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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다 수상한 배우? 오열 수상 소감 모음

조회수 2021. 3. 22.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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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분위기가 분명 예년 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시상식 철이다. 지난 2월 28일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이어, 3월 7일 제26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이 있었고. 오는 4월 11일 제74회 영국아카데미 시상식, 4월 25일 제93회 미국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영화는 아카데미 6개 부문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미나리>.


최근 전 세계 영화팬의 사랑을 한껏 받은 배우가 있다.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신인배우상을 받은 <미나리>의 데이빗, 앨런 김이다.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자 의젓하게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지만 이내 벅차오르는 감정을 가누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앨런 김과 더불어, 그동안 시상식에서 감격의 순간을 보낸 이들 가운데 인상 깊었던 배우와 그들의 소감 연설을 모아본다.


앨런 김
미나리 (2021)
제26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신인배우상

이거 꿈인가요? 꿈이 아니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Oh my goodness, I’m crying… I hope I will be in another movie soon… Is this a dream? I hope it’s not a dream. 감사합니다.

8살, 배우, 앨런 김. 앞서 이야기했듯 그는 데뷔작 <미나리>를 통해 제26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 신인배우상을 받았다. 준비한 소감의 첫 마디를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오열 중에도 앨런은 떨리는 손으로 입을 막고, 들뜬 가슴을 진정시키며 감사 인사를 이어나갔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소감이 끝날 무렵 나오는데. 그는 “또 다른 영화로 곧 찾아뵙고 싶다”며 소감을 마무리하다가, “이거 꿈인가요? 꿈이 아니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볼을 꼬집었다. <미나리>의 데이빗이 그랬던 것처럼. 아래 소개할 배우들의 연설도 감동스럽지만, 킬링 포인트 투성이인 이 60초짜리 영상을 따라올 게 있을까. 적어도 귀여움의 면에서는 없다. 앨런 김은 제74회 영국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에도 노미네이트 됐다.


할리 베리
몬스터 볼 (2002)
제74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이 순간은 저만의 순간이 아니에요… 도로시 댄드릿지, 레나 혼, 다이안 캐롤을 위한 순간이에요. 제 곁에 선 여성들을 위한 순간이에요. 이름 없고 얼굴 없는 모든 유색인종 여성을 위한 순간이에요… 74년이 걸렸어요!

This moment is so much bigger than me… This moment is for Dorothy Dandridge, Lena Horne, Diahann Carroll. It's for the women that stand beside me: Jada Pinkett, Angela Bassett, Vivica Fox. And it's for every nameless, faceless woman of color that now has a chance because this door tonight has been opened.

인상 깊은 수상 소감을 말할 때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영화인이 몇 있다.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쓰리 빌보드> 프란시스 맥도맨드, 제48회 NAACP 이미지 시상식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 <펜스> 덴젤 워싱턴,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인생은 아름다워> 로베르토 베니니. 제7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몬스터 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할리 베리도 그중 한 명이다. 호명되는 순간의 할리 베리의 얼굴을 보자. 한 치라도 예상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다. 그는 <물랑루즈> 니콜 키드먼, <브리짓 존스의 일기> 르네 젤위거 등 쟁쟁한 후보를 뒤로하고, 최초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유색인종 수상자가 됐다. 1929년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래 74년 만의 순간을 맞아, 시간을 충분히 갖고 고마운 이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무대를 누리는 베리. 마지막에 그의 입에서 변호사의 이름까지 나왔을 때 관중은 웃음을 터뜨렸다.


케이트 윈슬렛
레볼루셔너리 로드 (2008)
제6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

레오, 여기 서서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 지난 13년간 당신을 사랑해왔어. 온 맘 다해 사랑해!

Leo, I’m so happy I can stand here and tell you how much I love you and how much I’ve loved you for 13 years.… I love you with all my heart, I really do.

<암모나이트>로 돌아온 케이트 윈슬렛. 아카데미에만 7번 노미네이트된 그는 메릴 스트립 뒤를 잇는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배우다. 2008년은 그야말로 케이트 윈슬렛의 해였다. 제66회 골든글로브에서 <더 리더>로 영화 부문 드라마 여우조연상을 받은 윈슬렛. (비교적) 침착하게 종이에 적어온 수상 소감을 잘 읽고 끝냈다. 그리고 몇 분 후. 그의 이름이 다시 불렸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영화 부문 드라마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이다. 감격하다 못해 충격 받은 듯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는 데 거진 3분의 1이 넘는 시간을 썼다. 윈슬렛은 골든글로브 수상으로부터 한 달 후,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더 리더>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제6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윗줄),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아랫줄)

케이트 윈슬렛의 수상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윈슬렛은 “레오, 여기 서서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 온 맘 다해 사랑해!”라고 상대역으로 함께 한 친구 배우 디카프리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디카프리오는 이에 손 키스로 화답했다. 2016년 디카프리오가 마침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아카데미 상을 거머쥐었을 때, 윈슬렛은 본인이 수상했을 때만큼 기쁜 표정을 보내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
스타 이즈 본 (2018)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정말 오랜 시간 노력해왔어요. 이기기 위한 게 아니었어요. 포기하지 않으려던 거였어요. 꿈이 있다면, 싸워 이뤄내세요. 열정에는 훈련이 필요해요. 얼마나 많이 거절당하느냐의 문제가 아니에요. 얼마나 맞고 쓰러지냐의 문제도 아니죠. 얼마나 많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느냐, 얼마나 용감하게 나아갈 수 있느냐의 문제에요.

I've worked hard for a long time, and it's not about, you know... it's not about winning.
But what it's about is not giving up. If you have a dream, fight for it. There's a discipline for passion. And it's not about how many times you get rejected or you fall down or you're beaten up. It's about how many times you stand up and are brave and you keep on going. Thank you!

지난 15일 제63회 그래미어워즈 상을 하나 더 추가한 레이디 가가. 12개의 그래미 트로피와 13개의 MTV 트로피를 보유한 당대 최고의 가수 중 한 명이자, 배우. 그는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타 이즈 본>으로 주제가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수상자가 됐다. 골든글로브 수상 이력은 있었지만 아카데미는 처음이었다. 행복에 겨운 눈물을 보이며 시상대에 오른 가가는 꿈을 가진 이들에게 위와 같이 외쳤다.


옥타비아 스펜서
헬프 (2011)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감사합니다. 끝내주세요, 끝낼게요. 정신을 못 차리겠네요!

Thank you, Academy, for putting me with the hottest guy in the room. Please wrap up…. I'm wrapping up. I'm sorry, I'm freakin' out. Thank you, world.

<헬프> 옥타비아 스펜서는 그해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수상대에 오른 영화인들은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연설 기회를 만끽하곤 한다. 반대로 경제적인 짤막한 마디로 소감을 마무리해버리는 이들도 있었다.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제63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좋은 친구들> 조 페시) “고맙습니다.” (제41회 아카데미 시상식 공로상 알프레드 히치콕) 고마운 이들을 줄줄이 호명하긴 했지만, 스펜서의 소감은 후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소감을 이어나가다가 “끝내게 해주세요. 끝낼게요. 미쳐버리겠어요. 고맙습니다”는 말로 소감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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