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벌써 세 작품, 존재감 뿜뿜하는 염혜란에 대한 TMI

조회수 2021. 2. 2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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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새해전야>, <아이>, <빛과 철>

2021년이 아직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3편의 영화에서 전혀 다른 연기를 선보인 배우가 있다. 염혜란은 <아이>, <새해전야>, <빛과 철>에서 미자, 용미, 영남을 맡아 활기찬 에너지를 발산하는 억척스러운 인물부터 숨길 수 없는 진실에 항복하는 인물까지 오가며 연기적 스펙트럼을 스크린에 수놓았다. 최근 몇 년 만에 이만한 존재감으로 대중 앞에 선 배우가 있었던가. 누구보다 빠르게, 그러나 그 내공만큼은 오래 숙성시켜온 배우 염혜란에 대한 TMI를 소개한다.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국어국문과로 진학한 염혜란, 당시만 해도 국어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연극 동아리 활동으로 무대에 오른 후, 그는 “그렇게 많은 칭찬을 받은 적이 없다”며 “처음으로 내가 귀한 존재로 여겨져” 연기에 관심을 가졌다. 그럼에도 배우가 되길 선택하는 건 쉽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 입사했다. 그러다 연극계에서 명문으로 유명한 연우무대 채용 소식을 접하고, 가족들을 설득해 입단 시험을 봤다.


짧은 무명 기간은 틈새시장 공략

1999년 연우무대에 입단한 염혜란은 이듬해 2000년, 무대에 데뷔했다. 2006년 제42회 동아연극상신인상을 받았으니 보통 몇 년간 빛 못 본다, 같은 통념보다는 빨리 자리 잡은 셈이다. 여기에 대해 염혜란은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캐릭터로 틈새시장을 잘 공략해 일찍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요약했다. 연기하는 사람들이 모였으니 본인보다 얼굴 좋고 몸매 좋은 ‘주인공급’은 많았으나 본인과 같은 캐릭터를 가진 배우는 적었던 것. 한때는 ‘왜 아줌마 역할만 맡지?’ 했으나 나중엔 ‘내가 아줌마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완성시키겠어’ 하고 다짐했다고. 참고로 김여진, 김미경, 우미화 등이 염혜란과 같은 연우무대 출신 여성 배우.


봉준호, 노희경 PICK

출처: <살인의 추억>
출처: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연극에서 활동한 염혜란은 영화 데뷔는 2003년, TV 드라마 데뷔는 2015년이다. 스크린 데뷔가 빠른데? 그 정도가 아니다. 염혜란의 스크린 데뷔작은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희곡으로 유명해진) <이>(爾)에서 광대을 연기한 염혜란을 보고 봉준호 감독이 직접 출연을 제안했다. 그가 연기한 소현 엄마는 <살인의 추억>에서 20초가량 등장하지만, 감독에게 직접 출연 제안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당시 그에게 자신감을 줬을 것이다. 훗날 염혜란이 회상하길, 촬영장에 도착했을 때 스태프들이 동네 주민인 줄 알고 막았으나 봉준호 감독이 “염혜란씨, 오셨어요?”라고 말하며 맞이해줘서 그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단다.

출처: 연극 <잘자요 엄마>
출처: <디어 마이 프렌즈>

봉준호 외에 염혜란을 선택한 사람은 드라마 작가 노희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꽃보다 아름다워>,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쓴 노희경 작가는 나문희가 출연한 연극 <잘자요 엄마>를 보러 갔다가 염혜란을 발견하고 <디어 마이 프렌즈> 출연을 제안했다.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염혜란은 드라마에서 얼굴을 비췄고,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지연숙 역으로 인지도를 단번에 높였다. 이렇듯 염혜란은 유명 감독과 작가에 의해 캐스팅 됐지만 직접 참여한 오디션에서는 떨어졌다고 한다.

출처: <도깨비>

무대에서 익은 부지런함

근래 영화와 드라마 출연이 부쩍 늘었지만, 배우 활동 대부분을 무대에서 보낸 염혜란은 여러 일화에서 연극배우 특유의 부지런함을 드러낸다. 드라마나 영화나 자신이 소품, 의상을 미리 준비해서 제시하는 일이 부지기수며 작품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도 제시한다. 일례로 최근 방영한 <경이로운 소문>에서 그의 캐릭터 추매옥이 부른 노래 ‘엄마 손은 약손’도 그의 아이디어. 드라마에선 노래하는 장면을 없앨 예정이었으나 원작 웹툰에 쓰인 이선희의 노래 ‘아! 옛날이여’ 대신 동요 ‘엄마 손은 약손’으로 대체하면서 드라마에서도 해당 장면이 그대로 반영됐다.

출처: <아이>

2월 10일 개봉한 <아이>에 함께 출연한 류현경은 “염혜란이 쉽게 말을 놓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두 사람의 캐릭터가 절친한 사이로 그려지기 때문에 염혜란은 류현경에게 “언니라고 불러라”라고 하면서도 본인은 다음날이면 또 존댓말을 썼다고 한다. 극단 생활을 오래 하면서 존댓말을 쓰는 게 입에 붙어 쉽게 말을 놓지 못한다고.


2019년 출연작 속 TMI

2019년 정말 많은 작품에 출연한 염혜란. 그래서 그때 출연한 영화 및 드라마의 인터뷰가 부쩍 많은데, 인터뷰에서 밝힌 TMI만 쏙 빼보았다.

출처: <미성년>

염혜란은 <미성년>에서 미희(김소진)와 같은 병실을 쓰는 산모의 엄마 ‘옆산모 엄마’로 출연했다. 그의 딸 역은 정이랑이 맡았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염혜란과 너무 닮았기 때문. 영화를 연출한 김윤석은 정이랑을 직접 찾아가 출연을 부탁했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두 사람도 서로의 닮은 꼴에 놀랐다고. 정이랑 말로는 평소에도 자신에게 (염혜란이 출연한) “<도깨비> 잘 봤어요”라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단다.

염혜란이 <82년생 김지영>에서 고등학생 지영(박세현)이 위험할 때 도와주는 ‘스카프 여인’을 맡은 이유는 김도영 감독 때문이다. 김도영 감독은 연출로 전향하기 전, 연극도 했던 배우로 염혜란과 함께 공연을 올린 바 있다.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하게 된 김도영은 염혜란에게 이 역할은 꼭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연락했고, 염혜란도 그 부탁을 들어줬던 것. 염혜란은 촬영한 것보다 많이 편집됐다면서도 영화에 출연해서 기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증인>에서 살인용의자 미란으로 정우성과 호흡을 맞춘 염혜란. 미란이 순호(정우성)보다 어리듯, 실제로도 염혜란이 정우성보다 3살 어리다.


2019년 12월, 한 해 활약상을 보답받듯 염혜란은 생애 첫 화보를 공개했다. 무대 활동이 긴 배우답게 사진으로도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남은 2021년에도 그의 연기를 엿볼 활약을 기대하며 그의 첫 화보집으로 포스트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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