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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쌍화점>부터 <빈센조>까지. 우리가 잊고 있던 송중기의 얼굴들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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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빈센조>, <승리호> 송중기

<아스달 연대기> 이후 2년 만이다. <승리호>와 <빈센조>를 들고 송중기가 돌아왔다. 데뷔 초 달콤한 캐릭터들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쌓아왔던 그가 두 작품을 통해선 어두운 속내, 현실적인 얼굴을 꺼내 보이며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거엔 어쩐지 새하얀 얼굴이 먼저 떠올랐던 송중기는, 서서히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여러 색을 덧입히고 있다. 배우 인생의 변곡점에 서 있는 배우 송중기, 그의 연기 인생을 굵직하게 돌아본다. 


쇼트트랙 선수로 지낸 유년 시절

출처MBC 드라마 <트리플> 속 한 장면

배우가 되기 전, 송중기는 쇼트트랙 선수를 꿈꿨다. 잠시 발을 담근 정도가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무려 12년 동안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했다. 전국체전에도 3번이나 출전했을 만큼 괄목한 실력을 뽐낸 유망주. 계속해서 운동을 했더라면 국가대표도 꿈꿨을 법하지만, 송중기는 과감히 쇼트트랙의 꿈을 내려놓았다. 개인 기량의 문제라기보다는 부상, 파벌, 세력 다툼 등 여러 걸림돌이 그를 막았다고 전해진다. 


성균관대학교 '얼짱'

출처과거 KBS <퀴즈 대한민국>에 출연한 대학생 송중기

송중기는 배우가 되기 전부터 유명했다. 쇼트트랙 선수의 길을 걷지 않기로 한 그는 마음을 다잡고 수험공부에 매진했다. 그 결과, 2005학년 수학능력시험에서 400점 만점에 380점을 기록, 상위권의 대학에 지원할 기회를 거머쥐었다. 성균관대학교의 경영학도가 된 송중기. 훈훈한 외모 덕에 그는 성균관대학교 '얼짱'으로 불리며 대학가 유명 인사로 통하게 된다. 학내 홍보 책자인 'KINGO'의 표지 모델로도 활약해 주변 학교에도 소문이 자자했다고. 


데뷔작은 영화 <쌍화점>

학내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는 송중기는 '에라 모르겠다'는 담대한 마음으로 인생의 방향키를 틀었다. 연기 학원에 등록함과 동시에 배우의 길을 걷기로 한 것. 엑스트라를 통해 여러 현장을 경험한 송중기는 영화 <쌍화점>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 생활의 시동을 걸었다. <쌍화점> 속 송중기는 말 한마디 없는 단역 캐릭터였지만, '될 놈은 된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됐다. 촬영 도중 낙마 사고를 당하게 된 일이 있었는데, 자신에게 뛰어와 걱정을 내비치던 유하 감독에게 대사 한 줄을 부탁하게 된 것이다. 부상을 입은 상황 속에서도 대사를 갈구하던 송중기의 용기가 기특했는지, 유하 감독은 송중기에게 대사 한 줄, 원샷 한 컷을 선물하며(!) 송중기의 분량을 늘렸다. 


송중기의 신인 시절

출처MBC 드라마 <트리플>

출처영화 <오감도>

출처SBS 드라마 <산부인과>

'엄친아', 소위 남 부럽지 않은 이미지를 가져서일까. 송중기가 곧바로 주연 자리에 안착했다고 오해하는 이들도 많지만, 신인 시절 그는 다수의 작품에서 조연으로 얼굴을 비치며 기본기를 다졌다. <내 사랑 금지옥엽>(2008)을 시작으로 2009년엔 <트리플>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아가씨를 부탁해> <오감도> <이태원 살인사건>까지. 한 해 무려 다섯 작품의 조·단역을 거치며 대중과 친해지는 시기를 보냈다. 이 시기 송중기에게 가장 득이 됐던 작품을 꼽자면 단연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와 <산부인과>(2010)가 아닐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송중기의 말랑말랑함이 가장 두드러졌던 작품이니 말이다. 송중기 역시 이 시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알게 됐고, 이후로도 어딘지 모르게 사랑스럽고 연약한 구석이 돋보이는 캐릭터들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게 된다. 


송중기의 출세작, <성균관 스캔들>

출처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출처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작은 역할을 통해서도 조금씩 조금씩 제 정체성을 빚어가던 송중기는 2010년, 드디어 그의 출세작을 만나게 된다. 여전히 많은 팬들이 송중기의 '인생 캐릭터'로 꼽는 <성균관 스캔들>의 여림 구용하가 찾아온 것. 시도 때도 없이 "나 구용하야~"라 속삭이며 성균관의 기름칠을 해대던 구용하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을 한 데 어우르며 균형 잡힌 서사에 중추 역할을 했다. 배우 송중기가 가진 독보적인 사랑스러움이 큰 힘을 보탰다. 원작 소설 속 구용하를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온갖 매력을 덕지덕지 붙여낸 송중기는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제 이름을 알리는 것은 물론 배우 인생의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된다. 


송중기의 영화

출처<티끌모아 로맨스>

출처<마음이 2>

드라마를 통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배우 송중기는 스크린을 통해선 또 다른 얼굴을 꺼내 들었다. <티끌모아 로맨스>를 통해 찌질한 면모를 슬쩍 내비친 것. '꽃미남', '훈훈한' 등과 같은 수식어와 정반대되는 청년백수를 연기해 제 영역을 넓혀 나갔다. 물론 흥행에 있어서는 안타까운 성적을 거뒀다. 스크린 주연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마음이 2> 역시 드라마 속 송중기의 모습에 비하면 아쉬운 작품. 이후로도 송중기는 영화보다는 드라마계에서 높은 흥행 타율을 보이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더 큰 사랑을 얻는다. <늑대소년>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잘생긴 배우 그 이상의 가능성

출처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송중기의 필모그래피를 정리할 때 빼놓아선 안 되는 작품이 바로 <뿌리깊은 나무>다.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스타성을 입증한 그는 <뿌리 깊은 나무>의 (젊은) 세종대왕을 연기하며 '배우 송중기'로서의 찬란한 가능성을 보였다. <뿌리 깊은 나무> 1~4화를 책임진 송중기는 세종이 가진 복잡한 속내를 때론 나약하게, 때론 끓어오르는 모습들로 표현해내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고루 얻었다. 무엇보다 태종 이방원을 연기한 대선배 배우 백윤식과 마주한 장면에서도 밀리지 않는 에너지를 뽐내며 극 초반을 휘어잡았다. 비록 많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세종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해석한 송중기는 전성기를 향해 더 빠른 발걸음을 내디딘다. 


전성기

출처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출처영화 <늑대소년>

송중기의 배우 인생을 그래프로 그려보았을 때, 가장 최고점을 찍었을 때는 언제일까. <태양의 후예> 유시진? <성균관 스캔들> 구용하?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는 송중기의 전성기는 바로 이때가 아닐까. 2012년 송중기는 스크린에서도, 브라운관에서도 유의미한 궤적을 새긴다. 대중들에게 먼저 찾아온 캐릭터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강마루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라면 살인 누명을 뒤집어쓰는 것도 모자라, 칼에 찔리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마루는 지고지순한 속내와는 반대로 늘 경계하는 눈빛을 꺼내 든다. 그해 개봉한 <늑대소년> 역시 마찬가지. 상처로 인해 쉽사리 길들진 않지만,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늑대소년 철수를 연기하며 많은 이들의 보호 본능을 건드렸다. 같은 해 두 작품을 최고 흥행작으로 이끈 일등공신. 송중기, 그의 이름 앞에 '대세'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 시작한다. 


<태양의 후예> 유시진

출처<태양의 후예> 유시진

송중기의 유일한 공백기. 송중기는 2013년부터 2015년 군 복무를 하며 잠시 대중 곁을 떠났다. 그리고 선택한 복귀작이 김은숙 작가의 <태양의 후예>다. 송중기가 군 전역 이후 곧바로 선택한 캐릭터가 특전사라는 점부터 송혜교가 동반 캐스팅됐다는 것까지. <태양의 후예>는 방영 전부터 최고의 기대작으로 점쳐진 작품이었다. 그 모든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송중기는 국내는 물론 중국과 남미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 '유시진 열풍'을 일으키며 한류 배우로 우뚝 서게 된다. <태양의 후예>를 기점으로 배우 송중기, 그의 가치가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군함도> 그리고 <아스달 연대기>

출처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출처영화 <군함도>

모든 것이 그렇듯이 항상 상승세를 그릴 수는 없는 노릇. <태양의 후예> 이후 송중기는 개인의 역량을 떠나 다소 극명한 평가를 받는 작품들과 마주하게 된다. <군함도>와 <아스달 연대기> 모두 대규모의 자산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였으나 관객들과 시청자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두 작품 모두 송중기가 중요한 역할을 떠맡았다는 점에서 송중기 역시 아쉬움을 떨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스달 연대기>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송중기는 다시 한번 한 편의 영화, 한 편의 드라마를 동시에 들고 대중 앞에 섰다. <승리호>와 <빈센조>를 통해 다시 한번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것. 시간이 지나 올해를 돌아봤을 때, 2021년이 송중기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될지는 모르겠으나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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