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에게 오스카 트로피 뺏긴(?) 아카데미 후보만 8번 오른 배우 글렌 클로즈

조회수 2021. 5. 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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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더 와이프>에 출연한 글렌 클로즈.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는 한국 배우 최초의 연기 부문 오스카 트로피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4관왕 등극과 더불어 한국영화의 역사에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이다. 그런 와중에 눈에 띄는 배우 한 명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윤여정의 경쟁자, 수상 소감에서 “자신이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얘기한 배우, 글렌 클로즈가 그 주인공이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윤여정(왼쪽)과 글렌 클로즈.
한국인 만큼 태어난 해를 중시하는 민족은 없다. 글렌 클로즈는 1947년생이다. 윤여정과 같은 해 태어났다. 75세 동갑내기 두 사람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후보로 만났다. 클로즈가 출연한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힐빌리의 노래>다.

<힐빌리의 노래>
<위험한 정사>
<위험한 관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글렌 클로즈가 다시 한번 눈에 띄게 된 가장 이유. 그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포함해 무려 8번 후보에만 올랐다.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각 네 차례 후보 지명됐다. 수상은? 단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윤여정이 “진심으로 그가 수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발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가 후보에 오른 작품과 당시 수상자를 소개한다.
  • 1982년 <가프> 여우조연상 후보, 수상자는 <투씨>의 제시카 랭
  • 1983년 <새로운 탄생> 여우조연상 후보, 수상자는 <가장 위험한 해>의 린다 헌트
  • 1984년 <내츄럴> 여우조연상 후보, 수상자는 <인도로 가는 길>의 패기 애쉬크로프트
  • 1987년 <위험한 정사> 여우주연상 후보, 수상자는 <문스트럭>의 셰어
  • 1988년 <위험한 관계> 여우주연상 후보, 수상자는 <피고인>의 조디 포스터
  • 2011년 <앨버트 놉스> 여우주연상 후보, 수상자는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
  • 2018년 <더 와이프> 여우주연상 후보, 수상자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올리비아 콜먼
  • 2021년 <힐빌리의 노래> 여우조연상 후보, 수상자는 <미나리>의 윤여정
아카데미 후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클로즈는 1980년대 전성기를 누리고 2010년 이후 최근 다시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클 더글라스와 함께 출연한 <위험한 정사> 때 수상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참고로 2018년 시상식 당시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올리비아 콜먼은 글렌 클로즈를 “자신의 우상”이라고 밝혔다.


글렌 클로즈를 기억하게 될 장면. 그것은 예측하지 못한 댄스였다. 시상식 중간,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에 출연한 배우 릴 렐 하워리가 진행한 노래 맞추기 게임이 진행됐다. 배우들에게 예전 영화 속 노래를 들려주고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는지 등을 맞추는 퀴즈 게임이었다.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다니엘 칼루야,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의 앤드라 데이에 이어 게임에 참여한 클렌 클로즈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다. 그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스쿨 데이즈>(1988) 삽입곡인 E.U.(Experience Unlimited, 익스피리언스 언리미티드)의 ‘다 버트’(Da Butt)를 듣자마자 알아맞췄다. 그리고 춤을 아느냐는 하워리의 질문에 춤을 추기 시작했다.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찾아보면 글렌 클로즈의 댄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다.

<101마리 달마시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글렌 클로즈는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앞서 살펴본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그의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위험한 정사>와 <위험한 관계>는 흥행 면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낸 작품이다. 다만 젊은 관객들에게는 낯선 작품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대중에게 좀더 친숙한 작품은 뭘까. 우선 <101마리 달마시안>이 있다. 앞선 영화보다는 최근인 1996년에 개봉했다. 유명 애니메이션의 실화 프로젝트인 이 영화에서 글렌 클로즈는 크루엘라 드 빌을 연기했다. 클로즈는 개봉을 앞둔 엠마 스톤 주연의 <크루엘라>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출연은 아니고 자문을 해줬다고 한다. <크루엘라>는 크루엘라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2000년 이후에는 TV시리즈 <데미지>의 패티 휴즈 역으로 시즌 5까지 로즈 번과 함께 출연했다. 2014년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노바 프라임을 연기하기도 했다.

2017년 뮤지컬 <선셋대로>에 출연한 글렌 클로즈.
차기작은?
이렇게 춤도 잘 추고 연기도 잘하는 글렌 클로즈가 진정 오스카 트로피를 받지 못하는 걸까. 차기작을 알아보자. 현재 그의 차기작은 2편이다.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인 <스완 송>(Swan Song)과 프로 프로덕션 단계에 있는 <선셋대로>(Sunset Boulevard)다.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스완송>은 인간복제 소재의 SF영화다. 아콰피나, 마허살라 알리, 나오미 해리스 등과 함께 출연했다. <선셋대로>는 빌리 와일더의 고전 <선셋대로>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의 영화 버전이다. 글렌 클로즈는 1994년과 2017년에 이 뮤지컬에서 주인공 노마 데스몬드를 연기했다. 1995년에 이 역할로 3번째 토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두 영화 가운데 오스카에 좀 더 가까워 보이는 영화는? 아무래도 <선셋대로>쪽인 것 같다. 아래 1994년 로열 앨버트 홀에서 펼친 연기를 보면 이렇게 추측한 이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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