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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디즈니 대표 긍정왕 감독마저 절망시킨 사건은?

조회수 2021. 3. 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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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분열된 쿠만드라 땅에 남은 것은 불신뿐이다. 500년 만에 다시 나타난 악의 존재 ‘드룬’에 평화가 깨진 쿠만드라 왕국. 전설의 드래곤 시수만이 세상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다. 3월 4일 개봉하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전사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시수의 모험을 그린다.

<모아나> 이후 5년 만에 찾아온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동남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최초의 디즈니 영화. 뮤지컬 대신 액션신으로 무장한 디즈니 영화. <빅 히어로> <주토피아> <겨울왕국> 제작진이 모여 만든 영화. 지난달 말 온라인 기자회견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기대작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보이스 캐스트와 제작진을 만났다. 라야를 연기한 켈리 마리 트란, 시수를 연기한 아콰피나, 그리고 라야의 숙적 나마리를 연기한 젬마 찬. 세 주연 배우와 나눈 대화를 전하기에 앞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나온 핵심 발언으로 영화의 공기를 느껴보자.


약 450명의 아티스트가 재택근무를 하며 만들었다. 라야는 이 놀라운 협업이 만들어낸 캐릭터다. 덕분에 라야가 보다 감정적으로 풍부한 인물이 되었다.

- 라야 役, 켈리 마리 트란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제작이 시작된 것은 2020년 초반의 일이다. 제작에 착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는데. 켈리 마리 트란은 위와 같이 말하며, 라야가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질 수 있었던 데에 원격으로 작업하며 작품을 완성한 제작진의 수고가 있었음을 밝혔다.

출퇴근 없이 편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때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하루는 녹음을 시작한 지 30분이 지나서야, 기록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적도 있다.

- 벤자 役, 대니얼 대 킴

아티스트와 마찬가지로 보이스 캐스트도 스튜디오 대신 집에서 녹음해야 했다. 라야의 아버지 벤자를 연기한 대니얼 대 킴은 이런 특수한 환경에서 작업하며 생긴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주었다. 오디오 세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대니얼 대 킴의 연기가 녹음되지 않았던 일인데.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감독이 이 일을 회상하며 설명을 더했다. “돈(돈 홀 감독)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낙천적인 사람이다. 대니얼의 연기가 녹음되지 않았다는 말을 막 들은 돈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절망적인 표정이었다. (웃음) 중요한 장면이었기에 대니얼도 대사에 감정을 쏟아부으며 연기했었는데, 기록되지 않았으니 그랬을 만도 하다. 다행히 녹음을 다시 했을 때 대니얼이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바운은 애어른이다. 어른의 혼이 어린아이의 몸에 들어간 듯한 캐릭터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감정적인 아이이기도 하다. 그의 목소리를 연기할 때, 너무 높은 소리를 내서도 너무 낮은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그 중간쯤의 적정 톤을 찾아야 한다.

- 바운 役, 아이작 왕

라야와 시수의 여정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다채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아기 좀도둑 노이(탈리아 트란), 거인 통(베네딕 웡), 그리고 10살의 사업가 바운이다. 바운을 연기한 13살의 배우 아이작 왕은 기자회견 중 팝업 목소리 연기 수업을 열었다. 왕은 직접 대사를 하며 어떤 톤이 바운에게 어울리는지 시범을 보여, 회견에 참여한 제작진에게 웃음을 주었다.

우리의 얼굴,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된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프린세스는 어떠해야 한다’ ‘히어로는 어떠해야 한다’ 식의 전형적인 이미지에 꼭 동의를 보낼 필요는 없다.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으면 된다.

- 노이 役, 탈리아 트란

앞서 언급했듯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동남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최초의 디즈니 영화다. 노이를 연기한 탈리아 트란은 위와 같이 대답하며 이 시도가 가지는 중요한 의미를 되짚었다. 이에 아콰피나도 “탈리아를 우리 대변인으로 고용해야겠다”고 농담을 던지며 트란의 말에 공감했다.

한번은 두 아들에게 물어봤다. 너와 나처럼 생긴 아시안 히어로 중에 어떤 캐릭터가 가장 좋냐고. 아무도 없다고 답하더라. 이제 이 아이들에겐 라야, 시수, 나마리, 바운, 노이, 통, 벤자가 있다.  

- 각본, 퀴 응우옌

각본을 쓴 퀴 응우옌 역시 아시안을 대표할만한 캐릭터가 생긴 것에 대해 감격을 표했다. 어린아이들은 디즈니 영화, 장난감, 비디오 게임과 같은 매개를 통해 세상을 체험하곤 한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우리의 모습을 한 히어로도 아이들의 경험의 일부가 되었다.

할리우드에 막 발을 들였을 때, 내가 다양성이라고 여기는 것과, 이 세계에서 추구하는 다양성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 아시안 캐릭터가 일차원적으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아시안 역으로 오디션을 봐왔는데.<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페어웰>과 같은 작품을 만나며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작품들은 아시안 캐릭터의 단편적인 면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다루려 한다.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페어웰>은 아시안 제작자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화다. 이 작품처럼 카메라 뒤편을, 우리 문화에 대해 진솔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들이 지키고 있다면 카메라 앞에 선 배우의 이야기에는 더 힘이 실린다.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도가 계속되었으면 한다. 더 많은 아시안 인력이 제작이 투입되면 좋겠다.

- 시수 役, 아콰피나

작품 속 아시안 캐릭터의 대표성과 관련하여, 영화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콰피나는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처음 디즈니로 출근한 날을 기억한다. 주차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주변을 돌아보니 젊은 아시안 여성뿐이더라. 일하며 수많은 미팅에 가봤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 이들은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만을 위해 꾸려진 팀이 아니었다. <겨울왕국 2> <주먹왕 랄프> 때부터 있었던 이들이다.

- 각본, 아델 림

아시안 드림팀은 <페어웰>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장편 애니메이션 각본에는 처음 참여한 아델 림은, 디즈니 출근 첫날을 회상하며 이러한 제작 인력을 갖추었기에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완성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잠시 옆으로 제쳐두고 함께 일하는 것. 이것은 우리 영화의 주제이기도 했다. 이 리서치 여행은 쿠만드라 세계관을 만드는 데 있어, 영감과 환상 사이에서 균형을 잡도록 해줬다.

- 제작, 오스냇 슈러

제작팀은 사전 조사를 위해 동남아시아 전역을 여행했다. ‘믿음'으로 구체화하기 전 영화의 주제는 ‘화합’이었다. 화합이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넓은 의미의 주제인 것이다. 제작진은 여행을 통해 커뮤니티 문화를 체험했다고 전했다.

메콩강 너머로 보이던 노을 색을 재현하려 했다. 한 사원에서 들은 아름다운 매미 울음소리를 기억하여 영화의 오프닝 곡을 만들었다.

- 감독,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슈러에 이어 에스트라다 감독이 리서치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 속 장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마지막 공통 질문으로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모든 캐릭터 중 누구와 격리 기간을 보내고 싶은가.

아콰피나  일단 통은 아니다.

아이작 왕  동감한다. 아니다.

오스냇 슈러  나는 시수, 마법을 부리니까.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나도 시수.

아콰피나  음… 나는 라야!

퀴 응우옌  나는 벤자. 잘 베푸니까.

오스냇 슈러  보호해주기도 하고.

퀴 응우옌  맞다. 벤자는 최고의 룸메이트가 될 거다.

돈 홀  난 바운과 함께 하겠다. 바운은 요리할 줄 아니까. 바운과 함께 잘 먹고 잘 살아 보겠다.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요리는 벤자도 잘한다.

대니얼 대 킴 그치만 바운은 배도 가지고 있는걸. 격리기간에도 움직일 수 있다.

아콰피나 아무도 노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노이가 때릴까 봐 그런가 보다.

아델 림  맞다. 노이는 안된다. 가지고 있는 모든 음식을 훔쳐 갈 것이다. 시수도 먹는 걸 좋아하니까 안 되겠다. 나는 나마리로 하겠다. 나마리와 지내며 싸움의 기술도 좀 배워봐야겠다.

아이작 왕  맞다. 노이는 안된다. 노이랑 살았다가는 내 팬트리가 동날 거다.


두려워도 발을 내딛는 것,
지금 내가 하는 일
- 라야 役, 켈리 마리 트란

디즈니 연락을 받았을 때 어땠나. 따지고 보면 당신은 새 디즈니 프린세스다.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 나는 디즈니 영화를 보며 자랐다. 정말로, 모든 영화를 좋아해서 언젠가 작은 역할로라도 디즈니 영화에 꼭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디즈니 프린세스를 연기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 영화는 내러티브에 있어 좋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공주가 뭔데?” “도대체 어떤 사람이 공주가 되는 건데?” “공주가 어떤 사람인데?”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보면 라야가 강한 전사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변화에 동참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저 관객이 영화를 즐기기를 바랄 뿐이다.


며칠 전 토크쇼에 나와서 디즈니 키즈임을 밝히며, 고등학생 때 이메일 아이디가 ‘little disney dorco’였다고 말한 걸 봤다.

‘little’ 언더바 ‘disney’ 언더바 ‘dorco’다. (웃음x10) (lil_disney_dorco@something.com, 언더바를 강조해 재차 아이디를 말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영화가 무엇인가.

진짜 많은데. <뮬란>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알라딘>을 좋아한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도 좋아한다.

아, 그 영화들 모두 최애인 것인가.

맞다. 다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각자 집에 임시로 부스를 꾸려 녹음했다고 들었다. 녹음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어릴 때, 꿈이 이루어진다면 과연 어떨까 상상하곤 하지 않는가. 눈앞에 웅장한 마법이 화려하게 펼쳐질 것만 같지만, 맞다. 현실은 임시 녹음 부스였다. 방음 담요를 벽에 붙여 녹음할 공간을 마련했다. 가끔 인터넷이 끊기기도 했고. 뒤로 공사 소리가 들리거나, 쓰레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일도 있었다. 집에서 녹음하는 것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었다. 각자의 집에서 비대면으로 함께하다 보니, 제작에 참여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까를로스 감독님 뒤로는 항상 예쁜 식물이 보였다. 함께 작업한 이들 삶의 사소한 부분까지 알 수 있어 즐거웠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면 몰랐을 것들이다.

깊은 인상을 남긴 대사가 있다. “때론, 준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먼저 첫발을 내디뎌야 해.” 당신의 커리어를 돌이켜 생각해보자. 라야가 그랬던 것처럼,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달려들어 무언가를 얻어낸 경험이 있다면.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 (웃음) 애초에 배우 일을 계속하려던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이 세계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다. 내 부모님은 연예계와 관련 없는 삶을 사셨다. 부모님은 연기로 먹고사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셨다. 사실 나마저도 배우 일을 하면서도 내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운이 좋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주변 분들 덕분이다. 어쩌면 내 내면의 목소리를 들은 덕도 있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뛰어들어야 해. 일단 저지르고 어떻게 되는지 보자.” 그래서 그 대사에 정말 공감한다. 두려워도 발을 내딛는 것,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모든 드래곤은 특별한 마법을 부린다. 당신이 마법을 부릴 수 있다면 어떤 마법을 부릴 텐가.

<해리 포터>를 봤나.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Apparition’(순간이동 마법,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에서 덤블도어가 해리를 데리고 슬러그혼 교수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때 사용한 마법)을 하고 싶다. 덤블도어와 해리가 갑자기 사라져서 다른 곳에 나타났던 것처럼 나도 순간이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친구 집에 갈 때
오렌지 8500개쯤은 챙겨야…
- 시수 役, 아콰피나

시수를 연기하는 건 어땠나.

시수를 연기하는 건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시수의 바보스럽고 엉뚱한 면을 탐구할 기회가 내게 주어진 것이었기에. 시수의 코미디, 시수의 드라마에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와 시수 둘 다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아, 나는 수영을 못 한다. 시수는 수영을 정말 잘한다.

수영을 할 줄 모르는 것인가.

할 줄 모른다. 물에 누워 떠다니거나 선 헤엄치는 것 정도야 할 수 있지만 제대로 수영할 줄은 모른다. (웃음) 물장구치는 수준이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시수가 선물을 주지 못해 안달했던 장면들을 재미있게 봤다.

아. (웃음x10) 공감한다. 선물을 주고받는 건 중요하다. 동양적 정서와 관련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렌지 8500개쯤 가져가지 않고서는 친구 집에 갈 수가 없다. 나도 어릴 때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면 항상 선물을 챙겼다. 시수가 탈론(쿠만드라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땅 중 하나)의 북적이는 야시장을 거니는 장면도 좋아한다. 조명 색깔이며 장터 광경이며, 비주얼이 너무 인상적이라 눈이 즐겁다.


시수는 물속에서 가장 자유롭다. 아콰피나에게 가장 편한 공간은 어디인가. 당신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은?

아마 내 침대? 일하며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너무 당연하게 침대에 뻗어서 TV를 튼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모든 드래곤은 특별한 마법을 부린다. 영화에서 시수는 사람으로 형체를 바꾸기도, 비를 불러오기도 했다. 당신이 마법을 부릴 수 있다면 어떤 마법을 부릴 텐가.

음… (꽤 골똘히 생각하더니) 시수처럼 둔갑술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다른 동물로 변할 수도 있는 둔갑술이어야 한다. 이를테면 새로 변한다든지…

날고 싶은 건가.

날고도 싶고. 딱따구리처럼 나무를 쪼고 싶다. (웃음)

탈론의 야시장

당신은 좋은 인터뷰이이지만 뛰어난 인터뷰어이기도 하다. ‘토크 위드 아콰피나’에서 진행자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데. (아콰피나는 래퍼로 활동하던 시절, 2015년부터 약 2년간 심야 토크쇼 ‘토크 위드 아콰피나’를 진행했다.)

오, 맞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의 인터뷰어라면 당신에게 무얼 묻고 싶은가.

말도 안 되는 질문이다. 미쳤다(crazy). (웃음) 음… (꽤 골똘히 생각하더니) 나라면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고 물을 것 같다.

대답은?

반찬! (한국어로 ‘반찬’이라고 또박또박 발음했다.)

무슨 반찬을 좋아하나.

감자 샐러드, 두부조림을 좋아한다. 배추김치, 무김치도 좋아한다. 김치 같은데 김치는 아닌 그 오이 반찬도 좋아한다. (오이소박이를 말하는 듯하다.) 모든 반찬을 좋아한다. 그리고 갈비찜도.


라야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마지막 드래곤 시수였지만, 마침내 마주한 시수는 라야가 상상하던 전설의 용이 아니었다. “당신만의 특별한 마법이 뭐냐”고 묻는 라야에 시수가 “나는 수영을 정말 잘해”라고 대답했을 때, 참 별 마법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 (웃음)

물론! 나중에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던 마법 역시 놀라운 마법이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작은 마법 같지만 모든 마법이 제 가치를 한다. 이는 강한 메시지를 가지는데. 이 메시지와 관련해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신이 가진 모든 마법이 제 가치를 한다.’(Every magic you have counts.) 멋진 말이다. 동의한다. 어쩌면 그 말은 우리는 모두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맞닿아있는 듯하다. 우리를 우리로, 우리를 특별히 만들어주는 무언가 말이다. 우리를 구성하는 그 모든 것을 마법으로 볼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결점마저 힘이 된다.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영화는 <토드와 코퍼>
- 나마리 役, 젬마 찬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 디즈니 영화를 보며 자랐나.

물론이다. 디즈니 영화를 보며 자랐고 지금도 디즈니 팬이다. <밤비> <덤보>를 정말 좋아한다. <인어공주> <리아온 킹>도 좋아한다. 나의 어린 시절 기억에는 이 영화들이 선명히 새겨져 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작품은 무엇인가.

너무 많아서 못 고르겠는데. <알라딘>은 확실히 개중에도 뛰어난 작품이고. <토드와 코퍼>라는 영화가 있다. 규모 면에서 대작은 아니지만 이 영화도 정말 정말 좋아한다.


나마리는 어떤 인물인가.

나마리는 라야의 적이고 안타고니스트다. 나마리와 라야는 어렸을 때 처음 만난다. 드래곤을 사랑하는 둘의 마음이 통해 잠시 유대하기도 하지만, 나마리와 라야는 다른 땅에서 태어나 다른 방식으로 커왔기에 이내 라이벌이 된다. 나마리는 흥미로운 캐릭터다. 그가 전형적인 빌런이 아니기 때문인데. 나마리는 분명 굳세고 적극적인 전사다. 겉모습으로는 마냥 강인할 것 같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다.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나마리가 시수와 깊게 눈을 맞추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나도 그 순간을 좋아한다. 산드라 오가 연기한 나마리의 어머니 비라나가 등장하는 장면들도 좋아한다. 여기서 나마리가 왜 그렇게 자랄 수밖에 없었는지, 비나리가 나마리를 어떻게 키웠는지 보여주는데 참 오묘한 장면이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모든 드래곤은 특별한 마법을 부린다. 당신이 마법을 부릴 수 있다면 어떤 마법을 부릴 텐가.

순간이동을 하고 싶다. 팬데믹 때문에 가족과 친구를 못 만난 지 꽤 오래됐다. (손가락을 튕기며) 이렇게 손가락만 튕기면 그들이 내 옆에 있으면 좋겠다. 가족이 너무너무 보고 싶다.


​당신은 타고난 전사 같기도 하다. <캡틴 마블> 미네르바에 이어 나마리를 연기했고, 그리고 곧 <이터널스> 세르시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런 인물을 연달아 맡았다는 것이 흥미로운데. 본인이 나마리와 같은 전사 캐릭터와 얼마나 닮았다고 생각하는가. 몇 퍼센트 정도?

45%? 나는 나마리처럼 싸울 줄 모른다. (애니메이션이기에) 대역 없이 액션신을 소화했다고 말할 수야 있겠지만 내게는 그런 싸움의 기술이 없다. (웃음)

그래도 정신은 닮지 않았을까.

나마리 캐릭터만 생각하면, 나도 마음이 여린 부분이 있긴 해서. 그 점은 좀 닮았겠다. 50% 정도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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