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박스> 조달환, "각자가 가진, 쉽게 뚫지 못하는 박스에 관한 영화"

조회수 2021. 3. 2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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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심규한 편집장
출처: 영화사테이크 제공
<더 박스> 조달환.

민수는 지훈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의 조력자로 나선다. 핸디캡이 있는 지훈을 바꾸려는 시도가 잘못된 것을 깨닫고 공감하려 한다. 지훈의 성장기면서 민수의 성장기다.

정확하게 잘 봤다. 지훈, 민수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니 그냥 현재를 살아가는 어떤 사람이든 간에 모두 각자의 박스가 있지 않나. 쉽게 뚫고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각자가 가진 그 박스에 대한 이야기다.


<더 박스>를 선택한 이유가 뭔가.

우연이 겹치고 하다 보니까. 대표님께 미리 줄거리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듣고 나니 이게 <비긴 어게인>일 수도 있고, <원스> 아니면 또 <고래사냥>일 수도 있겠더라. 양정웅 감독님은 내가 알고 있던 분인데 이분이 연출을 맡으시면 어떨까 하는 설렘과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엑소의 찬열씨가 나온다고 하니까 내가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더 박스>를 보면서 <비긴 어게인>(2014)의 댄(마크 러팔로)이 떠올랐다. 재능있는 천재와 과거의 영광을 품은 조력자. 익숙한 서사이기도 하다. 민수만의 차별점이 있을까.

감독님하고 레퍼런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비긴 어게인>의 마크 러팔로보다는 조금 날이 서 있는, <머니볼>(2011)의 브래드 피트가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내가 브래드 피트처럼 생겼다는 말은 아니다. (일동 웃음) <머니볼>에서 보이는 브래드 피트의 전략과 지략, 그리고 기품과 섬세함 같은 것을 표현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예민하고 고민 많은 사람일수록 겉모양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게 민수의 박스인 것 같다. 버리지 못하는 낡은 벤츠, 신경 쓴 옷차림도 그렇다. 민수는 내면보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많이 치중되어 있는데 그 예민함이 지훈의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과 겹치면서 앙상블을 만들어내면 어떨까 생각했고 그런 점에서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

작품 준비를 치열하게 한다고 들었다. <보통사람>(2017) 때는 18kg이나 감량했다. 이번에도 그런 특별한 준비가 있었나.

촬영하는 동안 낮에는 샐러드, 이제 술도 많이 못 먹어서 밤에는 적당히 한식 위주로 먹고 있다. 체중 유지를 위해서다. 핏이 중요하니까. 민수가 늘 가지고 다니는 정장에 핏이 좀 났으면 좋겠다는 감독님 의견도 있었다. 지금 식단 조절을 하고 있으니까 실제로 날이 서 있다. 나 지금 엄청 예민하다. (일동 웃음)


성대모사에 능하다. 예능에서 조용필 성대모사 했던 장면도 기억난다. 노래도 잘하시는 것 같다. 노래하는 장면도 있던데.

이번에 노래 한 곡을 한다. 연기랑 노래가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보니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사용하는 성대는 조금 다르다. 그래도 흉내 잘 내는 사람이 노래를 잘 부를 확률이 높다고 노래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말씀하시더라. 열심히 노력해서 잘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아직 촬영은 안 했나.

아직 안 했다. 마지막 날 촬영이다. (웃음)

어떤 곡인가?

음악감독 에코브릿지가 만든 <부산에 가면>이란 노래다. 아주 중요한 장면에서 내가 그 노래를 부른다. (웃음)

전국 곳곳을 돌며 촬영했다. 기억에 남는 곳이 있나.

전주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전주가 첫 촬영이라 힘들었다. 우리 영화가 저예산이고 촬영 회차가 적어 한정된 시간 내에 찍어야 할 것이 많았던 탓에 감정과 체력 모두 많이 소모됐다. 그런 것들을 해소시켜 준 게 전주의 맛있는 음식이었다.


지방 로케가 많아서 가족 생각이 많이 났겠다.

거의 10개 도시를 돌아다닌 것 같다. 가족 생각 많이 났다. 애가 둘인데 아직 어려서 굴러다닌다. (일동 웃음) 보살핌을 받아야 할 때라 더 생각이 많이 났다. 요즘은 IT기술이 좋아져서 아빠 얼굴 잊지 않게 자주 화상통화를 하곤 했다. 한달 만에 집에 갔는데도 많이 반겨주더라. 다 IT기술 덕분이다. (웃음)

오늘이 17회차 촬영이라 들었다. 남은 촬영은 어딘가.

이제 속초와 가평, 남양주 이렇게 남았다. 남양주는 세트 촬영이다.

함께 연기한 찬열에 대해 한마디 부탁한다.

완전 반칙 캐릭터다. 잘하는 게 너무 많은 데다 키도 크고 잘생겼다. 또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돌이기도 하고. SNS를 보니 팔로워가 거의 톱을 찍고 있더라. 게다가 예의 있고 인성도 바르다. 촬영하면서 짜증 내는 것을 본적이 없다. 예민한 모습을 들키지도 않고. 마냥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많은 분들께 사랑받나 싶기도 하고. 연기는 저마다 다 잘하는 거다. 내가 저 역할 한다고 그만큼 잘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 사람이 맡았으면 밀어주고 인정해주고 그러는 게 원칙이다. 아까 찍은 장면을 함께 모니터했는데 순간 몰입해서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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