려와 가족들에게 인사를 시키는데, 알고 보니 그의 집에서 20년간 일한 가정부의 친언니로 밝혀지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다룬 코미디 영화다. 콜린 퍼스는 극중 마쉬우드 백작의 사촌 피터를 연기하며 영화 내용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나오는 장면마다 익살스러운 연기를 뽐내며 신 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상류층 가문의 자제인 만큼 내내 정장을 차려입고 나오는데, 당연하게도 몹시 잘 어울린다.


스위트 룸
Where The Truth Lies, 2005

<스위트 룸>은 화려한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뒤에 가려진 어두운 면을 파격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는 소설 <진실이 있는 곳>을 원작으로, 미국 텔레비전 방송의 황금기였던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콤비 래니(케빈 베이컨)와 빈스(콜린 퍼스)는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한 여대생과 하룻밤을 즐기는데, 그날 그 스위트룸에서 그녀가 전라로 죽은 채 발견되고 20년이 지나 감춰졌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극단적 사건을 통해 팬들은 상상할 수 없는 스타들의 얼룩진 사생활을 포착한다. 특히 콜린 퍼스가 연기한 빈스는 약물과 성에 탐닉하는 인물로, 극중 여성들뿐 아니라 래니와도 동침을 시도하는 등 동성애와 함께 양성애 연기도 선보인다. 


맘마미아!
Mamma Mia!, 2008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 이 내용은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는 그리스의 작은 섬에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와 함께 살고 있다. 결혼식을 앞두고 소피는 아빠를 찾기 위해 엄마의 일기장을 보고 아빠로 추정되는 세 명의 남자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맘마미아!>는 도나의 남편이자 소피의 아빠를 찾는 여정을 그린 뮤지컬 원작 영화로, 콜린 퍼스는 극중 소피의 아빠 후보 중 한 명인 해리를 연기한다. 하지만 그는 영화 말미에 자신이 게이임을 커밍아웃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 여자가 도나라고 밝히기도 했으니 엄밀히 따지면 완전한 동성애자가 아닌 양성애자라고 볼 수도 있겠다. 


싱글 맨
A Single Man, 2009

영화 <싱글 맨>은 구찌 수석 디자이너 출신 톰 포드의 감독 데뷔작이다. 1964년 발매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원작이 출간된 배경과 비슷하게 영화 속 배경도 1962년이다. 극중 콜린 퍼스는 16년간 사랑한 짐(매튜 구드)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삶의 의미가 없어진 대학교수 조지를 연기했다. 조지는 짐을 잃은 상실감에 자신의 삶마저 포기하려 마음먹는데, 그 순간 그의 단골 술집에 제자 케니(니콜라스 홀트)가 나타나 그의 마음을 흔든다. 극중 콜린 퍼스는 매튜 구드와 니콜라스 홀트 두 사람과 로맨스 연기를 펼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황폐해진 섬세한 내면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모습을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베니스 영화제를 비롯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런던 비평가 협회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사족으로 콜린 퍼스는 톰 포드가 손수 디자인하고 직접 고른 의상들을 입고 나와 <킹스맨> 보다도 더 황홀한 수트핏을 마음껏 선보인다.



슈퍼노바
SUPERNOVA, 2020

<싱글맨> 이후 약 10여 년 만에 다시 동성애 연기로 돌아왔다. 영화 <슈퍼노바>는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연인으로 지내온 샘(콜린 퍼스)과 터스커(스탠리 투치)의 이야기다. 터스커는 치매에 걸려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고, 그를 여전히 사랑하는 샘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을 떠나자고 권한다. 여행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터스커의 병세도 악화되고 샘은 두려움과 슬픔으로 무너져간다. 여담으로 작품에 먼저 합류한 스탠리 투치가 상대 역으로 콜린 퍼스를 적극 추천했다고. 제작 초기 스탠리 투치가 샘으로, 콜린 퍼스가 터스커 역할로 정해져 있었으나 시나리오를 거듭 읽어본 콜린 퍼스가 역할을 바꾸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며 지금과 같은 캐스팅이 완성되었다. 실제 동갑내기인데다 극중 샘과 터스커처럼 20년간 우정을 쌓아온 두 사람은 평범한 커플의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를 훌륭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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