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의 트로트가 울려 퍼진 <더 박스> 촬영 현장을 가다

조회수 2021. 3. 2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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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심규한 편집장
출처: (주)영화사테이크 제공
<더 박스> 찬열.

촬영 현장에서 만난 찬열은 내내 기타를 놓는 법이 없었다. 잠깐의 휴식 시간에도 기타 줄을 튕기며 작지만 선명한 목소리로 귀에 익은 노래들을 흥얼거렸다. “내가 너무 해보고 싶었던 음악영화다 보니 재미있게 막 날뛰면서 촬영하고 있다.”는 찬열의 말에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더 박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적인 명곡들과 감성적인 곡들로 사랑받는 에코브릿지의 노래가 지훈(찬열)의 목소리를 통해 스크린을 채우는 영화다. 눈과 귀가 모두 흥겨울 이 영화에 문득 ‘박스’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니 그냥 현재를 살아가는 어떤 사람이든 간에 모두 각자의 박스가 있지 않나. 쉽게 뚫고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각자가 가진 그 박스에 대한 이야기다.” 음악 프로듀서 민수를 연기한 조달환 배우는 영화 제목에 담긴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 앞에만 서면 극심한 불안을 느껴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지훈에게 ‘박스’는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지만 그가 뚫고 나와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박스는 항상 당당한 민수에게도 존재한다. 결국 영화 <더 박스>는 지훈의 성장기면서 또한 민수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양정웅 감독과 이 영화의 음악감독 에코브릿지 손에 이끌려 그동안 촬영한 장면들을 볼 기회를 얻었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이끈 양정웅 감독인 만큼 공연과 무대 전문가다운 색다른 장면들이 가득했다. 에코브릿지의 감각이 더해져 재해석된 세계적인 명곡들의 독특하고 세련된 편곡도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출처: (주)영화사테이크 제공
<더 박스>.

여름의 끄트머리에 다소 더웠던 날씨가 저녁이 되자 선선한 기운을 몰고 주변을 뒤덮었다. 가을 문턱의 시린 바람 때문에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더 박스> 촬영 현장을 찾았다. 총 20회 차의 촬영 중 막바지인 17회 차를 맞은 이날은 지훈이 참가한 어느 지방 도시의 트로트 가요제 장면을 담았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보조 출연자를 태운 버스를 여러대 봤는데 오늘은 많은 보조출연자가 등장하는 제법 규모있는 촬영이라는 관계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촬영에 들어가자 지훈의 노래가 흥겹게 흘러나온다. 그런데 트로트다. 도로변에 붙은 홍보 현수막에 홀린 듯 달려간 지훈이 다음으로 정한 무대가 바로 트로트 가요제였다. 찬열의 중저음 목소리가 리듬을 탄 순간 객석이 이내 들썩거린다. 이들을 돕는 민수의 고향 친구 일현(강재준)의 텀블링까지 흥을 더하고 관객들까지 앞다퉈 무대 앞으로 달려 나와 마치 축제 현장을 보는 듯하다. 처음 들었는데도 바로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귀에 박히는 노래다. “관객들이 원한다면 이벤트성으로 잠깐 활동해도 좋을 것 같다.” “치킨집에서 많이 틀어주셨으면 좋겠다.”며 너스레 떠는 찬열의 모습에 주변에 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온통 웃음바다다.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덤덤하게 무대를 바라보던 민수도 결국 응원봉을 들고 무대 앞으로 나선다. 마냥 폼만 잡던 민수가 지훈에게 제 자신을 드러낸 후 맞이한 이 무대는 지훈과 민수의 관계가 새롭게 형성되는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다.

출처: (주)영화사테이크 제공
<더 박스>

오는 3월 24일 개봉을 앞둔 <더 박스>는 천재적인 음악 재능을 가졌지만 무대 공포증으로 박스를 써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뮤지션 지훈과 지금은 돈 한푼 없지만 음악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가진 프로듀서 민수가 만나 지훈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10번의 버스킹 여정을 담은 영화다. 인천, 전주, 여수, 경주, 부산까지 국내 핫플레이스의 멋진 풍광에 얹힌 찬열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한껏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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